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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훈 Jul 27. 2023

롤러코스터와 스파,
나가시마 스파랜드

나고야 근교 여행

나고야에서는 외부로 가는 일정이 꽤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나가시마 스파랜드였다.

나가시마 스파랜드는 미에현에 있는데, 나고야가 있는 아이치현과는 다른 현이다. 아이치현까지는 주부지방에 속하지만 미에현은 주부지방이 아니라 간사이 지방에 속한다.


물론 그래도 거리가 그렇게까지 멀지는 않은데, 나고야 기차 역에서 오가는 버스를 타면 편도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주부 공항에서도 갈 수 있다고 들었으나, 내가 간 방식은 나고야 역에서 가는 것이었다. 나고야 역은 꽤 넓은데, 그 안에 메이테츠 버스 센터가 3층에 있고 거기서 표를 구매해서 출발할 수 있다.


메이테츠 버스 센터에 가면 나가시마 스파랜드 가는 버스 시간표와 가격이 별도로 안내되어 있으니 내용을 찾기는 쉽다. 한국인들은 보통 자유이용권+버스왕복권 이렇게 구매하는 것 같은데, 나는 놀이기구를 타지 않기 때문에 왕복 버스표만 구매했다. 나가시마 스파랜드에 도착해서 일행의 자유이용권, 나의 입장권만 구매할 요량이었기 때문이고, 가격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나가시마 스파랜드는 3시 입장부터 가격이 할인되는 부분도 있어 3시에 도착하여 할인가로 입장할 생각이었다. 왕복 버스표는 1인당 2,300엔으로 한국 돈으로 2만 1천원 정도 하는 가격.


(위)정가 (아래) 3시 입장 할인 가격

대부분의 한국인이 확인할 가격은 진한 녹색으로 표시된 세번째 줄로, 정가 5,800엔 / 할인 4,100엔이다.

1,700엔 정도 할인이니 15,000원 정도 할인 받는 셈. 그냥 입장권(네번째 주황색)의 경우 1,600엔인데 1,300엔으로 할인된다. 다만 내가 이용한 건 그 아래 다섯번째 줄 진홍색인데, 테마파크 및 스파 입장권을 포함한 표다. 정가 2,100엔이나 3시 이후 입장시 1,600엔으로 5천원 가량 할인된 셈.


한 층 더 올라가면 버스를 탈 수 있는데, 영어로 '나가시마 온센'이면 맞다. 참고로 도중에 내리는 정류장은 다 무시하면 되고, 종점이 도착지.



자유이용권을 가지고 있으면 원래 2만원 정도 하는 스파 입장료에서 할인 받아서 8천원 정도에 입장하게 되는데, 그냥 입장권만 구매하는 경우 스파를 5천원~(3시 입장 할인시)3천원 추가하여 입장하는 식이니 놀이기구를 타지 않거나 1~2개만 즐길 생각이라면 해당 표를 추천한다. 어트랙션의 경우 개별 구매가 가능한데 메인 롤러코스터가 1만원~2만원 사이, 라이트한 어트랙션이 1만원 내외 혹은 그 이하 선이다. 후술하겠지만 나가시마 스파랜드에서는 롤러코스터도 압권이지만 그보다도 스파 자체가 너무 좋기 때문에, 표를 살 때 함께 사는 것을 권장. 실제로 함께 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대부분 중국인이었다)들은 테마파크는 가지 않고 대부분 옆에 있는 아울렛 / 스파 쪽으로 빠지는 것으로 보였다.



나가시마 스파랜드의 놀이공원은 크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우직하게 롤러코스터에만 집중한 곳 2)사람이 없고 한가한 곳. 나가시마 스파랜드를 대표하는 '스틸 드래곤 2000'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긴 롤러 코스터,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롤러코스터 등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보면 그 위용이 상당하다. 일반적인 롤러코스터가 올라가는 높이보다 2배 정도는 더 올라가는 느낌. 그리고 전반적으로 이렇게 스릴에 집중한 롤러코스터 위주로 배치되어 있어서, 롤러코스터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처럼 어트랙션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겐 그냥 구경거리지만(그래도 압도적이라 사진찍기에 좋다), 함께 간 일행의 후기나 한국인들의 후기를 정리했을 때 '국내에 있는 왠만한 롤러코스터보다 재밌다'고 정리할 수 있을 듯. 


나고야에서 출발 전에 사뒀던 오니기리를 먹었다. 


개인적으로 '봅카트'라고 불리는, 봅슬레이+카트를 섞어놓은 어트랙션은 타고 싶었는데 내가 방문했을 당시엔 중단된 상태라 나는 어떤 어트랙션도 타지 않았다. 이는 폐장시간과도 연관이 있는데, 5시에 폐장했기 때문이다. 이 폐장 시간은 시기마다 다른 것처럼 보였는데, 어느 후기에선 6시라고 하고 5시반이라고 하였는데 내가 갔을 땐 5시였다. 물론 3시입장-5시 폐장은 좀 아쉬운 시간 대라, 제대로 즐길 거라면 아침부터 출발하는 것을 권장. 다만 다행인 점은 위에 서술했듯 '한가'하기 때문에, 2시간이면 롤러코스터 3-4번은 즐길 수 있다. '스틸드래곤 2000'이 대기 20분에 입장 10분 정도, 하쿠케이(백경)는 대기 없이 탈 수 있는 수준. 아침부터 간다면 롤러코스터를 굉장히 오래 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롯데월드/에버랜드에서 메인인 롤러코스터를 탈 때 최소 1시간, 기본 2시간 정도 대기하는 경우가 있음을 생각해보면 경이로운 수준인데, 나가시마 스파랜드의 위치가 한국으로 치면 '경주랜드'같이 굉장히 옛날에 지어진 테마파크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무서운 롤러코스터만 모아놓은 경주랜드라고 할까. 게다가 위치가 아무래도 애매한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오사카엔 USJ가, 도쿄엔 디즈니랜드가 있기도 하고 도쿄에서 교외로 갈 경우 '후지큐 하이랜드'도 있기 때문에 굳이 나가시마 스파랜드까지 올 일이 없는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후지큐 하이랜드의 경우 방문하지는 않았는데, 그 바로 옆까지 갈 일이 있어서 지켜본 결과 롤러코스터의 스릴 수준은 나가시마 스파랜드가 더 압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나가시마 스파랜드 내 테마파크들의 풍경. 아무래도 스틸 드래곤 2000이 가장 눈에 들어오고, 그 다음으로는 하쿠게이. 여기에 아크로뱃까지가 대표적인 3대 롤러코스터인 것 같다. 아래는 풍경들. 아무래도 늦게 들어와서 폐장 시간 때까지 있었다보니 사람 자체가 잘 안 보였다.



나가시마 스파랜드의 테마파크 장점은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인데, 어린이를 위한 어트랙션도 10개 정도는 되는 것 같아 보였고 전용 풀장 등도 있어 구성을 잘 갖추었다는 생각. 5시에 폐장을 하기 때문에 어트랙션은 이르면 4시30분, 조금 지나면 4시 40분 정도에는 마감이 된다. 그에 따라 바로 입구 옆에 있는 스파로 이동했다. 스파는 처음 가면 시스템이 복잡할 수 있는데, 크게 아래와 같은 구성으로 보면 된다.



(3층) 입장하는 곳 / 로비 / 식당 / 기념품 구매

(2층) 휴식처

(1층) 스파


들어왔던 메인 출입구 쪽에서 스파로 빠지는 입구가 있다


3층으로 입장해서 표를 구매하고, 신발을 넣은다음 1층으로 걸어 이동한다. 거기서 유카타를 받고 각 남탕/여탕으로 입장하여 첫번째 공간의 라커룸에서 입고 온 옷과 짐을 넣어두고 유카타로 갈아입은 다음 내부에서 다시 탕으로 가는 쪽으로 가면 작은 라커룸이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유카타를 넣어두고 옷을 벗은 다음 탕에 입장하는 시스템. 다만 이 정석대로 하기보다는 원래 옷 그대로 2번째 라커룸까지 가서 거기서 옷을 넣어두는 사람이 많다보니 처음엔 좀 헷갈렸다. 유카타는 어차피 벗어야 하다보니 그냥 두번째 라커룸에 통합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듯. 탕은 일본의 탕이 그렇듯 서서 샤워하는 시스템이 메인이 아니라 자리에 앉아서 샤워 및 세면을 하는 시스템으로, 이후에 탕을 즐기면 된다. 샴푸/바디워시/린스/핸드,페이스 워시와 같은 기본 어메니티가 갖춰져 있다. 


한글 설명문도 있으니 카운터에서 달라고 하면 된다


탕의 경우엔 실내 탕과 노천탕이 나누어져 있는데, 그 압도적인 크기에 놀라게 된다. 남탕 기준으로 탕 자체로만 총 9개 정도가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상상하는 정사각형/직사각형 모양의 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실제로는 훨씬 이용처가 넓다. 예를 들어 야외로 통창이 열린 넓은 탕이 있다거나 버튼을 누르면 물이 하체쪽으로 나오는 개별 자리가 있는 탕, 누울 수 있는 탕 등 종류가 다양하고 그 크기도 크다. 그런 것들까지 다 하나로 쳐서 9개 정도라고 한 것이니 실제로 즐길 수 있는 범위가 엄청 많다고 하겠다. 게다가 이 9개 중에는 아예 외부로 이동해서 즐길 수 있는 노천탕도 있는데, 맨몸으로 일본식 정원을 거닐다 보면 숨겨져 있는 여러 탕을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런 노천탕만 4-5개 정도는 되었으니, 일본식 온천을 즐기고 싶다고 하면 한국인이 기대하는 모습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온도도 따뜻한 수준이라(뜨거운 탕도 2개 정도 있었으나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즐기기에 부담도 없다. 탕별로 10분씩만 있어도 금방 시간이 지나가므로, 친구들과 오면 즐기기에 최적이라고 생각.



2층엔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한국 찜질방 처럼 넓은 광장(?) 형태는 아니고, 누울 수 있는 개별 의자 수십개가 깔린 곳이었다. 큰 공간을 3개 정도로 구획하여 끝에는 TV를 두었는데, 자리에 앉으면 머리 쪽에서 TV 사운드가 나오는 시스템이라 신기했던 기억. 다만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기에 대부분 텅 비어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 이는 내가 방문한 일자가 평일이라 그런 걸 수도. 3층에서 식사도 하였는데, 한국 찜질방과는 조금 다른 형태. 한국은 일단 라면, 계란과 같은 간편식 혹은 제품들이 많이 구비되어 있는데 이곳은 3개의 식당에서 음식을 구매하는 시스템이다. 일식 2곳, 중식 1곳으로 가게당 8개 정도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우동, 소바, 돈카츠 등 흔히 볼 수 있는 메뉴당 가격이 1천엔 내외인데, 크게 맛이 있다고 보긴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어차피 그 이상을 기대한 것도 아니었으니 큰 상관은 없다고 하겠다. 평일이고, 저녁 메인 시간 대가 아니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한국 찜질방과 마찬가지로 열쇠를 태깅하면 되고, 큰 TV와 광장처럼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좀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


햄버그 스테이크.
우동.
입식보단 좌식이 압도적으로 많다. 당시 후쿠오카 쪽에 재난 수준의 비가 내려서 그 내용을 주로 방송하고 있었다
1층, 옷 갈아입는 층의 로비. 보이는 곳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 따위를 판다.


물론 이곳은 한국처럼 '때를 미는' 문화는 없는데, 나는 원래도 그렇게 밀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라 상관은 없었다. 탕을 이용하는 매너는 한국과 흡사해서, 탕 들어가기 전 샤워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 상식적인 내용들. 유카타의 경우엔 제대로 끈을 매지 않으면 불편한데, 뭔가 불편하다면 잘못 매고 있는 것(내가 그랬다). 끈의 길이에 따라 다른데, 끈의 길이가 길다면 앞에서 시작해서 뒤로 돌아와 매야 맞더라.


내부에서 이동하던 곳.


나가시마 스파랜드에선 이래저래 하루를 통으로 쓸 수 있는 곳이다. 아침에 와서 테마파크에서 롤러코스터를 즐기는 데 반나절, 또 스파에서 반나절. 더 시간을 들인다면 아울렛도 구경할 수 있으니까. 나고야에서 접근이 좋아 굳이 이 주변에 있는 숙소를 예약할 필요까지는 잘 모르겠으나, 숙소가 꽤 많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나고야 역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오전에 몰려 있고 오후로 넘어가면 시간대가 확 줄어드니 오전에 가는 걸 추천. 나가시마스파랜드에서 가는 막차는 8시 언저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안전을 위해서 막차 바로 전 시간 대 버스를 타고(7시 20분이었던듯) 나고야로 돌아왔다. 돌아가는 버스는 메인 출입구 앞, 올 때 탔던 곳에서 탈 수 있다.


일본에서 많은 온천을 다녀본 것은 아니라 정확한 비교는 어려우나, 예전에 료칸에서 묵었을 때 노천탕이 한 두개였던 점을 고려할 때 절대적인 크기나 갖춤새로도 나가시마 스파랜드의 스파는 경쟁력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노천탕이 있는 공간이 워낙 넓다 보니, 걸어다니며 이동을 할 정도라 찾아다니는 기쁨도 있다. 탕마다 20분씩만 있어도 족히 2시간은 보낼 수 있는 곳. 롤러코스터나 스파나 깊이 판 곳이라, 나고야에 왔다면 갈만한 곳으로 생각한다. 


스틸드래곤 2000이 올라가는 영상
하쿠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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