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을 고민하다
노트를 폈다. 휴학을 했을 시의 장단점과 그냥 학교를 다녔을 때의 장단점을 적었다. 휴학을 고민한 핵심적인 이유는, 너무 일찍 쉬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 나는 이제 1학년을 마쳤고 벌써부터 휴학을 해버리면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너무 뒤처지는 것 아닐까, 아직 전공 기초를 제대로 심도 있게 배우지도 못했는데 휴학을 해도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그렇지만 이런 의문들보다 더 중요한 건 내 정신건강이었다. 학교를 계속 다니면 이전 학기처럼 처절한 성적을 받게 될지도 모르고, 너무 약해져 있는 내 상태 때문에 내 주변 사람들을 괜히 불편하게 만들 것 같았다. 그러면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설상가상으로 더 깊어질 테고.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와 나를 좀 분리해 놓을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상태가 좀 나아지면 그때 친구들에게 나의 상태를 이야기하고,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해서 2월 말, 부모님과의 이야기 끝에 나는 휴학신청을 했다. 일단 한 학기만. 생각보다 빨리 괜찮아질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최대한 빨리 다시 학교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휴학 신청을 마치고 몇 개월 동안 약을 유지한 채로 지냈던 것 같다. 그 사이 또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버텼다.
6월 중순, 드디어 약을 줄이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약은 최대한 심플하게 먹는 게 좋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약을 한 번 줄여보기로 했다. 처음 받았던 항우울제 20mg짜리 약을 빼고, 캡슐로 된 새로운 항우울제 하나와 항불안제 하나. 이렇게 먹어보기로 결정하고 2주 분의 약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