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를 받는 것은 잠에 드는 것과 비슷했다
일찍 도착했어도
들어가기까지 두 시간이 걸리고
1시 58분까지 아래층을 서성인다는 점에서
흥건한 손으로 문을 여니
새하얀 구름이 바닥과 벽에 붙어 있었다
생경한 내 방
같은 색깔의 탁자 또 흰색 의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투명한
가운이 바짝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내 공간에 들어온 두 번째 사람에게
어깨의 좁아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마지막 치열까지 웃어 보이고
가방에서 마음을 재는 것들을 꺼냈다
- 4번 카드가 무엇으로 보입니까
- ……아버지의 손에 들린 매처럼 보여요.
대답까지 16초가 걸렸는데
헙 소리는 삼켰다고 적었을까
파일에 무엇을 적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청진기 끝은 다시 차가워진다
- 교회에선 그것조차 죄입니까?
옷을 갈아입다가 벌컥 열린 문을 보는 듯
내 눈망울은 경직되었다
입 밖으로 공기가 나갔지만 그것이 소리는
아니었다
네, 라는 대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알고
싶어 할까
문을 철컥 닫히는 소리가 났다
그는 나를 기다려주었다
다행히 50분까지만
- 다음 주 이 시간에 또 오시면 됩니다.
파일이 탁 닫히는 소리에
흠칫 눈이 떠지고 창밖 검은 구름에 닿는다
나는 방문을 잠그고
침대로 와서 돌아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