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시절이 지나갔음을 문득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나도 모르게 어떤 한 지점을 건너왔다는 걸 막연하게 깨닫는 순간. 이제는 다시 이전의 내가 될 수 없을 거라는 느낌이 마음속에 쿵. 떨어지는 그런 날.
이 계절이 다시 올 거라는 걸 알지만, 지난 봄은 앞으로 나에게 올 봄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이번 여행이 너무 좋아서, 다음에 또 그 장소에 간다고 해도 그때와 똑같은 감동을 완벽하게 반복할 수는 없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의 나는 더 이상 그 시간 속의 내가 아니기 때문이겠지.
그러니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의 일들에 대해 후회 같은 건 하지 말기로 한다. 그 시간 속의 나는 그곳에 두고 왔으며 영원한 건 없으니, 그저 오늘을 다시 살아갈 수밖에.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하루도 결국엔 지나감을 이제는 알 나이가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