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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Jan 13. 2021

인권 신장의 물결이 닿지 않은 터키의 작은 마을

영화 <무스탕: 랄리의 여름>

2015 7, 터키의 부총리 뷸렌트 아른츠는  연설을 반대하는 여성 의원에게 다음과 같이 외쳤다. “여자라면 조용히 하라”. 그의 경솔한 발언은 여성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트위터에는 ‘여자라고 침묵하지 않겠다 해시태그(#BirKadinOlarakSusmayacagiz)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같은 해에도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소리로 웃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발언으로 여성들의 공분을 샀고 수많은 여성들이 ‘저항하는 웃음해시태그(#direnkahkaha) 함께 활짝 웃는 사진을 SNS 게시했다. 여성 사망 원인 1위가 남편의 가정 폭력인 터키. 색색깔의 열기구가 푸른 하늘을 메운 풍경이나  년의 시간을 간직한 사원들, 그리고 형제의 나라라 불리는 터키의 이면에는 강압적인 가부장 체제 아래 고통받는 여성들이 있었다.
 
<무스탕: 랄리의 여름>(이하 <무스탕>) 데니즈 겜즈 에르구벤 감독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터키 여성 인권 문제를 여름처럼 싱그러운 다섯 소녀의 일상을 통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부모를 잃은  삼촌과 할머니의 보살핌 아래 놓인 5명의 소녀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그녀들의 행복한 삶은 어느 여름 바닷가에서 남자아이들과 어울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옥이 되고 만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서로 알고 지내는 외딴 동네에서 그녀들의 행동은 금세 구설수에 오르고 삼촌과 할머니는 추후 혼인에 문제가 생길 것을 염려해 다섯 자매를 집이라는 감옥 안에 가두어 버린다.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1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국민의 99% 이슬람교를 믿고 있는 나라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는 조금씩 여성 인권 신장에 대한 기미가 보이지만  자유의 물결은 멀리 떨어진 작은 마을에까지 닿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 정서 깊이 뿌리내린 이슬람 사상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자유분방한 소녀들에게서 그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자유를 빼앗게 만들었다. 막내 랄리(구네스 센소이 ) 시선으로 어른들의 바라보며 그들의 행동이 지닌 일방성과 위협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영화 <무스탕>.     강제로 혼인을 맺게 되는 언니들을 보며 두려움과 함께 답답함을 넘어서 랄리는 분노를 느낀다. 그저 축구를 좋아하고 언니들을 사랑하는 랄리. 순수한 소녀의 시점을 빌린 영화는 어른들이 하는 억압의 부당함을 더욱 부각한다.  
 
이러한 억압의 기저에는 여성을 소유물로 인지하는 관점이 있다. 마치 순결을 잃은 여성을 더러운 물건이나 몹쓸  취급을 하며 함부로 대하는 것이다. 영화  결혼식에서 신부가 순결을 상징하는 붉은 천을 메고 있는 것이나  경험  피가 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병원에  검사를 받는 장면 모두 여성의 순결을 매우 강조하는 터키 문화를 보여준다. 또한 여성이 희롱당하더라도  책임을 여성의 행동거지나 옷차림에 물으며 피해 여성을 비난하게 되는데 이러한 문화적 맥락으로 인해 다섯 자매가 단순히 ‘남자 친구들과 물놀이를  일만으로 집에 갇히는 일이 정당화된다. 여성을  명의 인간으로 보지 않는 사회는 그녀들을 남자들에게 주어질 물건으로만 보고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부와의 접촉을 막는다. 그리고 이는 점점 높아지는 랄리의  담벼락을 통해 표현된다.  

스릴러 마냥 다섯 소녀들은 차례로 결혼이라는 족쇄가 목에 채워지지만 끝까지 그녀들이 잃지 않는  자유에 대한 갈망과 서로에게 의지하는 힘이었다. 특히 막내 랄리는 하나  억지로 떠나야 하는 언니들을 구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고 반항하며 제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만들 준비를 하는데.  지점에서 영화는 뜨거운 여름 인고의 시간을 지나  사람의 여성으로 성장하기 원하는 랄리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경기장에서 축구팀을 응원하는 자유로운 여자들의 모습을 TV 보며 탈출을 감행하고 자유가 보장될 거라 믿는 이스탄불로의 도피를 꿈꾸는 어린 소녀 랄리. 그녀 앞을 가로막는 높다란 벽은 결코 그녀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영어로 ‘무스탕 미국 대평원에 살고 있는 야생마를 가리킨다. 어느 곳에도 매이지 않은  자유를 갈망하는 다섯 자매. 본능에 충실한 일탈은 매번 강한 처벌로 제지당하지만 아무리  정도가 강해져도 결코 그녀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스러지지 않을 강한 영혼으로  번이고 다시 일탈을 시도하는 그녀들을 통해 보이는 억압에 대한 저항은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그들은  사람의 인간으로 원하는 일을   가장 행복하고 아름답다고 말이다. 연단의 시간을 통해 저물어가는 랄리의 여름.  가지 씁쓸한   영화를 통해 가장 위로받아야  터키의 여성들이  영화를  기회를 가질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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