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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Dec 31. 2021

[인터뷰] 손석구 "나 이런 연기하는 사람"

손석구©CJ ENM

다음은 11월 24일에 나간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올겨울 발칙하고 거침없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가 온다.


24일 개봉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 제작 CJ ENM)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잡지사 기자 ‘우리’,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특별한 로맨스를 그렸다. ‘버닝’과 ‘콜’로 강력한 인상을 남긴 전종서가 ‘멜로가 체질’, ‘D.P.’로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킨 손석구와 첫 로맨스 호흡을 맞춘다.


손석구는 서른이 넘었지만, 직장생활도 연애도 아직 서툰 ‘박우리’ 역으로 똑 부러지지 못해 매번 흔들리는 모습 이면에 여전히 사랑에 환상과 순정을 품고 있는 인물을 연기한다.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연애 빠진 로맨스’의 인터뷰에서 손석구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여자 주인공을 정가영 감독님으로 그리면서 읽었다. 스크린에서는 (전)종서가 연기했지만, 보면서 정가영 감독님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종서가 엄청난 걸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손석구©CJ ENM

손석구는 “‘박우리’를 상징하는 거로 ‘너드미’(nerd)를 들었는데 정확하게 보신 것 같다. ‘우리’는 글 쓰는 것과 사랑에 대한 갈망이 있지만 잘 못 하고, 마음은 앞서서 실수를 한다. 이런 걸 해내는 과정에서 저는 ‘우리’가 순수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도 착하고 순수하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우리’는 귀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캐릭터가 안고 있는 고민은 현실적이고 우울하고 무겁지만, 그걸 안고 살아가는 인물 자체는 순수해야겠더라. 물러 보일지언정 무해해 보여야겠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연애 빠진 로맨스’로 첫 상업 영화에 데뷔한 정가영 감독과 호흡으로 “감독님께 순수함과 천재성이 있는 것 같은데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다. 이 작품은 정가영표 영화다. 감독님을 보고 있으면 웃긴데, 본인이 의도한 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정말 웃기다. 드립에 대한 욕심도 엄청나서 현장에서 서로 드립을 치면서 대결을 했는데 그게 정가영 감독님의 매력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손석구©CJ ENM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웃음 포인트가 곳곳에 있지만, 손석구의 실제 군대 사진이 공개되어 큰 웃음을 준다. 손석구는 “영화 보면서 제일 크게 웃었던 장면이다. 삐쩍 마르고 빡빡이인 손석구가 나오는 게 웃길 것 같아서 사진을 30장 넘게 드려서 원하는 걸 고르라고 했는데 그걸 쓸 줄은 몰랐다. 되게 센스있는 선택이었다”며 재미있어했다.


데이팅 앱을 이용해서 연인을 찾는 요즘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연애 빠진 로맨스’로, 만약 손석구가 데이팅 앱을 가입한다면 닉네임을 어떻게 짓고, 몇 개의 ‘Like’를 받을 것 같냐고 묻자 “이런 질문은 처음이라 재미있다”며 한참을 생각했다. 이어 “앱에 가입하는 건 엄청난 심적 외로움이 있어야 가입할 것 같긴 한데... 사진도 제 거를 올려야 하죠? ‘진짜 손석구’라고 해야 하나? 그럼 가짜라고 생각해서 ‘Like’를 별로 안 누를 것 같긴 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손석구, 전종서 ©CJ ENM

“종서가 저희 영화를 ‘싸구려 캔커피’ 같은 영화라고 했던데 그게 우리의 색깔 같아요. 좋은 의미인 거죠. 개성 있게 촌스러운 거예요. 포장하지 않고 당당하게 보여주는 영화에요. ‘우리는 이런 연기하는 사람이다!’라고 뭔가 재고 빼는 거 없이 보여주는 거죠.”


‘자영’(전종서 분)과 잠자리를 가지는 걸 칼럼으로 쓰면서 큰 인기를 얻는 칼럼니스트 ‘우리’, 상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글을 써 ‘자영’이가 화가 났지만, 이에 대해 깔끔한 결말이 나기 보다 ‘우리’와 ‘자영’이 연애를 시작함으로써 유야무야해진 상황. 손석구는 “비슷한 일이 실제로 있었다고 들었다. ‘자영’의 입장에서는 다시는 사랑을 못 할 만큼 트라우마가 되다 보니 이런 점을 쉽게 다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 걱정된다. 쉽고 재미있게 보는 영화에 민감한 주제를 끌어 들인 게 영화의 태생적 한계일 수 있어서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싶다. 창작자들은 이런 책임감을 느끼지만 일단 가보는 거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렇게 하고 나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작하는 사람은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나오는 결과에 대해서 겸허하게 들을 수 있는 자세를 갖고 있어야 생각한다”고 그의 생각을 단단하게 힘주어 말했다.

손석구©CJ ENM

“저는 연기하면서 편해 보이고 싶어요. 이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저의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는 걸 최대한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저는 제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저를 캐릭터에 녹이고 싶지만 이게 안 맞는 캐릭터도 있잖아요. 그건 어쩔 수 없지만 웬만하면 제 말투, 행동, 방식으로 하고 싶어요. 큰 화면으로 보면 아무리 진짜 같이 연기해도 조금이라도 가짜처럼 보이는 순간을 견제한답니다.”


https://cms.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99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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