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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May 24. 2020

'최후진술' 최민우 "춤을 잘 추는 애가 나타났어요"

[인터뷰] '최후진술' 최민우 "갑자기 춤을 잘 추는 애가 나타났어요!"

최민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뮤지컬 ‘최후진술’은 역사 인물들을 새롭게 해석해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564년 동갑내기인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천국에서 만난다는 흥미로운 스토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으로 열연 중인 최민우는 2017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 두남자 이야기’로 데뷔해 데뷔 3년 차로 꾸준히 작품에 오르고 있다.


최민우는 ‘최후진술’에 다시 합류한 소감으로 “재연이 끝나고 이 작품으로 사랑을 많이 받아서 다시 돌아오면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마지막 날 저는 다시 윌리엄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을 했었고, 꼭 다시 올 때 백형훈을 데려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꿈을 다 이뤘다. 이번에 작품이 빠르게 돌아오게 되면서 사실 작년부터 계속하고 있는 기분이다. 2~3년 뒤에 했으면 새롭게 느껴졌을 텐데 그냥 쭉 계속해오던 느낌이다”고 전했다.


뮤지컬 ‘최후진술’에 다시 돌아오고 싶었던 이유로는 “처음에 준비 과정이 힘들었다. 관객들이 저희와 노고를 알아주시고 작품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행복한 기억이 많았다. 행복한 기운을 받은 만큼 저를 기다리는 부분이 많을 테니 저도 보답을 해서 이 공연을 다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민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다음은 최민우와 일문일답이다.
 
Q. 준비과정이 힘들었다고 하는데 어느 부분이 힘들었나.


"2인극이 처음이었고, 한 캐릭터를 해도 제가 집중해서 하기 어려운데, 8~9개 캐릭터를 표현해야하고, 노래도 17~8곡을 부른다. 처음에는 감당을 못했다. 이제 막 뮤지컬을 제대로 시작하는데 ‘최후진술’을 하면서 큰 롤이 주어졌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맨날 나머지 공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 한시도 쉬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했다. ''최후진술'을 사랑했던 팬들에게 욕을 먹지 않을까, 어떻게 받아들일까' 부담감들이 저를 너무 힘들게 했다. 그런데 공연을 올리고 나서 ‘갑자기 춤을 잘 추는 애가 나타났다’며 신기하게 봐주셨다."


최민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윌리엄은 여러 캐릭터로 변신해야하는데 각 캐릭터마다 집중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코페르니쿠스는 거칠게 이 사람에게 진실을 일깨워주려고 한다. “내가 너라면 창피해서 못 살겠다”는 말처럼 거칠지만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을 한다. 윌리엄은 전체적인 서사를 가지고 가는 인물이고 진실을 자기 입으로 말하게 한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자신이 이미 부끄러움을 당했기 때문에 남에게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마지막에 신념을 지켰다고 갈릴레오에게 말해준다. 프레디는 이상한 신이지만 마지막에 신의 권한으로 딸을 보여주고, 갈릴레오가 더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밀턴이 속편을 도와줬으면 갈릴레오가 지상에서 속죄를 하고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밀턴은 결국 도와주지 않았다. 밀턴이 보여주는 가장 큰 목표는 갈릴레오가 동경 받을 만한 위대한 사람이었는데 그의 거짓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게 하고 또 일깨워주는 역할이다. 결국에 등을 저버리지만 마지막에 실낙원이라는 시를 써서 헌사 하면서 작가로서의 자신의 신념을 갈릴레오에게 더 받고 싶었는데, 부끄러운 나의 영웅의 모습에 실망하고 간다. 이 모습을 보고 갈릴레오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최민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무엇인가.


"프레디! 중간에 랩을 하는데 자작 랩이다. 노래나 랩으로 해도 되는 애드립 구간인데 성재형(유성재)이 랩을 만들어놔서 저도 해보고 싶어서 만들어봤다. 계속 실패하다가 네 번째 만든 게 픽스됐다. 랩을 만드는 과정이 험난했다. 힙합을 즐겨듣지도 않는데, 라임을 맞춰서 쓰려니까 힘들더라. 하지만 이 부분이 제가 가장 신나게 놀 수 있는 장면이어서 좋다. 프레디는 뭔가 다르다고 생각해서 무용을 할까도 고민했었다. 다른 면모를 보여줬을 때 이 신이 완벽해보이니까. 아무 말 없이 무용으로 하는 것보다 노래는 많이 부르니까 랩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프레디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신이니까."


Q. 연기를 준비했던 사람이면 셰익스피어가 익숙할텐데, 셰익스피어를 연기하니 어떤가.


"입시 때 비극, 희곡만 생각하다가 제가 셰익스피어를 연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저는 영화 쪽이었다. (웃음) 증언이라는 노래를 제가 마지막으로 갈릴레오에게 노래로 표현하는 부분이 있다. "넌 비겁하고 그런 사람이야, 하지만 넌 나의 주인공"이라고 말해주는 부분인데 이 부분을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오랜 시간 타이르고 마지막까지 와서 이젠 넌 말하겠지?’ 했는데 갑자기 속편을 들고 오는 모습을 보고 천재성의 집착을 보여주고 싶었다. 갈릴레오가 이탈해버리니까 거기서 내 주인공에 대한 작가로서의 집착을 보여주고 싶었다."


최민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저승 가이드가 되면 누구를 가이드 하고 싶나.


"가족은 절대 안 될 거 같다. 보자마자 눈물이 날 거 같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제가 원하는 진실로 가게끔 하고 싶다. 제가 정말 싫어했던 사람은 지옥으로? (웃음) 너무 나빴다."


Q. 프레디의 자유이용권이 생긴다면 어떻게 쓰고 싶은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제가 원하는 포맷대로 살고 싶다. 우리 가족이랑 가장 친한 친구의 가족과 함께 완벽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행복하고 건강한 여행을 가고 싶다.


손가락 한번 튕기면 가고 싶은데 가고, 먹고 싶은 데서 먹고,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싸우는 일 없고 모든 게 완벽해서 하루하루가 단꿈 같은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최민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데뷔한 지 3년이 됐는데 지난 시간이 어땠나.


"3년밖에 안됐나는 생각이 들었다. 2017년 3월에 시작해서 쉬지 않고 공연을 했는데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면서 감사했다. 많은 걸 하느라 매 순간이 부담이고 압박이었다. 그 시간이 있어서 제가 성장할 수 있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저는 게으른 편인데, 게으르지 못하게 큰일을 주셔서 어쩔 수 없이 성장하게 되었다. (웃음) 이제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고 싶고 좋은 노래, 무대, 춤으로 공연을 만들고 싶다. 한순간도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Q. 갈릴레오 중에 백형훈을 최고로 뽑는다고 하던데.


"‘애드거 앨런 포’에서부터 잘 해줬다. 저는 앙상블이었는데 형훈이 형한테 노래를 알려달라고 따라 다녔다. 처음에는 너무 부담스러워하더라. 재연 때 같이 만나게 될 때 너무 행복했다. 형이 저를 보자마자 "네가 여기까지 올라와서 이 작품을 같이 할 수 있는 게 너무 행복하다,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해주더라. 이 형은 인성까지 최고구나. 공연을 제일 많이 맞춰봤는데, 합이 딱 맞고,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때 그냥 그대로 올라가도 될 정도였다. 재연 마지막 공연 때 “어떤 갈릴레오보다 백형훈이 최고다”고 말했었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최민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노래를 하고 싶었다. 노래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이 노래도 하고 연기를 하는 분이었다. 제 노래에 감정이 없다고 해서 연기를 배워보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연기하는 게 너무 창피해서 하기가 싫었다. 저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노래를 하는데 변성기가 와서 노래로 대학을 가기 힘들 거 같아서 연기를 배워서 범위를 넓혀보자고 생각했다. 연기 학원에서 극을 올려서 커튼콜하고 박수받는데 기분이 좋더라. 연기를 준비할 때 아빠가 반대를 하셔서 엄마께서 몰래 지원해주셨다. 엄마가 6개월 정도 도시락 싸 들고 학원에 보내주시면서 고생을 하셨다."


Q. 연기하면서 힘든 부분은 어느 부분인가.


"나로서 표현했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봤을 때 모르겠다고 할 때가 있다. 제가 생각한 거랑 남이 생각한 거랑 다를 때 힘들다. 김명민 배우를 보면서 끌려 다니는 신발까지 연기를 하시는데 너무 신기하다. 요즘에는 작품을 할 때 나 자신을 빼고 이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는지, 모든 캐릭터를 나로부터 시작해서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고민이다."


최민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최후진술’에서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는.


"밀턴과 닮았다. 감정의 변화가 커서 저랑 가장 닮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밀턴을 표현하면서 유독 더 재미있었다. 1년이 지나서 이 캐릭터를 생각하는 점이 달라졌다. 그냥 이야기 한 부분이었다면 이번에는 밀턴의 생각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


Q. 애착이 가는 넘버는.


"‘내가 죽는다’. 제 넘버는 아니지만 듣다 보면 죽기 전에를 상상해본다. 이 감정이 아무 것도 아닌데 왜 얽매이고 사는지. 평가에 집착하지 말고 내 길을 가자고 생각하며 이 노래를 들으면서 힐링을 받는다."


Q. 그러면 좋아하는 대사는.


"“진실이 중요해” 이 대사 하나로 계속 달려간다고 생각한다."


최민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은 있나.


"누구나 손꼽을 ‘지킬앤하이드’와 ‘라만차’ 그리고 ‘이블데드’의 애쉬와 ‘어쩌면 해피엔딩’의 올리버를 해보고싶다."


Q.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있나.


"김려원 배우."


Q.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것은.


"엄마랑 둘이 한번 여행을 가보고 싶다. 코로나가 끝나면 그리스에 같이 가고 싶고, 그게 안 된다면 국내 여행지로 제주도라도 둘이 다녀오고 싶다."


Q. 배우로서 목표는.


"마블 영화를 찍고 싶다. 영웅들이 다 같이 나오는 편 말고, 아이언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단독으로 나오는 영웅 버전을 찍고 싶다."


한편, 뮤지컬 ‘최후진술’은 5월 31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11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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