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개 약을 사러 오지만, 사실 그보다 더 자주 불안을 들고 들어온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한 손에는 병원에서 받은 검사지를 들고, 다른 손에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표정을 들고 오신 분이 있었다. 약국 카운터 너머에서 나는 늘 이런 불안과 질문들을 마주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단순히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을 권하는 약사가 아니라, 불안한 마음을 위로하고 궁금증을 풀어주는 상담가가 된다. 오늘의 대화 역시 그런 순간이었다.
그는 오늘 병원에서 “일반 엽산이 아니라 활성엽산을 꼭 따로 복용하는 게 좋다”고 권유받았다고 한다. 아마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게 나왔고, MTHFR 유전자 변이가 의심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나는 약사로서 그에게 차근차근 설명했다.
“활성엽산은 ‘L-메틸폴레이트’라고 부르는, 몸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완성된 형태의 엽산이에요. 일반 합성엽산은 들어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활성형이 되는데,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지고 찌꺼기가 쌓여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활성엽산은 이미 최종 형태라서 전환 과정 없이 바로 흡수되고 바로 작용합니다.”
시중 대부분의 영양제에는 일반 합성엽산이 들어 있다. 우리가 섭취한 합성엽산은 몸속에서 먼저 THF(테트라하이드로폴레이트)로 변환되고, 다시 메틸폴레이트 형태로 변해야 실제로 활용될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유전적 이유로 효소 활성이 떨어지면 엽산이 제 역할을 못 하고, 혈액 속에는 처리되지 못한 엽산이 남기도 한다. 반대로 활성엽산(L-메틸폴레이트)은 이 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즉시 세포에서 사용 가능한 형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 MTHFR 변이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활성엽산이 각광받고 있다.
엽산은 단순한 보조가 아니다. 엽산은 우리 몸에서 가장 기본적인 생명활동에 관여한다. DNA·RNA 합성, 적혈구 생성, 세포 분열, 태아 신경관 발달, 혈관 건강 유지 등의 과정에서 엽산은 필수적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역할은 호모시스테인 분해다. 호모시스테인이 잘 분해되지 않으면 혈액 내에 쌓여 혈관 건강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엽산은 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활성엽산은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데 직접적으로 관여하므로 일부 우울증 환자에게 활성엽산을 보조제로 쓰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비타민을 ‘건강을 보조하는 작은 알약’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은 그 작은 알약이 몸속의 미세한 균형을 건드려 삶의 질을 바꿀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활성엽산은 바로 그런 순간에 등장하는 영양소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사 과정, 유전적 차이, 혈관과 뇌의 미세한 변화들에 한 알의 엽산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도움이 실제 고객의 건강으로 이어질 때, 약사의 말 한마디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방향이 된다. 건강은 대부분 아는 만큼 지켜진다. 그리고 그 아는 만큼이 누군가의 불안을 덜어주는 순간, 약국이라는 작은 공간은 생각보다 훨씬 열린 소통의 현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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