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북클럽 [지금 여기, 내 마음]
북클럽지기의 책소개글)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정직하고 아름다운 문장들, 그리고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그림들과 그 속에 담긴 화가들의 삶을 친절하게, 조용조용히 이야기해주는 책입니다. 독서라는 행위가 가진 위로의 힘, 치유의 힘을 보여주는 책 한권을 꼽으라면, 이 아름다운 책을 추천합니다. "
일단 책 속에 나오는 그림들의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처음 보았을 때 시선을 끌었던 그림,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새롭게 보이는 그림과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나역시 두세번을 읽은 책임에도 다시 읽으면서 좋아보이는 그림들이 달랐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게 되는 그림들도 많았다.
누군가는 그림 속 주인공에 시선을 두었고, 또 누군가는 그림의 배경이나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책 속에 나온 그림과 화가의 스토리에 집중을 하게 되어 그림을 그린 화가에 관심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미술관에 갔을 때, 그림과 화가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볼 때 내가 몰랐던 세계가 확장되고 더 잘 보이게 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지만,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지식적으로 그림을 감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살짝 있다. 그저 내가 보이고 느끼는 대로의 그림을 보는 것이 좋고, 내가 어떤 날 어떤 기분으로 그 그림을 만나느냐에 따라 너무나 다른 경험을 한다고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혼자 있는 시간과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는 더더욱 자신이 내면과 기분에 집중되기를 바랬다. 그저 책 속의 그림들을 편하게 보고, 느끼기를 바랬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에 담긴 메세지에 집중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준비했다.
질문 01.
혼자 있는 시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혼자만의 공간에서 나는 주로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질문 02.
내가 꿈꾸고 바라는 나의 공간을 이야기해주세요.
그곳에 무엇이 꼭 있었으면 좋을지, 어떤 분위기일지 설명해주세요.
-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혼자있는 시간, 내가 무엇을 하며 보내고 있는지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
- "내 공간에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로 채우는 것을 좋아해요. 살림을 좋아하진 않지만 부엌에 예쁘고 나에게 특별한 소품을 사놓으면 요리가 재미있어지고 즐거워질 수 있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내 공간을 나만의 취향과 소품으로 채우고 싶어요."
-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편입니다. 고립된 삶인가 생각할 때도 있지만, 그나마 내가 있는 공간이 마음이 드는 곳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나는 나를 충전하기 위해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애써 만들어요. 요즘엔 집근처를 산책하고 있어요. 그 시간이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예요. "
- " 혼자 있는 시간이 나에게는 휴식이고 도피처가 되요.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의 카페에 가끔 가는데요, 그시간에 혼자 앉아 있으면 생각정리도 잘 되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예요. "
누군가는 혼자 있는 곳에서 에너지를 얻고 충전되기를 바라고, 또 누군가는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있기를 바랬다. 사람에게 지치고 피곤해지는 삶이지만 또 한편으로 우리는,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치유되는 존재이기 때문이겠지. 나역시 '나만의 공간'을 떠올리면 생각 속의 그 장소에는 나 혼자만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정말 그런 곳이 있다면, 나역시 금새 누군가를 그리워하겠지?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공간을 떠올리면 내가 언제나 생각하는 영화속 장면이 있다. 바로 영화 <러브액츄얼리>에서 연인에게 상처를 받고 글을 쓰기 위해 떠난 콜린펄스가 작업하는 곳이다.
저 장소는 영화속 장면일 뿐이고, 이상적이거나 완벽해보이는 환경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 공간에 끌리는 이유는 아마, 상처입은 그가 현실을 떠나 모든 것을 잊고 자신을 치유하는 곳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누구나, 힐링과 치유를 주는 자기만이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책 속의 화가와 그림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의 '혼자있는 방'을 떠올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랬다.
-책 속에서 -
[어떤 사람이 밝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이 눈부시다고 해서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웃고 있는 사람들 전부가 즐거운 것은 아니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견디고 있는 것 뿐이다.]
[혼자 있을 때만 보이는 것이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 감정, 생각 그리고 비밀 같은 것들. 사람은 혼자일 때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다. 충실하다는 것은 자신에게 정직하다는 뜻이고, 진짜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다. 자기를 보듬는 사람만이 스스로 빛날 수 있고, 자기다움을 견지하는 사람만이 개별자로서의 나를 지킬 수 있으며, 마음에 솔직한 사람만이 삶의 존엄을 수호할 수 있다.]
[우리가 살면서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은 성공하고 출세하는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좋은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리운 사람에게 전화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설령 언젠가 그 사람이 사라진다 해도, 훗날 그들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때 서로가 나눈 생각과 그 순간의 말들과 그날의 공기는 영원히 내곁에서 머문다. 그 시간을 어떤 식으로든 떠올릴 수 있다면, 만지지 않아도 느껴진다면, 그건 존재하는 것과 다름없다. 마침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 했던 기억, 그것 뿐이다.]
[결국 인생에 남는 것은 작은 부분들이다. 이런 소소함을 놓치면 삶은 건조하게 메말라간다. 삶에서 소소한 기쁨을 누리는 일은 설령 그것이 순식간에 사라질 허상같은 것이라 할지라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화가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삶의 매 순간을 작은 기쁨들로 채워나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인지도 모른다.]
[나를 지키며 살아간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토록 모질고 험한 세상에서 내 마음을 지킨다는 건 지옥에서 꽃을 피우는 것만큼 힘들지 모르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신념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끝 없는 흔들림 속에 비로소 지켜내는 것이다.]
[삶은 우리에게 말한다. 자꾸 미소 지으면 결국 살아진다는 것을. 미소 짓는 인간만이 온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