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일기(10)

by 유현



병원에 가기까지의 2주가 아직 다 채워지지 않아 이번 글에선 우울증의 출구에 서 있는 내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얘기해 보겠다.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복학에 관련한 것. 한 학기 휴학과 여름방학까지 포함하여 약 8개월 정도를 쉬고 다시 학교에 간다.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이다. '빨리 학교에 가서 캠퍼스 안을 걷고 강의를 듣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심정과 '용기를 가지고 다시 학교에 갔는데 상태가 또 안 좋아지면 어떡하지'하는 심정. 그래도 혹시 모른다. 한 학기 쉰 것이 나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가져다줄 수도.


생각해 보면, 휴학을 하고 쉬면서 얻게 된 것도 몇 가지 있다. 나 자신과 더 잘 대화하게 된 것. 독서하는 습관 또한 휴학을 하며 얻게 된 것이다. 우울증을 겪어본 것 또한 일종의 경험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한 번 아파봄으로써 미래의 나의 내담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내 미래에 도움이 될 8개월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먹고 있는 약의 양을 줄여보고 싶긴 하나 아직은 고민된다. 약에 의지하고 싶지 않다. 약 없이도 괜찮고 싶다. 지금의 일상(책 읽기, 글 쓰기, 집안일, 그리고 몇몇 취미활동)과 복학 후의 일상을 비교해 봤을 때 더 많은 자극이 들어오는 쪽은 후자일 것이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래서 약을 줄일 용기가 나지 않는 것 같다. 복학하고 1,2주 정도 내 상태를 지켜보며 그다음에 약을 줄일지 말지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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