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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May 10. 2020

이대원 "‘미스터트롯’은 트로트 인생의 출발점"

[인터뷰①] 이대원 “‘미스터트롯’은 트로트 인생의 출발점을 만들어줘”

이대원.(사진=이인영 포토그래퍼)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인기리에 종영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 ‘트롯파이터’로 나와 대중의 주목을 받은 이대원은 중학생 때부터 트로트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고 한다. 아이돌에서 격투기 선수에 이어 그렇게 바라던 트로트 가수까지 달려온 이대원의 지난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이대원은 ‘미스터트롯’에 나온 이후 평소에 자주 가던 동네 식당에 가면 예전과 다른 반응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더 조심스러워졌다고 한다. “사촌동생이나 지인들과 편히 가던 식당 사장님이 저를 알아보시고 사인 요청을 하시고, 한 번은 손님으로 들어온 분이 제가 먹은 음식을 결제해주고 나가셨다”며 “저를 알아보시니 요즘에는 더 행동을 조심하게 되고 눈치를 보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부모님 집에 예전에는 밥솥이 없었다. 주로 밖에서 먹다 보니 집에서 집밥이란 것을 잘 안먹었는데 요즘 엄마께서 자꾸 무슨 반찬이 먹고 싶냐고 물어보신다. 저번에는 부모님 집으로 밥을 먹으러 갔는데 제 식성을 잘 모르시더라. (웃음) 콩이 정말 많이 들어간 콩밥과 엄마께서 좋아하는 김치찌개가 있었다. 사실 저는 김치찌개보다 된장찌개를 더 좋아한다. 어렸을 때 김치찌개 가지고 싸운 적도 있다”며 재미난 일화를 전했다.


이대원.(사진=이인영 포토그래퍼)


다음은 이대원과 일문일답이다.
 
Q. 아이돌을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트로트를 좋아했을 때는 중학생으로 너무 어렸다. 그 당시 오디션도 찾아다니고, 트로트 가수로 스카우트 하는 것을 알아서 전국노래자랑도 도전했었는데 잘 안 되더라. 어린 나이기도 하고 그때는 동원이(정동원)처럼 잘 하지는 못했었다. 주변에서 저에게 “지금 네가 트로트 부르면 안 들어 준다. 중학생 감성을 트로트 들으시는 분들은 못 알아주신다”고 하더라. 그래서 마음을 일단 접고, 노래는 하고 싶으니 기획사 오디션을 봐서 아이돌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아이돌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트로트를 하고 싶어도 못 하게 했다. 그래서 나이가 좀 들어서 서른 즈음에 트로트를 하고 싶었는데 딱 서른이 된 해에 ‘미스터트롯’에 나가게 되었다."


Q. 말한 대로 서른에 트로트 가수가 되었을 때 감회가 달랐겠다.


"삼십대에 트로트를 하기 위해서 아이돌로도 원 없이 하고 싶은 거를 해서 아쉬운 건 전혀 없다. 서른 살에 딱 맞게 출발점에 선 거 같고, 여기에서 ‘미스터트롯’이라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나서 어떻게 보면 제 인생에서 스타트가 좋았다고 생각이 든다."


Q. 중학생때부터 느낀 트로트의 매력은 무엇인가.


"발라드는 슬픈 노래도 슬픈 게 아니라 행복한 슬픔 같은 느낌이 있다. 연애하다가 싸워서, 마음 아픈 느낌마저 슬픈 사랑이지 않나. 트로트는 삶을 관통해서 느끼는 그런 감정들이 더 깊게 느껴졌다. 이런 부분을 트로트 하시는 분들이 ‘한’이라고 하는 거 같다. 아직 제가 한이 서린 사람은 아니지만 그런 감정이 더 좋았다. 중학교 때 집에 노래방 기계가 있었는데 엄마께서 부르시는 노사연 선배님의 '바램'이나 아빠가 트로트 부르시는 것을 많이 듣고 자랐다."


이대원.(사진=이인영 포토그래퍼)


Q. 지난 11년 동안 연습생 시절도 거치고, 해외에서는 연예인이었는데 한국에서는 네 개의 직업을 가졌다는 글을 봤다. 괴리감은 없었나.


"지금도 그러고 있다. 정말 노래에만 집중할 팔자는 아닌가 보다. 지금 회사에 대표님이랑 저랑 둘이 있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찍는 데도 촬영하는 백업부터 출연진 섭외까지 제가 혼자 다 했다. 연기레슨도 아는 형이 재능기부 해 준다고 해서 연기 레슨도 받고 있다. 머리가 터질 거 같다. (웃음)"


Q. 한편으로는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다 도와주니 인복이 많은 거 같다.


"운이 좋은 거 같아서 그런 면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연습 면에서는 연습생 시절에 연습을 왜 이렇게 하라고 했는지 알 거 같다. 요즘에는 연습을 하고 싶어도 연습할 곳이 마땅치 않다. 연습을 마음껏 못 하니 그 때가 그리울 때가 있다. 그 때는 연습하면서 제 실력이 눈앞에 바로바로 보여서 행복했었다. 지금은 뭔가 머물러 있는 느낌이 들어서 답답하다."


이대원.(사진=이인영 포토그래퍼)


Q. ‘미스터트롯’을 찍으면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몸이 안 따라와 줄 때였다. 격투기 경기 끝나고 8일 만에 ‘미스터트롯’을 찍었다. 중간에 두 번 쓰러졌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몸이 아플 때더라.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가고 있는데 제가 몸이 아프면 나는 쉬어야 되는 부분이 필요하다보니 그 때 ‘뒤쳐지는 거 아닌가’, ‘팀전이라 연습을 해야 하는 데’ 이런 저런 생각으로 힘들더라."


Q. 제일 잊지 못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영탁이 형이 저에게 밥을 사줬을 때를 잊지 못한다. 아이돌을 오래 했지만 밖에서 아이돌과 밥을 먹은 적이 없다. 영탁이 형과 함께 트로트 하는 선배님과 밥을 먹는 도중에 다른 트로트 하시는 분들이 합석하셨는데 그 때 처음으로 느꼈다. '내가 이제 트로트계로 들어왔구나', '내가 밥 먹고 커피 마시는 사람들이 트로트 하시는 분들이구나' 이런 생각이 그 때 확 들면서 기분이 좋더라. 그때 영탁이 형이 회를 좋아하셔서 회를 사주셨었다."


이대원.(사진=이인영 포토그래퍼)


Q. 영탁씨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다른 멤버들과의 에피소드는 없나.


"요즘 찬원이(이찬원)가 자주 술을 먹자고 연락을 한다. 다들 착하고 좋은데 유난히 영탁이 형이랑 제일 친하다. 영탁이 형이 후배들을 다 잘 챙기고 먼저 다가와주는 스타일이다. 저도 낯도 가리고 남들에게 피해 주는 걸 안 좋아해서 다른 친구들이 처음부터 진이 되고 점점 높게 올라갈수록 못 다가가겠더라. 그들은 그런 마음이 아니겠지만 오히려 예선탈락 한 사람들끼리 더 친하다. 거리낌 없이 친해지고 싶은데 이 친구들에게 지금 제가 먼저 다가가기에는 나를 오해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쉽게 못 다가가겠더라. 하지만 만나면 서로 반갑게 인사한다. 영탁이 형은 먼저 계속 다가와 준다."


다음은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100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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