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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Nov 10. 2021

[인터뷰] 정호연, '오징어 게임'으로 창대한 시작

정호연.©넷플릭스

다음은 10월 23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우리나라 여배우 중 현재 가장 뜨거운 인기를 받는 사람은 단연 정호연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후 전 세계 넷플릭스 1위에 랭킹 되며 1억 4,200만 가구가 시청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한국인이라면 어릴 적 한 번쯤 접했을 익숙한 추억의 게임이 나온다.


‘오징어 게임’에는 이정재, 박해수를 필두로 오영수,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 트리파티 아누팜, 김주령, 이유미 등 누구 하나 주목받지 않는 배우가 없다. 그중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이 데뷔작인 가운데 SNS 팔로워가 40만 명에서 현재 2202만 명을 넘어서 우리나라 여배우 SNS 팔로워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오징어 게임’ 화상 인터뷰로 만난 정호연은 해맑았다. 해외에서 인기 있던 탑모델이어서 조금 도도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기우였다. 시종일관 밝게 웃으며 질문 하나하나 꼼꼼하게 대답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 이후 인기가 급증한 거에 대해 “정말 감사한데 실감이 잘 안 났다. 팔로워 숫자가 올라가는 걸 봤는데도 체감이 잘 안 되더라. 회사로 저를 향한 많은 문의가 오는 걸 알고 부담도 생겼는데, 박해수 선배가 "두 발을 땅에 잘 딛고 있자"고 말씀해 주셔서 매일 아침 눈을 떠서 발을 땅에 딛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감사하게 살아가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정호연.©넷플릭스

“뉴욕 패션 위크를 하러 갔다가 ‘오징어 게임’ 오디션 연락이 왔어요. 제가 사람엔터테인먼트로 옮긴 지 한 달도 안 됐을 때여서 저를 바로 오디션에 보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오디션을 보내주셔서 덜컥 겁이 나고 부담도 되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새벽’이를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늘 대본을 붙잡고 서브 텍스트를 찾으며 시간을 보냈답니다. 오디션 영상을 보내고도 기대를 안 했는데 합격 연락이 와서 뉴욕 패션 위크 일정을 취소하고 바로 한국에 와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어요.”


정호연은 남동생과 북에서 넘어와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해 힘들게 사는 새터민 ‘새벽’을 연기하기 위해 내면의 공부를 많이 했다. 그는 “제가 제대로 연기를 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새벽’이의 내면을 알기 위해서 공부를 했다. 우선 ‘새벽’이가 탈북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심리상태를 일기로 써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을 만들고, 새터민이다 보니 북한 사투리를 연습하는데 시간을 썼다. 그리고 액션신을 위해서 무술 연습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벽’이 캐릭터가 국내외로 사랑을 받은 이유로 “‘새벽’이는 남을 위하는 사람이다. 저는 ‘새벽’이를 만나기 전까지 개인주의자였는데, ‘새벽’이는 ‘오징어 게임’을 시작하게 된 것도 가족을 위해서 참여하게 된 거다. 이런 점이 정호연으로 다가가기 힘든 점이자 ‘새벽’이를 겪고 제가 많이 변화된 지점이다. 개인적인 이익도 이익이지만 남을 생각하고 사는 삶이 가치 있는 삶이지 않나 생각하고 고민해 나가고 있다”고 단단하게 답했다.

정호연.©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연기 인생의 첫 스타트였던 정호연에게는 동료 배우 모두가 그의 선배였다. 정호연은 “황동혁 감독님께서는 "넌 새벽이야"라고 말씀해주신 게 구체적인 연기 디렉션은 아니었지만 저에게 용기가 많이 됐다. 박해수 선배와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저에게 "넌 충분해"라고 해주셨을 때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선배의 말씀이 하나하나 쌓여서 제가 정신은 붙잡고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정재 선배는 제가 아쉬워하는 것 같으면 "한 번 더 할래?"라고 먼저 말씀해주실 정도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이)유미와는 대화 신에서 눈물이 나면 안 됐는데 가족 이야기를 하다 보니 눈물이 났다. 유미를 보면 눈물이 너무 나서 웃겨 달라고 했더니, 유미가 웃긴 표정을 지어줬는데 그게 더 슬퍼서 더 울었다. (웃음) 서로를 도와주려고 했던 마음이 느껴지다 보니 어느 한순간이라기보다 모든 정성이 모여서 각자의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모두에게 공을 돌렸다.


모델에서 높은 커리어를 쌓고 이제 연기자로 도전하는 정호연은 의외로 정확한 목표를 두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롤모델을 두고 살기보다 하나하나 열심히 잘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그.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남긴 말을 보면서 동기부여 삼아서 살아가는 편이에요. 배우 에이미 아담스가 오디션을 볼 때 ‘이 역할을 연기할 마지막 순간’이라는 말이 떠올라서 오디션에서도 이 말을 떠올리며 ‘새벽’을 연기했어요. 아직 자신 있는 역할은 없고, 긴 호흡을 가지고 연극처럼 흘러가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오징어 게임’에서 만난 선배들을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나보고 싶습니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http://cms.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94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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