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12월 13일에 나간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배우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요즘은 공중파, 종편 드라마보다 OTT 플랫폼 콘텐츠가 강세를 보인다. 최근 국내 대표 OTT 티빙이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은 SNS에서 클립이나 이미지가 돌아다니며 흥행을 증명하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김정식)은 미깡 작가의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하루 끝의 술 한 잔’이 신념인 동갑내기 세 친구의 일상을 그린 작품. 극 중 세 친구로 등장하는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의 열연과 완벽한 케미스트리가 어우러져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선빈은 예능 작가 ‘안소희’ 역으로 ‘강지구’(정은지 분)와 ‘한지연’(한선화 분)의 사이에서 잘 어울리고, ‘강북구’(최시원 분)와 썸을 타며 2030 여성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2016년 JTBC 드라마 '마담 앙트완'으로 데뷔한 이선빈은 ‘미씽나인’, ‘크리미널마인드’, ‘번외수사’, 영화 ‘오케이 마담’, ‘미션 파서블’ 등 꾸준히 작품을 해왔다. 그중 이번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은 이선빈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역으로 그의 진가를 확인시켜준 작품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이선빈은 취재진이 “드라마 인기의 실감을 ‘술도녀’ 종영 인터뷰를 대면으로 한다니 다들 부러워했다”고 전하니 “정말요? 저 오늘 진짜 열심히 할게요”라고 씩씩하게 답하며 인터뷰 포문을 열었다.
이선빈은 “‘술도녀’ 인기 실감을 하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저에게 직접 연락이 오기보다 친구들이나 부모님에게 연락이 많이 간다고 하더라. 어제도 친구가 고기를 먹는데 뒤에서 ‘술도녀’ 이야기를 하고, 스태프가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옆 사람이 보고 있고, 누가 PC방에 게임을 하러 갔더니 옆에서 ‘술도녀’를 틀어놓고 보고 있다고 전해 들어서 이게 진짜인가 실감이 안 났다”고 들뜬 목소리로 전했다.
‘술도녀’가 OTT 플랫폼 티빙에서만 공개된 것에 대한 아쉬움 또한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선빈은 “제가 OTT로만 나가는 작품을 처음 접하고 시청률이 집계되는 것도 아니고, 입소문으로 시작하다 보니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시청률이 안 나오다 보니까 자유로움도 많이 느꼈다. 만약 OTT 플랫폼이 아니라 방송에 나가는 거면 대사나 상황, 특정 인물 이름이 나가는 것에 대해 수위 조절과 심의를 받아야 하지 않나. ‘술도녀’의 매력은 술인데 술의 브랜드도 자유롭게 나가고 욕과 솔직한 속마음이 날 것 그대로 나가서 표현해낼 수 있는 게 많다고 느꼈다”며 아쉬움보다는 시원함을 언급했다.
이선빈은 ‘안소희’ 캐릭터를 연구하며 실제로 예능 작가인 죽마고우 친구를 모티브 삼았다. 그는 “이 친구랑 한집에 같이 살면서 예능 작가의 모습을 옆에서 많이 지켜봤다. 밥 먹다가 전화 받으러 나가거나 레스토랑에서 갑자기 노트북을 키고 일하는 등 친구의 모습이 ‘소희’의 모습이더라. ‘소희’의 파마머리는 감독님이 생각하신 이미지인데, 여자들은 알지 않나. 관리하기 제일 편하고 ‘소희’처럼 밤새고 바쁘게 지낼 때 며칠 머리 안 감아도 잘 티가 안 난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소희’의 연기를 보고 죽마고우 예능 작가 친구는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질문에 “방송국 장면이나 강피디(최시원 분)이 뭐라고 할 때 본인이 당한 것처럼 감정을 담아서 화를 냈다. 그런 리액션을 보면서 현실 반영이 잘 된 것 같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술도녀’ 전반부에는 세 명의 친구들의 밝고 유쾌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후반부에는 ‘소희’의 부친상에 대한 감정신이 주를 이룬다. 방송을 보며 이선빈의 눈이 잔뜩 부어 고생을 꽤 했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실제로 3일장을 치른 기분이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선빈은 “장례식 장면을 실제로 3일간 촬영했고, 그 후에 ‘소희’가 아빠에 대한 감정신을 찍다 보니 총 5, 6일을 찍게 됐다. 장례식 신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오히려 이런 절차를 다 보여주면서 슬픔이 너무 다 묻어 나와서 시청자들이 ‘쟤 또 울어’라는 마음으로 지칠까봐 걱정했다. ‘소희’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내려가서 영정 사진을 마주하고 장례절차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까지 모든 신을 철저하게 다 다른 감정으로 만들어야 했다. 이때 은지, 선화 언니랑 시원 오빠까지 제가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분위기를 잡아주고 도와줘서 다행히 술술 풀어낼 수 있었고, 체력적인 힘이 빠지다 보니 감정신이 오히려 더 편하게 나왔다”고 돌이켰다.
‘소희’, ‘지구’, ‘지연’은 이 세상에 이들만 친구로 남는다고 해도 부러울 게 없을 정도로 돈독한 막역지우로 이선빈에게도 이런 친구들이 있다고 한다. 그는 “저희 엄마에게도 엄마라고 부르는 오래된 친구들이 있다. SBS 예능 ‘나의 판타집’에도 나왔던 친구들인데 저는 제가 제일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자신들은 자기들이 정상이라고 하더라. (웃음) 시청자들이 SNS에 각자 어떤 캐릭터랑 비슷하다고 댓글을 달던데, 저도 ‘소희’, ‘지연’, ‘지구’ 같은 모습이 다 있는 것을 보고 이 모두가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촬영 전에는 처음 만난 사이었지만, 지금은 드라마 속 세 친구처럼 끈끈해진 한선화와 정은지에 대해서는 “처음 대본 리딩을 하고 밥을 먹을 때부터 이미 말이 잘 통하고 성격이 다 다른데 잘 맞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대본을 읽으면 우리 셋이 친해질 수밖에 없는 대사와 상황들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이미 마음이 열려있는 상태로 만난 것 같다. 저번에는 저희 집에서 저녁 6시 반부터 새벽 4시 반까지 끊이지 않고 수다를 떨면서 놀 정도로 이제는 정말 친해졌다. 촬영을 하면서 친해지다 보니 애드립도 많았는데, 애드립이 너무 많다 보니 어떤 게 애드립이고 대사였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저희가 술 먹는 장면을 몽타주 신으로 찍을 때는 감독님께서 알아서 놀라고 하셔서 저희의 찐친 모먼트가 나왔다”며 신나게 언급했다.
이선빈은 술은 잘 못 마시지만 술자리 분위기 메이커로 자주 연락을 받는다고 한다. 쫑파티에 가면 “너는 술을 먹고 왔냐”고 할 정도로 텐션이 높은 상태로, 쓴 술 보다는 단 술이나 과일 맛 나는 술을 선호한다는 이선빈. 하지만 그도 술의 쓴맛을 느껴보지 못한 때가 있었으니 바로 배우 박영규와 촬영 날이다. 이선빈은 “제가 박영규 선생님께 욕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절대 맨정신으로 못할 것 같았다. 방송에는 산삼주를 마시는 거였지만 실제로 음료수였고,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께 맥주 한 잔만 마시고 촬영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때는 촬영 버프를 받아서 그런 지 쓴 맛을 덜 느끼게 되고 약간의 취기가 올라온 상태에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청자들이 이 장면에서 합격 목걸이를 드리겠다고 하던데 언제 주는 지 궁금하다.(웃음) 이때는 저를 툭 치면 대사가 줄줄 나오게끔 외워놔야 억양, 사투리, 눈빛, 표정이 합을 이뤄지기 때문에 친구들을 만날 때도 대사 검사해달라고 하고, 밥 먹고 싱크대로 가면서도 연습을 했다. 덕분에 박영규 선생님께서 이 장면을 너무 좋아해주시고 칭찬해주셔서 다행이었다. ‘소희’의 대사가 유난히 길고 그 안에서 감정 기복이 있다 보니 요즘 오디션 현장에서 제 대사가 많이 쓰인다고 들었다. 참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어릴 적 아이돌의 꿈을 꿨지만 데뷔의 꿈이 무산됐던 이선빈은 ‘술도녀’로 그때의 꿈을 조금은 이뤘다며 좋아했다. 그는 “세 친구들이 20대 초반에 클럽에서 상품을 얻기 위해 춤추는 신을 위해 두세 번 정도 춤 연습을 했다. 제가 비록 데뷔를 못 했지만 아이돌을 연습해서 그런지 기분이 이상했고, 옆에 보니까 ‘에이핑크’의 정은지와 ‘시크릿’의 한선화가 있으니까 꿈을 살짝 이룬 기분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술도녀’의 마지막 회에서 ‘소희’가 파란색 쫄쫄이 옷을 입고 술병을 따는 등 배우로서 이미지 걱정은 없었냐고 묻자 “저는 제가 누군가를 웃기고 재미있게 해줄 때가 가장 저다운 모습이다. 제가 갖고 있는 사진이나 팬들에게 공개하는 사진을 보면 드라마보다 더 엽기적인 사진이 많은데 다들 저를 지켜주려고 어디에 퍼 나르지는 않더라. 저는 웃기고 싶어 하는 욕심이 커서 부끄러운 건 없었는데 오히려 이특 선배랑 드림 콘서트 MC 할 때 보다가 이번에 쫄쫄이를 입고 눈만 내놓고 만나니까 민망했다. 차라리 이럴 때 스태프들이 더 놀리고 웃겨줬으면 좋겠는데 배려한다고 담요 덮어주고 못 본 척해서 더 쑥스러웠다. 하지만 카메라가 돌고 방청객들이 환호해주니 포즈가 점점 커지면서 점점 신나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나중에 방송으로 봤을 때 ‘저 때 이 장면 더 할걸’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며 쾌활하고 털털한 면모를 뽐냈다.
‘술도녀’의 엔딩은 누가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가는지 궁금하게 만들어 시즌 2를 염원하게 했다. 이에 이선빈은 “저는 아닐 것 같다. 저희 셋 다 "너야?" "언니야?"라고 하면서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고 시즌 2를 하게 된다면 누가 그 문을 열고 들어갔는지부터 볼 것 같다. 위소영 작가님께서 결말에 의도를 가지고 쓰신 것 같고, 참 ‘지연’, ‘지구’, ‘소희’스럽게 써주신 것 같다. 이들의 합과 우정이 있어서 이렇게 끝낼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인터뷰 종료 시간이 다가오자 이선빈은 발을 동동 구르며 “빨리빨리 더 없어요? 다 이야기해드릴게요!”라며 아쉬움을 온몸으로 드러냈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쿠키까지 선물한 정 많고 애교 많은 이선빈을 지켜보니 그동안 이런 모습이 왜 방송에 나오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앞으로 더 활약할 모습에 그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한편 ‘술꾼도시여자들’은 티빙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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