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최악의 하루> 리뷰

예전 연인이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떠올랐다고 했다.

by 위수정 기자

영화 <최악의 하루>를 만난 이유는 단순했다. 그 당시 사귀었던 연인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여자 주인공을 보면서 자꾸 내가 떠올랐다고 한다. 사실 이렇게만 말하고 끝났어도 영화를 보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나는 전 남자 친구가 영화를 봤다고 말한 다음날 차였다.


이별의 아픔을 승화했을 때 영화 <최악의 하루>를 극장에 가서 홀로 봤다. 여주인공 은희가 세 남자와 얽히는 이야기. 아직 유명하지 않은 배우가 현재의 연인. 은희 피셜로 잠시 연인과 헤어졌을 때 만난 불륜남. 그리고 그 날 길을 물어보면서 우연히 마주친 일본인 소설가.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대사 “긴 긴 하루였어요. 하나님이 제 인생을 망치려고 작정한 날이에요.”처럼 은희는 하루 종일 세 명의 남자와 일이 꼬이며 힘들어한다. (영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생략하겠다.)


그때 문득 든 생각. ‘구 남자 친구, 그 자식은 내가 지금 바람을 폈다는 거야. 뭐야. 뭐가 날 닮아.’ 이러며 영화를 계속 곱씹으면서 봤다. 내 생각의 마침표는 영화가 끝날 때 같이 마침표를 찍었다.




‘거짓말’

영화에선 ‘거짓말’이라는 단어도 많이 나오고, 일본인 소설가와 주인공 은희는 서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소설은 거짓을 쓰는 것이고, 은희도 배우다 보니 대중이 자신을 믿게 연기로 거짓을 하는 사람. 그리고 다른 두 남자도 보면 은희의 현재 연인도 배우이기 하고, 은희를 두고 다른 여자 이름을 불렀으니 현재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거짓을 암시. 또 불륜남도 부인을 속이고 은희와 바람을 핀 남자.


예전 연인의 눈에는 내가 작가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내가 떠올랐다고 한 것일까. 나 또한 내 글과 내가 쓰는 프로그램의 글을 독자와 청취자에게 믿게 만드는 일을 해야 하니까.

대게 거짓말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말도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하루에 여러 번 거짓말을 하며 산다. 기분이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며, 친구가 준 선물이 내 마음에 썩 들지 않아도 성의를 생각해 좋다고 한다.

이것들 또한 거짓말 아닌가. “난 하루에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확언하는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 죽는 날까지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진실만을 말하며 살길 바란다.




“커피 좋아해요? 전 좋아해요. 진한 커피, 진한 각성.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거든요.

당신들을 속이려면."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대사.

나는 매일 커피를 두세 잔 마신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기 때문에.

작가로서, 에디터로서, 인간으로서. 나를 믿게 하려면.


난 오늘도 여러 번의 거짓말을 하며 또 하루를 살아간다.

내일은 또 어떤 페르소나를 쓰고 살아갈까.

삶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은 하지 말아라.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니까.


우리는 꼭 행복해질 거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네가 더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