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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퉁불퉁울 Apr 03. 2021

감성은 이성을 이긴다.

사랑하는 아들아.

하루하루 다르게 자라서 마침내 이유식까지 먹기 시작한 네가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그리고 너에게, 세상에게 너무나도 고맙다.


오늘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두 축,

이성과 감성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은 감성 젖은 날이다.


사람들은 이성적인 걸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논란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이성적인 설명과 해결책을 먼저 찾아서 내세운다.


하지만 논란을 실제로 해결해주는 것은 대부분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다.


아빠의 치과에서 일해 주시는 페이닥터 원장님이 계시다.

아주 좋은 분이시고 진료도 잘하시는 분이지만, 

환자분과의 소통이 모자랐던 건지 환자분이 치료 결과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컴플레인을 하셨다.

페이 닥터 원장님은 사실 진료적으로 잘못한 것은 전혀 없었다.

그렇기에 금세 자신을 방어하는 모드로 들어가게 된다.

환자에게 그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의료적인 환경과 환자분의 상태 등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물론 논리적인 설명은 중요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됐는지 이해를 시켜주는 것은 어떤 일을 하든지 아주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성적인 설명을 제시하는 순서가 매우 잘못됐다.

이성은 감정선을 고려해가면서 등장해야 한다.


환자분의 컴플레인을 전해 들었다면 우선 그 상황에 공감하며 심심한 위로를 전하는 것이 먼저이다.

상황에 공감하며 심심한 위로를 전달하는 것이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신과 대화를 하고 싶으며 지금처럼 꼬인 상황을 풀어보고 싶다는 사인을 보내주는 것이다.


먼저 제시된 이성적인 설명은 다음과 다르지 않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고 당신이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당신의 기분은 당신의 오해에서 기인한 것이다.


저런 방어적인 말을 듣게 된 환자분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결국 둘 사이는 점점 더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되었고(심지어 애초에 생길 필요도 없었던 감정의 골이다.)

상황은 아빠가 나서서 대신 공감과 위로가 없었던 부분에 대한 사과를 하고 나서야 잘 풀리게 되었다.


뭐 가깝게 일어난 일을 예로 들었지만 꼭 병원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친구 사이에서도, 자식과 부모 사이에서도 너무나 빈번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꼭 이성적일 필요는 없다.

이성적인 설명은 상황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이성적인 설명 전에 등장하는 감성적인 공감이 상황을 해결해준다.


감성은 이성을 이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부모들도 자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던지는 것이다.

감성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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