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아카사카의 몇가지 식당들

채소 코스요리, 꼬치구이, 스시, 소바

by 최효훈

도쿄 여행을 할 때, 아카사카 지역에 머무르곤 했다. 주로 식사는 다른 동네에서 하고 돌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아카사카 인근에서 무언가를 먹을 때가 있었다. 그 몇 군데를 소개한다.


1. WE ARE THE FARM - 저녁 채소 코스요리


WE ARE THE FARM은 도쿄 곳곳에 지점이 있는 매장으로, 직접 농장에서 기른 유기농 채소를 위주로 음식을 내보이는 식당이다. 사실 런치에 수프카레+뷔페를 먹으러 가려고 저장해두었는데, 저녁에 방문하게 되었다. 저녁에는 주로 코스 요리를 판매한다. 채소 요리가 위주이기 때문에 주로 채소가 나오지만, 고기 메뉴가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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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보면 보통 가장 먼저 케일 샐러드가 나오고, 이후 그 날의 채소 요리가 나오고 나서 메인을 먹는 코스다. 케일 샐러드는 위아더팜의 시그니처 메뉴인데, 런치에도 꼭 포함되어 있는 메뉴로 알고 있다.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산더미같이 케일을 쌓아주는데, 이렇게 많은 걸 누가 먹나... 싶지만 먹다보면 맛있어서 다 먹게 된다. 양념이 많이 된 자극적인 맛은 아니고 기본적인 간에 치즈가 더해진 맛인데, 강렬하지 않지만 계속 먹게되는 맛이다.


이후에 여러 채소 메뉴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의 컬리플라워 혹은 브로콜리니(기억이 잘...)가 놀라운 맛이었다. 전반적으로 소금을 찍어먹도록 서빙되는데 그 조화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메인 느낌을 주는 채소 요리들이었다. 채소가 채소지 싶긴 하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다르긴 하다'라는 확신은 있었다. 조리법이나 재료와의 조화가 신기한 것도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신기한 자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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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은 여럿이 있는데, 와규와 오리고기를 주문했다. 와규야 기대한 만큼 맛있는 맛이고, 오리고기와 구운 치즈의 조화가 훌륭했다. 개인적으로는 와규는 맛있기는 하지만 아는 맛의 범주를 벗어나기 힘든데 반해 오리고기와 치즈의 조화가 너무 완벽해서, 메인 코스를 먹는다면 가장 추천할만한 맛이다. 가격은 인당 4,000엔 수준. 지점마다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나마 잘 알려진 시부야/메구로 지점은 사람이 많아서 예약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아카사카 점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쾌적했다.



2. Miroku Akasaka - 꼬치구이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꼬치구이 집인데, 돼지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야키토리'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특징이 있다면 굉장히 좁은 가게에 의자 없이 모두가 서서 음식을 먹는 선술집 분위기라는 점. 흡연도 가능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조금 개인적으로는 꺼려지는 부분이지만, '일본 선술집 분위기'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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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 바로 앞 선자리에서 먹었는데, 구워지는 꼬치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카사카 지역은 가격대가 조금 나가는 가게들이 많은 편인데, 이곳은 선술집이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당시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와규 갈비 450엔, 돼지고기 츠쿠네 350엔, 표고버섯 개당 240엔, 대파 220엔 정도. 물론 이러한 꼬치구이 집은 현지인들이 꼬치 한 두개로 오래 시간을 두는 데 반해 여행 온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시켜먹게 되니 결과적으로 저렴한지는 잘 모르겠다. 당일 2명이서 4,000엔 정도를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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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특별한 맛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면, 꽤 만족할만한 집이다. 애초에 대단한 맛이랄 건 없겠지만 막 구워져서 나오는 꼬치구이가 맛이 없기도 힘들겠다. 물론 시끌시끌한 분위기, 담배 연기, 화구의 열 속에 있다보면 괜스레 더 정신 없어지는 느낌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조차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즐길만한 수준이다. 방문 당시 리뷰상 한국인을 차별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경험은 없었다.


https://maps.app.goo.gl/zrbJ3WsAEwQLnPbHA


3. 스시노미도리 아카사카


스시노미도리는 도쿄 안에서도 여러 지점이 있는 프랜차이즈 스시 집이다. 예약을 하고 방문했고, 아카사카에 왔다면 모르고 지나칠 수 없는 비즈타워 2층에 위치해있다. 비즈타워가 워낙 크기도 하고, 아카사카 역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찾기는 어렵지 않은 편. 다른 이야기지만 아카사카에 머무는 동안 비즈타워에 왔던 가장 큰 목적은 보통 지하에 있는 슈퍼 Maruetsu Petit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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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인 만큼 어느정도 시스템화된 접객을 느낄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꽤 깔끔하다고 느꼈다. 과하지 않은 정도로 친절했다. 녹차는 사실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스시 집에서 주는 건 이래저래 잘 마시는 편이다. 스시노미도리는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곳으로 긴자점이 많이 유명한 듯 하다. 아카사카 점도 사람이 적지는 않았지만 긴자점처럼 오랜 시간 웨이팅하는 느낌은 아니었고, 내부는 적당히 번잡한 정도였다. 초밥을 쥐고 서빙을 하는 요리사 분들이 회전초밥집들 보다는 약간 더 낮은 텐션이라 맘에 들었다(과하지 않았다는 뜻)


대부분 판초밥을 시켜먹는 분위기로, 가격대는 2천엔~3천엔 수준이 많았다. 물론 그 외에 여러 단품메뉴나 초밥을 시켜먹을 수도 있었다. 차완무시와 간단한 샐러드도 나온다. 특별하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준다면 늘 감사한 마음이다. 특히 일본에선 은근히 채소 먹기가 쉽지 않다는 인상이라, 샐러드를 받게 되면 반갑다. 다른 가게에서도 샐러드를 일부러 시켜 먹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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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참치 초밥을 주문했고, 나는 이런저런 초밥이 섞인 메뉴를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연어알을 좋아해서, 연어알이 포함되어 있으면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버전으로 골랐다. 맛을 평가하자면 가격대비 괜찮은 맛이라고 생각이 든다. 못 먹을 맛은 아니겠지만, 한국에서 이 정도 맛과 구성으로 먹었다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했었을 것이다. 특히 참치속살은 퀄리티가 꽤 괜찮았다.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을 주는데, 그 구성이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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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무로마치 스나바 아카사카 - 소바


니혼바시에 본점이 있는 곳으로, 나름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소바 쪽에는 지식이 전무한 편이라 잘 모르겠다. 니혼바시 본점이 고현정님의 유튜브에 나왔다는 듯 하다. 아카사카 점도 식사시간 대에는 줄을 선다는 듯 한데, 저녁식사 치고는 조금 늦은 시간에 방문해서 인지 웨이팅을 하지는 않고 마지막 남은 자리에서 먹을 수 있었다. 가게는 좁고, 할머니가 주문을 받는다. 묘하게 정겨운 느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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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바시 본점 자체는 텐자루와 텐모리의 발상지라고 하고, 아카사카 점은 1960년대에 오픈했다고 한다. 다만 위에 적었듯 소바에는 별 지식이 없어서 끌리는 대로 적당히 주문했다. 따끈한 온소바를 시켰고, 튀김이 들어간 것과 닭고기가 들어간 것이었다. 식사를 하기엔 조금 늦은 시각이라 술에 어울리는 안주를 먹는 테이블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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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있었는데, 아무래도 '가격대비 양'에 대해서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소바라는 음식 자체가 워낙 양이 적기는 하지만, 이곳은 그 중에서도 좀 적다고 느껴지는 편이었다. 한 끼를 먹었다기 보다는 '조금 찼다' 정도였다. 특히 소바가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다 보니, 가격대비 만족을 하기엔 적절한 곳은 아니다. 다만 '소바란 이런 것이구나'하는 경험의 측면에선 유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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