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어린시절 코스모스를 그릴 때면 분홍색 색연필을 들어 그려나갔지만, 이젠 안다.
연한 꽃분홍색, 새하얀색, 빨간색, 진분홍색, 코스모스가 수많은 색채를 가졌다는 것을.
수 번의 가을을 지나면서 알았다.
해가 점점 짧아지기 시작하면 코스모스는 피어난다.
사람이 매일 가꾸지 않았음에도 자연의 터에서 길러져 피어난 길가의 수많은 코스모스,
한 송이의 화려한 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흔들리며 피어난 모습이 나와 너를 떠오르게 한다.
가을 바람이 불어올 때면 그리운 사람들이 많다.
조금씩 쌀쌀해지는 온도에 그리운 온기가 생각난다.
가을이 마냥 쓸쓸하지 않은 것은 이렇게 방실 웃는 꽃송이들 때문일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