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북클럽 [지금 여기, 내 마음]
북클럽지기의 책소개글)
"베스트셀러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의 저자, 김혜남 작가님의 <당신과 나 사이>를 두번째 북클럽 도서로 선정했습니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볼 예정입니다. 관계에서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의미들과, 나의 인간관계 유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준비하겠습니다 "
책을 읽으며, 황경신 작가의 위 글이 생각이 났다. 당신과 나 사이에 바람이 불 수 있는 정도의 거리를 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친절할 수 있는 우리가, 가족이나 연인, 친구나 가까운 사람에게는 무심하거나 상처를 주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누군가는 사람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채워지지 않기에 힘들고, 또 누군가는 무관심이나 배려받지 못하는 마음으로 관계에서 상처를 받는다. <당신과 나 사이>에서도 작가가 강조하는 부분은 친밀함이나 애정의 크기가 아니다. 타인에게 침범당하지 않을 마음의 거리를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내가 가까운 이에게 어떤 기대감을 갖고 있는지, 내가 관계에서 바라는 건 무엇인지, 우리가 가져야 하는 마음의 거리라는 건 어느정도인지를 나누고 싶었다.
질문 01.
내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운 부분, 민감하거나 취약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회원분 중 한분이 그런 말을 했다. 실제의 나는 그렇지 않은데, 타인은 나를 강하고 단단한 사람으로 평가한다고. 그로 인해서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조심하게 될 때가 있다고 하셨다. 우리는 누구나 오해받고싶어하지 않는 마음이 있지. 가까운 사이일수록 함부로 나를 안다고 오해하는 마음들에 상처받을때가, 나도 있었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어릴때는 싸우고 나도 다음날이면 금새 풀고 같이 놀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관계에서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그것을 풀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내버려둔 채 관계가 멀어져버리는 것을 두고 보게 될지를 고민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 기준은 내가 상대에게 느끼는 '애정의 크기'라는 이야기에 많이들 공감을 했다. 나에게 가치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좋은 관계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충분한 일일테니까.
권위적인 사람, 명령조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불편함을 크게 느낀다는 분도 있었고, 관계에서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나 자신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매우 조심하게 된다는 분도 있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취약한 부분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어떤 지점인지를 알고, 나 자신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키슬러(Kiesler)의 대인관계유형검사'를 했다. 우리가 가진 기질이나 유형은 사실 쉽게 변할수 있는건 아니지만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내가 가진 장단점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내 마음을 어렵게 만드는 일이 있을 때, 외부적인 문제인지 내면의 문제인지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게 우선이고, 그 다음 내 안의 문제라면 ‘고치려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좀 그런 경향이 있지.'라고 생각하면 관계의 문제에서 좀 가벼워질 수 있을 것이다.
질문 02.
다음은 아동용 문장완성검사에 나오는 문장의 한 구절입니다.
"내가 만일 외딴 곳에서 혼자 살게 된다면 _____와(과) 제일 같이 살고 싶다. 왜냐하면______"
위 문장에 넣을 한 사람을 떠올리셨나요?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인지, 나에게 어떤 의미의 사람인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등을 생각해보세요.
내가 가까이 두고 싶은 사람, 나에게 안전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그 사람이 현재 내 곁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작업을 함께 하고 싶었다. 아이나 남편처럼 현실에서도 밀착된 사람을 이야기해주신 분도 있고, 친구나 동료를 이야기해주신 분들도 계셨다. 그 각각의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충분히 남득이 갔다.
- 익숙한 사람이 필요할 것 같아서.
- 성향은 반대지만 취향이 같은 사람이라서
- 다른 점도 많지만 서로 모든 것을 아는 사이여서
- 있는 그대로의 나를 괜찮다고 해주는 사람이어서
-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초라한 모습의 나도 보여줄 수 있는 사이라서
-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긍정적인 사람이어서.
- 언제나 지지도 해주지만 객관적인 조언도 해주는 사람이라서
- 서로 보살펴주는 것이 너무나 편안한 나와 밀착된 존재이기 때문에.
질문 03.
다음에 제시된 책 속의 두 부분은 '우리가 가까운 사람에게 어떻게 기억되면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묘사하고, 평가할까요?
- 나는 누군가에게는 재미있는 사람이예요. '편안한' 사람이 아니라, '편한' 사람이예요.
- '감정의 샌드백'같은, 무언가를 쏟아내고 싶을 때 편하게 쏟아내고 싶은 사람인 것 같아요.
- 나는 변화에 빨리 적응하는 사람이예요.
- 남편에게 물었더니 <데미안>의 '꼬마 싱클레어 같은 사람'이라고 말해주었어요. 계속해서 자신을 찾아 성장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 아이들은 나에게 다른 엄마들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해주었어요. 고민을 얘기할 때 보통의 엄마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 친구는 나에게, 힘들고 어려울 때 내가 털어놓는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 만약 사물로 나를 표현한다면, 나는 '의자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 나는 즐겁고 좋은 사람이예요. 가까운 사람들과 맛있는 걸 같이 먹으면서 행복한 사람이고 싶어요. 나로 인해 같이 있는 사람에게 행복한 시간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위 이야기들을 들으며, 우리는 누구나 다, 이 지구에 있는 누군가에게, 한번쯤은... 아니, 또는 언제나 별처럼 빛나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발견한 진심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되었다.
관계나 마음을 들여다보는 책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면의 어두운 부분이나 힘든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긍정적이고 반짝이는 이야기를 해준 모든 분들께 참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되었다. 이게 북클럽을 하면서 경험하는 가장 커다란 기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