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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유월 Apr 13. 2022

<인사이드 르윈>: 원근의 법칙을 벗어난

영화 <인사이드 르윈>을 보고





수미상관 구조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처음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주인공으로 보이는 남자는 왜 정장을 입은 남자에게 맞고 있을까. 스펙터클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중간에 보이는 몇몇 미스테리한 사건, 그리고 주인공에게 이루어질 것 같은 성공의 예감은 영화를 보는 내내 관람객을 자극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는 지점에서 알 수 있다. 인생은 알수 없는 도돌이표라는 것을. 영화의 시작과 끝은 거의 동일한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저 노래 하나만이 추가되어 있을 뿐이다.몇일동안 그저 노래가 하나 추가된 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의 인생은 그저 흘러간다. 영화가 주인공에게 부여하는 특별함,반전,그리고 모든 것이 주인공을 향해 정돈되는 원근의 법칙을 벗어난 영화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영화의 형식은 모든 것이 주인공 시점으로만 보여진다. 주인공이 없는 자리에서의 장면은 비춰지지 않고, 그저 그가 지나가는 공간의 장면들만이 우리에게 비춰진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하지만, 그에게 부여되는 특별함은 없다. 영화가 시작될 때 우리가 그에게 가졌던 궁금증, 즉 주인공에게 기대하는 특별한 반전은 사라지고, 그저 그의 흘러가는 인생만이 남는다. 그리고 말한다. 우리의 인생은 모두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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