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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Dec 31. 2021

[인터뷰②] 장률 "'마이네임'이후 인기, 행복해♥"

장률 포스터©연극열전

다음은 12월 14일에 나간 연극 '마우스피스'의 배우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다음은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데클란’이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 ‘리비’의 녹음기가 눈에 띄어 둘은 잠시 멈칫한다. ‘리비’는 녹음을 하지 않겠다고 가방에 넣었지만, 녹음기를 여전히 켜놨을지 껐을지 모른다.


“그 당시 그 순간 녹음기 이야기를 꺼내는 걸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다. ‘리비’을 믿는다. ‘데클란’은 이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더 즐겁고 큰 목표이기 때문에 그 순간 녹음을 했다, 안 했다에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지금 이야기가 즐거운데 왜 일이 되어야 해?’라고 잠깐 스쳐 지나갔을 것 같다.”


Q. ‘데클란’의 목소리와 ‘리비’의 글로 ‘마우스피스’라는 작품이 만들어졌지만, 그가 보여준 원고에 ‘데클란’의 이름은 없었다. 이때 기분은.


“너무 속상하다. ‘리비’가 "작가의 말에 널 길게 쓸 거야"라고 하지만 ‘데클란’의 상태가 중요한 것 같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고 바를 바라봐주는 사람은 ‘리비’밖에 없는데 ‘리비’마저 나에게 선을 긋고 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대하는 것 같다. 우리가 평소에 기분이 바닥을 칠 때 크든 작든 친한 사람의 이런 제스처가 들어오면 마음이 아프지 않나. 그런 순간일 것 같다.”


Q. ‘데클란’과 ‘리비’의 시선으로 작품의 결말이 두 가지로 나뉜다. 두 사람의 말이 겹치듯 계속 들어와서 관객은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마우스피스’의 결말이 왜 두 가지로 해석되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


“저도 키이란 헐리 작가님께 여쭤보고 싶다. (웃음) 22장에서는 레이어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각자의 연기를 하고 있지만 관객에게 이렇게 드려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작가님께서 ‘리비’와 혼재되길 바라신 것 같다. 이것이 과연 누구의 이야기이고 언어인가, 물음표가 떨어질 수 있게 연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이 이 공연을 보시고 그 느낌을 가져가 주시는 게 맞는 것 같다. 초연에는 극의 흐름상 ‘데클란’이 연약하고 약한 존재로 피해를 받는 순간으로 보여지니까 ‘리비’라는 인물의 힘의 균형이 ‘데클란’으로 가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힘의 균형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관객이 해석을 열린 채로 가져갈 수 있게 연기하려고 노력 중이다.”

장률©연극열전

Q. 극이 끝날 때 “암전”이라는 대사를 치는데, 암전은 다음 장면을 준비하기 전 끊어가는 부분도 있지만 배우에게 또 다른 의미로 느껴질지 궁금하다.


“사실 저는 암전이 많은 공연을 하면 자꾸 어딘가 다치고 너무 힘들어요. (웃음) 암전은 침묵일까. 사유하게 되는 시간도 있고. 사라지는 시간을 선물할 수 있는 것 같다. 암전이라는 건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는 의미도 있지만, 어떤 이야기가 존재할지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품게 하는 것 아닐까.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하는 시간 말이다.”


Q. ‘마우스피스’를 보고 떠오르는 곡이 ‘Damien Rice’의 ‘I Remember’라고 하던데 이유는.


“초연했을 때 이 노래를 들은 순간이 떠올랐다. 1절과 2절의 분위기가 굉장히 다른데 우리 극과 닮아있더라. ‘마우스피스’가 20, 21, 22장에서 여태 보여줬던 극의 분위기와 구조에 확 변화가 들어가지 않나. 나를 기억해달라는 가사도 ‘데클란’이 ‘리비’의 공연장에 들어왔을 때 "나 기억해요?"라고 묻는 거와 닮아있다.”

장률, 이학주©넷플릭스

Q.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끝내고 ‘마이네임’ 때 이야기를 잠깐 나눠보자. ‘마이네임’에서 ‘도강재’로 연기하고 부모님이 쳐다보는 눈빛이 달라졌다는 인터뷰 영상을 봤다. 저도 ‘도강재’의 앞부분 모습과 염색과 문신으로 등장한 장면에서는 같은 인물인지 모르고 보다가 깜짝 놀랐었는데 주위 반응은 어땠나.


“정말 감사하다. 연기하면서 항상 꿈꿔왔던 시간이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요즘 기분이 좋은데, 제가 좋은 것도 좋지만 가족이나 친구들이 두 배, 세 배로 좋아해 주니까 그 모습을 볼 때 더 행복하다. 엄마께서는 ‘마이네임’이 오픈되고 난 직후에는 제가 악역으로 나온 것에 놀라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셨는데, 지금은 눈빛이 돌아오셨다.(웃음)”


Q. ‘마이네임’에서 동갑내기 배우인 안보현, 이학주 배우와 친해지면서 평소에 통화도 자주 하고 얼굴도 본다고 하더라. 특히 보현 배우가 률 배우는 ‘마이네임’에서 센 역할이었지만 실제로 기품있다고 말해준 게 기억이 나는데, 동갑내기 세 배우의 케미는 어떤가.


“학주랑 보현이랑 수다를 많이 떤다. 보현이는 저에게 잘 챙겨주는 형 같은 존재로 운동도 가르쳐주고 음식도 해준다. 제가 힘들다, 못 하겠다 투정 부리면 하나 더 해야 한다고 옆에서 어르고 달래준다. 두 친구랑 워낙 전화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항상 투정을 부리는 존재다. (필- 대체 무슨 투정을 그렇게 부리냐) 너무 어렵다. 내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체 연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등 영감 달라고 투정을 부린다. 제가 촬영하거나 무대에 오르기 전에 스스로 의심하는 순간이 많다. 지금까지 연습하고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돌이켜보고 떨리는 순간이 많아서 이럴 때 친구들에게 전화해 투정 부리고 이야기하다보면 팁도 얻고 마음이 풀리며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보현이는 운동할 때만큼은 강하게 시켜서 제가 보현이가 안 볼 때 뒤고 <하나, 둘> 소리만 내는데 보현이는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웃음) 제가 보현이가 안 볼 때 세 개를 안 하면 나중에 세 개를 더 시킨다. 하지만 운동을 시키고 나면 소고기를 해주기 때문에 맛있게 먹는다. (필- 두 친구가 최근에 ‘유미의 세포들’과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서 열연을 했는데 어떻게 보셨나) 역시 내 친구들 짱! 내 친구들 너무 좋아해요~♡”


Q. 률 배우는 원래 SNS를 안 하다가 ‘마이네임’을 오픈하기 전에 만든 것 같은데, 재미있었던 것은 그 와중에 댓글 고정하는 기능을 쓰셨더라. 일취월장하고 있다.


“제가 SNS를 해본 적이 없는데 ‘마이네임’ 오픈하기 전에 SNS 활동으로 시청자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사용법을 모르니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물어보고, 친구들이 가끔 연락해서 지금쯤이면 사진 업데이트를 해줘야 한다, 사진이 너무 없다는 잔소리를 해줬다. ‘좋아요’ 누르는 거나 댓글 고정을 알려줘서 해봤는데 지금은 너무 재미있다. (웃음)”

장률©넷플릭스

Q. 팬들의 댓글이나 반응은 찾아보는 편인가.


“사진 올릴 때마다 댓글을 꾸준히 본다. 연기 잘 봤다는 말이 가장 행복한 말인 것 같다. 저는 작품의 캐릭터로 관객을 만나는 직업의 사람이니 좋은 연기를 봐주셨다고 하면 감사하다. 하지만 잘생겼다는 말이 제일 좋다. (함박웃음) 제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잘생겼다, 너무 잘생겼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 좋다. 계속 듣고 싶어요! 끊임없이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Q. 률 배우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지난 인터뷰 기사와 영상을 다 보고 왔는데, 낯가리고 조용한 성격이라고 해서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장했는데 중간에 강아지 같은 애교 있는 모습이 있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한 것 같다. 남들이 모르는 나만의 매력을 직접 공개하자면.


“나랑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생각하는 나는 어떨까,하는 생각에 친한 친구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친구들이 저를 웃겨하고 우습게 생각할 때가 있지만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라고 했더니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고 하더라. 제가 가까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세밀하게 듣는 편이라며 ‘굿 리스너’라고 해줬다. 이게 좋은 장점인 것 같다.”


Q. ‘마이네임’ 이후 ‘마우스피스’로 활동하면서 2022년 계획도 궁금해지는데 결정된 것이 있나.


“일단 2022년 계획 중 확정된 건 ‘마우스피스’를 아트원씨어터에서 1월 30일까지 공연을 한다. 이건 계획되어 있다. (웃음) 그리고 아직 아무 것도 잡혀있는 게 없어서 많은 오디션과 미팅을 통해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게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는 가족과 친구들과 일상을 잘 보내려고 한다. 바빠지고 작품에 집중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섭섭함을 주는 것 같아서 다같이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낼 생각이다.”


한편, 연극 ‘마우스피스’는 2022년 1월 30일까지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10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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