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하게 된 뒤부터 교보문고에 가는 날이 잦아졌다.
가방에 독서대와 책상에 있는 책들 중 끌리는 책 한 권, 그리고 필통을 챙기고 집을 나선다.
교보문고 건물에 들어서면 나는 우드 향을 맡으며 일차적으로 마음의 안정이 생긴다.
우리 동네 교보문고는 입구를 들어서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베스트작가(일본) 칸이 있는데, 여러 작가들의 이름 속에서 나는 제일 먼저 하루키의 이름을 찾는다. (하루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다.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덕분에 독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기 때문!)그러고 나서 하루키 책들의 제목을 한 번씩 스윽 훑는다. 내가 도착했다고 하루키의 책들에게 인사하는 셈이다. 어떤 때는 그전 방문에서 못 봤던 책들이 꽂혀있기도 하고, 그날따라 찾게 되는 책들이 꽂혀있지 않은 경우들도 있다. 그러면 왠지 모르게 섭섭한 마음이 든다. 웃기다... 그래도 나의 인사는 계속된다!
인사를 끝내고 책들이 가득 있는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 중 제목이 끌리거나 표지가 내 취향인 책들을 들어 앞쪽을 읽어본다. 몇 권 읽어보다가 그날 사고 싶어서 기억해 둔 책을 찾으러 독서 검색대로 간다. 검색란에 책 제목을 입력하고 재고부터 확인한다. 재고에 1이라고 쓰여있는 책들을 보면 순간 마음이 다급해진다. 순식간에 다른 누군가가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든다거나, 그전부터 사고 싶어 했던 책이어서 가져가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도서 위치 인쇄' 버튼을 눌러 책이 있는 위치로 걸음을 옮긴다. 다행히 꽂혀있는 책을 발견하고는 안도한다.
그렇게 몇 권의 책들을 사서 가방에 넣은 후엔 다시 하루키의 책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간다. 내가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고 책들에게 인사하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는 그날 산 책들 중 한 권을 골라 읽는다. 보통은 하루키의 책이다. 교보문고에 갔다 올 때마다 내 책장에는 하루키의 책이 한 권 더 늘어난다. 언젠가 하루키의 모든 책을 소장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는 꼭 독서에 어울리는 재즈를 듣는다. '책을 읽는 나'의 모습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내 모습니다. 현실의 것들이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만큼 책에 몰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책을 사랑하게 된 뒤부터는 거의 매일 책을 읽는 것 같다. 자기 전 5분이라도. 그래야 하루가 마무리되는 느낌이 든다. 미디어 중독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활자 중독은 나를 이 세계에서 구원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래도록 책을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