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루스 수탉(갈로)

리스본에서

by 글쓰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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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 전해 오는 '바르셀루스의 닭'이라는 얘기가 있다. 성지 순례에 나선 한 순례자가 바르셀루스의 어느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다. 그 집 하녀는 그를 보고 연정을 품었지만 그는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화가 난 하녀는 그에게 도둑 누명을 씌웠다. 재판정에 선 그는 재판관의 식사로 나온 닭을 가리키며 ‘내가 무고하다면 저 닭이 살아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진짜 닭이 움직였고, 그 순례자는 무죄로 석방됐다. 포르투갈에서 닭은 정의와 행운의 상징이다. 바로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때문에 포르투갈에 가면 온갖 생활용품부터 액세서리까지 온통 닭으로 치장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3679756


리스본의 어디서 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행운의 상징으로, 집에 한 마리 들이면 복을 가져 온다고 해서 샀습니다. 닭치고는(?) 나름 귀엽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 '닭'과 정의는 전혀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의 느낌입니다만, 아무튼 포르투갈에서는 닭이 정의의 상징인가 봅니다. 위의 기사를 읽다보니,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죽은 닭이 되살아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인가보구나 혹은 정의의 실현은 죽은 닭이 되살아날 정도의 기적이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61206_074549.jpg [바다인 줄 알았는데, 강이었습니다.]
20161207_174629_001.jpg [해 질 무렵, 테주강(타호강)을 바라보며 에스프레소를 마셨습니다.]

리스본을 고작 3박 4일간 여행 다녀 온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란 걸 잘 알지만, 리스본은 한 번 살아 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숙소 근처 커피집은 싸고 맛났습니다. 에스프레소 한 잔에 고작 0.6유로였습니다. 매일 아침 마셨습니다. 이 집 빵도 좋았습니다. 용기내서 수줍게 '오브리가도!'라고 인사하자 커피집 아저씨는 유쾌하게 받아 주셨습니다. 트램에서 핸드폰을 소매치기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달라고 하니 바로 돌려줬습니다. 밤에 숙소 앞 호시우 광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마약을 사라고 다가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리스본 대성당에서 미사를 보러 온 가족들을 보고 눈물이 날 뻔 하기도 했습니다. 어린 아기를 품에 안은 엄마와 그 옆에서 기도하고 있는 아빠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거리의 예술가가 부르는 노래는 관광객들의 떠드는 소리와 뒤섞이면서 묘하게 리스본의 공기와 어울렸습니다. 테주강(타호강)은 바다인 줄 알았는데, 강이었습니다. 해가 질 무렵, 테주강(타호강)을 바라보며 에스프레소를 마셨습니다.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리스본은, 어쩐지 엉망진창이라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아름다웠습니다.


-all photos by SAV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