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어떤 계절을 어떻게.

<내 옆에 있는 사람> 중에서.

by write ur mind




학창시절, 10월에는 언제나 2학기 중간고사가 있었다. 시험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가면, 도서관 앞 마당에는 플라타너스 잎사귀들이 뒹굴고 바람 속에는 낙엽냄새가 들어 있었다.


평생을 2학기 중간고사를 보는 아이처럼 살아간다.

세상은 너무 아름답게 물들고, 바람은 가슴 두근거리게 불어대는데... 그것을 마음껏 누리기에는 나는 내일 시험 볼 과목을 모두 다 복습하지 못한 상태이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나오면 어쩌나하고 걱정하느라 붉게 물든 가을날을 그저 바라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던, 그 아이처럼. 막막하고 불안하지만, 기말고사가 남아 있으니까 아직은 괜찮은 거 아닌가...라는 희망을 붙잡고 싶은 그런 어설픈 마음으로 살아간다. 습관처럼.


아무도 그리워할 사람이 없었던 그 나이에도 왜 그 계절의 빛과 냄새 속에서는 늘 무언가 그리워하고 쓸쓸해지곤 했는지 모르겠다. 그게 습관이 되어 평생을 그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쓸쓸함이 운명이 될 것이어서, 미리 그렇게 예감하고 연습해보며 그 시간들을 보낸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