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걷는다는 것은 시간 속을 걷는 일이다.
발밑의 바스락거리는 낙엽들은 저마다
한계절을 살아낸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며 나부낀다.
그 소리는 무성했던 여름이
겸손하게 바뀌는 과정을 귀로 듣는 일이었다.
이 계절에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아름답게 물들고는 이내 떨어지는 붉은 잎을 보며
이제야 삶을 알 것만 같은데 가야한다던 이의 말이 떠오른다.
가을을 걷듯 인생을 걷고,
그것은 결국 변화를 받아들이는 연습이다.
앙상했던 가지에, 새 순이 돋고, 꽃이 피고,
푸르고 무성했다가, 자신의 색으로 물들고,
그리고 이내 떨어진다.
영원할 것만 같던 모든 것은 지나가고,
계절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 물러난다.
이 가을에 기억하라고, 기억하라고,
그것이 그리 슬픈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변하는 매 순간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모든 존재가 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겠다.
한 계절을 잘 살아낸
장한 당신의 걸음을 깊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