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시> 중에서.
깊고 깊은 우울의 기분이란.
열겹 정도의 옷을 껴입고 주머니에 돌을 넣어둔채로 물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과 비슷하다. 가라앉는 나를 느끼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상태. 되돌아 나오려고 해도 이미 늦어져버린 것만 같은 절망감.
원인이나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왜? 라는 질문은 무용하다. 그저 한없이 가라앉을 뿐이다.
그럴 때, 그 물 속에서 떠오르기 위해서는 힘을 내야 한다. 무엇이든 손에 잡히는 것을 붙잡을 수 있는 힘을 내야만 한다. 애쓴다고 잘 되는 건 아니지만, 분명 영원하지 않을거라는 믿음 하나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설명할 수 있어야한다. 현재의 내 상태와, 그 캄캄한 기분을. 두서없고 엉망일지라도, 어떻게든 꺼내어 펼쳐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안전한 장소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무너져도 괜찮은, 쏟아내고 싶어지는 단 하나의 장소가.
그것이 사람의 자리라면. 내 안에 아직 빛이 있음을 믿어주는 단 하나의 구원이라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