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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연 Nov 02. 2021

용서




사람은 나를 살게 했지만, 때론 사람으로 숨을 쉴 수 없었다.

세상엔 가시 돋친 이가 많았고 나의 노력으로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상처받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것으로 나는 사무치게 아팠다.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니라 거짓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바라볼 때면 속이 메슥거렸다. 그들의 거짓은 꼭 그 칼 끝이 남을 향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이란 것을 사랑한다. 

그것은 나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숙명이다. 나는 사랑을 사랑하기 위해서 살아간다.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며 그것은 점차 더욱 단단해져 갔다. 그러나 참 사랑하기 어려운 것이 세상에는 존재했다. 거짓과 위선, 욕심과 시기는 가증스럽기만 하다. 낱낱이 말하고 싶다. 때론 그의 존재마저 거짓이라 여겨지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안다. 어떠한 한 인간의 존재를 거짓으로 부정할 권리는 내게 없다. 그것은 이 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한 그분에게나 있는 것일 테지. 적어도 거저 받아 거저 살고 있는 나는 사랑밖에 할 것이 없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용서를 선택한다.


비틀어진 그 사람의 나쁜 모습은 크고 깊은 사랑의 모자람에서 왔을 것이다. 나는 아직 그런 이들을 치유를 할 힘은 없지만, 내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이 사랑이 모자라지 않게는 할 수 있다. 나의 세상을 밝히기 위해 내가 받은 그 크고 깊은 사랑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은 용서하는 것만큼 어렵다. 용서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만큼 고되다. 나는 언제쯤 이 깊은 고뇌의 시간 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 모르지만 포기는 하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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