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더 잘해

by 위수정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다수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보자.


‘빨리, 빨리’ 성격이 급한 것이 우선 제일 먼저 떠오른다.

이것을 한국인들은 여유 없다고 단점으로 꼽는 사람도 있겠지만 ‘빨리빨리’ 문화 덕분에 우리가 지난날 고도의 성장을 이룬 거 아닐까 짐작해본다. 비록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지만. 특히 해외에 한 번이라도 나가면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편리하게 자리 잡았는지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한 두 번째 공통점은 바로 ‘겸손’이다.

‘겸손이 미덕’이라는 말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퍽이나 겸손하다.

설사 정말 그 사람이 무언가를 잘해서 굉장히 칭찬을 한 것뿐인데도 칭찬한 사람이 무안해질 정도로 엄청난 겸손을 부리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하긴 “저도 알아요.”라고 대답이 들어오면 또 그것대로 당황스럽긴 하다.




때는 내가 프리랜서 작가의 삶을 뒤로하고, 헬조선의 취업시장에 한번 뛰어들어보려고 토익 스피킹 학원을 다닐 때였다.

토익 강사는 위에 내가 말한 한국인들의 특징을 말하면서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다온 자신의 썰을 풀기 시작했다. 확인해볼 길은 없지만 그 강사는 자신이 동네에서 제일가는 농구 신동이었다고 한다. 늘 언제나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가 농구를 하고 있는데 미국인 한 명이 농구 코트 안으로 들어와서는 “너 농구 잘해?”라고 물었다. 당연히 그 강사는 “나 농구 잘하지”라고 으스대며 둘의 농구 대결이 시작했다.


서로 공을 뺏고 뺏기며 코트에 착 감기게 슛을 연신 날린 후 경기의 결과는?


아시아의 자랑! 작은 고추가 맵다! 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으나 미국인의 승리. 그리고 그 미국인은 농구 신동이라고 떠들었던 강사를 보면서 한 마디 했다. “헤이! 너 농구 잘한다며!”


나였으면 “그게 아니라”이러며 얼굴은 시뻘게져서 결과에 쉽게 승복하지 못하고 한국은 3판 2선 승제라고 우겼을 텐데, 그 강사님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야 나 잘해! 네가 나보다 잘하는 것뿐이야.”


그날 강사님한테 들은 이야기가 숱한 시간이 지났어도 아직도 가슴에 콕 박혀 있다. 그리고 무언가를 잘하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내 기준으로 내가 잘한다고 생각이 들면 난 늘 잘한다고 대답을 한다.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야 나 잘해, 네가 더 잘하는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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