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12월 21일 나간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의 배우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JTBC ‘너를 닮은 사람’은 아내와 엄마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와, 그 여자와의 짧은 만남으로 '제 인생의 조연'이 되어버린 또 다른 여자의 이야기로 고현정과 신현빈이 숨이 멎을 듯한 호흡을 선보였다.
신현빈은 사랑했던 사람들의 배신으로 찬란했던 청춘의 빛을 잃어버린 여자 ‘구해원’ 역을 맡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너를 닮은 사람’ 종영 인터뷰에서 신현빈은 “저에게 '구해원'은 더욱 아픈 손가락이었다. 외롭고 상처가 많은 인물이라 더 아끼고 사랑해 주고 싶은 캐릭터였는데, ‘구해원’의 길고도 짧은 시간을 행복한 추억으로 만들어주신 모든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신현빈은 ‘구해원’을 아픈 손가락이라고 비유한 이유에 대해 “누구 한 사람이라도 ‘해원’이에게 힘이 되어주고 진심 어린 이야기를 해줬다면 이렇게 됐을까. 할아버지는 맹목적으로 사랑만 주고 엄마는 친구이자 딸 같은 모습이었다. 방송으로 보니 ‘해원’이가 ‘주영’(신혜지 분)이와 있을 때 자기의 삶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주던데, 그런 사람이 ‘해원’의 주변에 있었다면 ‘해원’이도 자기 삶을 빨리 찾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희주’(고현정 분)와 ‘우재’(김재영 분)에게 일방적으로 정리를 당했기 때문에 ‘해원’이 스스로 정리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현빈은 핏기없는 창백한 얼굴에 긴 파마머리와 낡은 초록 코트로 ‘구해원’의 메말라버린 감정을 표현했다. 그는 “‘해원’이가 ‘희주’가 애정을 갖고 선물해준 초록 코트를 입고 나오는 게 시위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희주’가 자신이 저지른 일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할 때 상징적인 옷을 입고 끊임없이 나타난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코트를 없애는데 ‘희주’에 대한 마음이 달라지는 부분이다. 그때는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고 싶지 않다고 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이 상징적이지 않을까”라고 ‘해원’의 초록 코트에 대해 설명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과 ‘너를 닮은 사람’의 촬영 기간이 겹쳤지만, ‘장겨울’과 ‘구해원’의 캐릭터가 아예 달라서 연기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는 신현빈. “두 캐릭터의 분리는 더 쉽게 할 수 있었어요. ‘해원’이는 모든 게 메마른 사람으로 어느 정도 화가 나 있어 보이고 쉽게 웃지도 않아요. 마음이 많이 망가진 사람이죠. ‘호수’(김동하 분)와 동화를 읽을 때 "마음이 아플까 봐 병 속에 집어넣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는 이야기가 ‘해원’이 같았어요. 이 장면을 찍을 때 너무 많이 울어서 ‘호수’가 왜 이렇게 우냐고 하더라고요. ‘해원’이는 울지 않겠지만, 신현빈으로는 눈물이 많이 났어요.”
‘너를 닮은 사람’에서 호흡을 맞춘 고현정에 대해서는 “촬영 준비하는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많이 만났다. 현정 선배랑 함께해서 생기는 부담감보다는 제가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편하고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재’ 역의 김재영이 신현빈에게 의지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자 “저에게 의지를 했나보죠? (웃음) 워낙 장난기도 많고 재미있는 친구라 즐겁게 찍었다. ‘우재’라는 캐릭터는 후반부에 기억이 점점 돌아오면서 몰아쳐야 하는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서로 많이 도와주려고 했다”고 언급했다.
신현빈은 ‘너를 닮은 사람’을 보고 연락 온 지인 중 안은진과 최희서와 이야기로 “은진이는 자기 드라마 촬영하느라 바쁜데 쉬는 날에 ‘너를 닮은 사람’을 보고 메시지를 보내줬다. 다음에 어떻게 되냐면서 메시지랑 전화를 주는데 고마웠다. 희서는 최대한 본방사수를 하면서 봐줘서 고마웠다. "우재 어떻게 저러냐, 근데 저 장면 좋네?"라고 말하더라”며 미소 지었다.
“방송을 보면서 사랑이라는 게 뭘까 생각하게 됐어요.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해도 상대는 사랑이라고 생각 안 할 수도 있고, 둘 다 사랑이어도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사랑이 아닌 것 같을 수도 있잖아요. 저희 드라마 부제가 매회 있었거든요. 드라마 촬영이 다 끝나고 다른 작품을 촬영하면서 방송을 보니 다른 사람의 입장도 보면서 누구 하나 안쓰럽지 않은 사람 없고 마음이 아팠어요.”
신현빈은 ‘구해원’ 같은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하고 싶냐는 질문에 “등짝을 세게 한 대 치면서 정신 차려보자고 할 것 같다. 꼭 그렇게 해야 너의 마음이 편하겠냐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해원’이가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엄마든 친구든 누구든 이런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한편, 신현빈의 차기작인 ‘괴이’는 2022년 상반기 티빙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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