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있어서, 가족이 있어서

by 선경

소방관인 누나가 또다시 근무처가 바뀌어 고향 집과 많이 떨어진 지역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그때 누나가 참 많이 아쉬워하며 말했다.


"엄마 아빠랑 가까운 데 살면 좋겠다.”


어릴 때는 주로 나만 농사짓는 부모님을 거들었기에, 누나가 얄미웠고 커서도 부모를 잘 챙기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랬던 누나가 부모님을 잘 챙기는 한 명의 딸이 되어있다. 내가 서울에서 지내다 보니 자주 내려가지 못하는데, 고향 근처에 사는 누나가 종종 부모님을 보러 가거나 필요한 것들을 매형과 함께 챙긴다. 나도 그런 행동에 감동해 성격이 잘 맞지 않는 남매지만,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번은 어머니가 돈을 더 벌기 위해 사과즙을 판매하는 일을 했었는데, 어느새 누나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사과즙 판매 홍보 사진으로 바뀌어 있었다. 프로필 내용엔 사과즙과 사과의 가격을 적어 놓았는데 그걸 보는 나로서는 가슴이 뜨거웠다.

누나를 생각하며 글을 쓰는데 마침 모니터 화면에 ‘누나는’를 쓴다는 게 ‘나누는’이라고 써버렸다. 역시 우리는 사랑을 나누는 가족이 되어야 할 운명인가?

삶이 아무리 빡빡해도 서로를 생각하는 가족이 있고, 서로를 아끼고 챙기는 관계를 유지한다면 큰 힘이 된다. 그 안에서 많은 위안을 얻으면서 우리 삶의 기둥을 세운 것처럼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_남매잖아요_

한 남매가 라면을 먹고 있어요.

동생에게 라면을 먹여주고 있는데

순간 나의 누나가 생각나네요.


우리도 유년기 시절엔

저렇게 다정하게 어깨를 맞대고

같이 밥을 떠먹여 주기도 했어요.

둘 다 머리가 크면서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다투는 일이 많았죠.


리모컨 하나 때문에,

피자 한 조각 때문에,

좀 더 마음에 드는 앨범을 갖겠다고,

자신만을 생각하다 보니

우리 사이는 멀어지기만 했어요.

그러다

누나가 큰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누나가 나와 함께 아픈 어머니를 보며 한숨을 쉴 때에

누나가 생각보다 힘든 학창 시절을 보냈음을 알았을 때에

비겁한 뒷걸음질을 멈출 수 있었어요.

치열함과 비열함이 혼재된 사회 속에서

이제는 든든해진 누나에게

내 어깨를 건네고 싶어졌어요.

너무 가까운 관계이기에 서로의 존재감을 잊을 때도 있지만,

결국 우리는 남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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