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ed by 이하영,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
시/공/인 중에 요즘 내가 가장 잘하고 있는 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그래도 '시간' 인 것 같다.
아침에 7시에서 6시로 기상 시간을 한 시간 당겨서, 잠깐이라도 책을 보고 몇 자 적어보고 출근하는 게 정말 소소하지만 하루를 만들어가는 데 좋은 출발점을 찍어주는 느낌이다.
물론 퇴근하면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다가 잘 시간이 되어버리는 날도 있다. (사실 오늘 조금 전까지...!) 그래도 이렇게 다시 자기 전에 한 챕터라도 책을 보고 자겠다며 다시 트랙 위에 올라서는 걸 보면 콩나물시루에 물 주듯이 매일 조금의 변화는 분명히 쌓이고 있는 거겠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공간'의 변화다. 이번 주에는 정말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코인노래방에 가서 혼자서 딱 30분만 노래하고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OMG) 노래방은 자발적으로 간 기억이 거의 없는데 무슨 일인지. 아무래도 우선 최근에 아침 달리기를 잘하지 못해서 뭔가 나름의 에너지 발산의 방법을 떠올린 것일 수도 있고, 단순히 요즘 듣는 노래들이 너무 좋아서 일 수도 있겠다. 나도 스스로가 조금 신기하게 여겨지는 요즘이다.
운이 바뀌는 때, 혹은 운이 좋아지는 때에는 내 주변의 사람이 바뀌는 때라고 한다. 이직한 지 이제 5개월 차가 다 되어간다. 내 주변의 환경도, 사람도 많이 바뀌었고, 또 나 스스로 거리를 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관계 속에서 경험한 가장 큰 변화는 내가 나를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전전긍긍하던 때도 있었고 남의 틀에 나를 맞춰야 하는 건가 헛갈리던 시간도 있었고 우습게도 내가 제일 옳다고 여겼던 때도 잠시 있었지만, 그런 과거를 모두 지나서 보는 지금 나의 모습은 좀 더 내면이 단단해지고, 자주 '그럼 좀 어때'라고 생각하고 어느 면에서는 느리고 조심스러운 스스로를 기다려줄 줄도 알게 된 것 같다. 이 하루를 잘 살고, 어제보다 오늘 아주 조금이지만 더 나은 내가 되고, 남에게 바라기보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요즘 나의 잔잔한 바람이다.
이 마음으로... 그냥, 오늘도 거울을 보며 한 번 더 웃음 짓는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