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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주 Aug 27. 2020

독립출판 편집 지식 대(?)방출

"멀어서 가까워지는 것들" 독립출판 작업기_14편: 편집디자인

이런 저런 지식을 끌어모아서 편집하고 있습니다.

제가 모든 것들을 다 철두철미하게 계산 했을 것 같겠지만. 이번만큼은 절대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편집디자인은 아직 배우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죠. 저는 제 경험과 얕은 지식에 기반해서 모든 것들을 정했습니다.



판형은 2:3

2(가로):3(세로)이 예쁘다고 하더라고요. 황금비라고. 그런데 우리나라의 서적 판형은 보통 세로가 조금 더 짧대요. 그래서 그런가 밖에서 조금만 세로로 긴 책을 발견하면눈에 띄더라고요. 저도 집에 있는 2:3에 가까운 판형의 책들을 늘어놓고 이 사이즈면 좋겠다 싶은 걸 선택했어요(지식의 출처: 북디자인 101, 텀블벅에서 구매함).


텀블벅은 정말 보물단지입니다:>

양쪽 마진 1.6cm

전에 말한대로 저는 이동하면서 볼 분들을 위한 책을 만들기 때문에 양쪽 마진은 손가락 하나는 들어갈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1.6cm정도 됩니다. 사실 근데 집에서 그냥 펴놓고 볼 거면 좀 다르다고 알고 있기는 해요. 위 아래에 여백을 덜 줘도 괜찮겠죠. 특히 학술적인 책이면.  


제가 타이포그래피 책에서 봤나,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위 아래 여백은 독자가 책을 읽을 상황에서 책의 너머로 보이는 수평선과 헷갈리지 않을 정도로만 여백을 주면 된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통 아래 여백은 위 여백보다 많이 주는 편이죠. 저도 이번 책이 아래여백이 더 크거든요. 거기에 페이지도 넣고 장제목도 넣으니까요. 저는 한 2:3 정도로 줬네요. 3:5, 1:2, 2:3 그냥 이 정도로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좌우 여백과의 관계도 고려하겠지만요.



안쪽 마진은 안쪽으로 말릴 것을 감안해서

제가 처음 독립출판을 배울 땐 0.3cm정도 더 주라고 배웠던 것 같아요. 근데 요즘에 들어서 드는 생각은 책의 굵기에 따라서 다르지 않을까 입니다. 두꺼우면 두꺼운만큼 더 안으로 먹히더라고요. '세네카와 관련된 공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대충 몇 페이지 정도의 책을 찍을 것이고 그 책의 종이는 무엇인지 정했다면, 세네카 크기를 계산 한 뒤에 그 크기와 비슷한 책을 찾아서 중간 쯤 펼친 뒤에 인디자인에 올려놓은 페이지 하나를 뽑아 올려보면(이 과정에서 책의 손상이 있겠지만 음... 재본할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 같으니 감안하는 거로) 얼마나 먹힐지 보이지 않을까..... 하는 저의 추측이 있겠습니다. 제가 해보고 결과를 말씀드리는 거로.



행간 200%

한글 타이포그래피에서는 그보다 대비가 큰 180~210%로 본문 조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역시 북디자인 101에서 봤습니다. 타이포그래피 공부할 때도 기본적으로 한글은 2배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3포인트씩 뭐 더 주는 게 좋다는 얘기도 봤고요. 다만 글자 크기가 너무 커지면 얘기가 달라지는 걸로 압니다. 근데 책 안에서 얼마나 커지겠어요. 포스터만한 책을 만들 것도 아닌데.


"오른쪽에 여백을 넣지 않는다."

예전에 아는 편집장님께서 말씀해 주신 말씀인데요. 제가 장 구성을 동일하게 하겠다고 오른쪽에 여백을 넣었던가. 포인트가 되는 어떤 페이지(앞에서 한 얘기중에 포인트가 되는 구절을 다른 폰트로 크게 넣었던 듯)를 넣었나.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그랬더니 이런건 보통 왼쪽에서 하는 거지 오른쪽에서 하는 게 아니라고 그러더라고요. 오른쪽을 많이 비우는 건 도비라일 때나 많이 한다고. 생각해보니까 실제로도 그게 맞아서. 납득.



내용은 9pt, 소제목은 12pt

일반 단행본에서 주로 9point를 쓴다고 하는데, 제가 잘 보는 책들이 다 그정도 되더라고요. 그리고 좀 두껍다 싶으면 12point이고. 이건 다 뭐로 쟀냐면 텀블벅에서 구매한 자로 쟀습니다.

 

음 참 사길 잘한 것 같아요.

소표제지는 간단히. 표제지는 정체성을 담아서.

책을 열면 첫번째로 나오는 소표제지는 제목, 저자 정도만 표시하고요. 표제지는 보통 표지 디자인의 컨셉을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근데 어쩌다가 이렇게 두장씩이나 쓰게 된 건지 늘 궁금하더라고요. 이유를 알 수가 없네요. 그냥 처음부터 표제지 나오면 안되나. 옛날에는 종이가 약해서 책의 제목 장이 빨리 뜯어져서 스페어로 한 장 더 가지고 있는 건가.

 


외자나 짧은 줄은 정리

글을 주욱 쓰다가 중간에 짧은 줄이 하나 똥!하고 나오면 시강이잖아요. 뭔가 거슬리고. 그런 건 줄여주는게 읽는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마지막줄에서 그러면 괜찮다고 해요. 마지막줄이 다음 장의 첫줄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러면 그 한 줄 때문에 여백이 크게 생기는 거니까요.



왼쪽정렬은 신경쓸 게 많다.

이번 책을 왼쪽정렬로 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글줄이 9cm 정도 될 것 같아서 그냥 양쪽 정렬로 했습니다. 왼쪽정렬로 할 때는 보통 글줄이 좀 짧고 글씨가 작을 때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약간 감성적인 느낌이 더 드는 것 같고. 근데 이게 고려해야 할 점들이 좀 많더라고요. 제가 예시를 보여드릴 건데 왼쪽에서 글이 시작했다고 치고, 오른쪽에 글줄들이-


1. 계단식

으로 떨어지지

않게 해 줘야 하고요.


2. 갑자기 짧은 글줄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또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3. 불쑥

튀어나와서

볼록하게 만드

는 것도 좋지

않고요.


(오목하게도 보기 좋지 않대요)


4. 글 줄이 심하게

들쑥

날쑥하게 보이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고요.


어렵죠? 저는 그래서 왼쪽 정렬은 아주 힘이 많이 들겠다 싶더라고요. 이것은 진짜 편집 디자인을 많이 한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뭔가 많은 것들이 제 머릿속에 있겠지만 일단 책을 쓰면서 많이 생각했던 것들은 이 정도 입니다! 혹시나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써 보았어요. 대부분의 지식은 텀블벅에서 샀던 "북디자인 101"에서 익혔고요. 가끔 안그라픽스에서 나온 "타이포그래피 천일야화""타이포그래피 에세이"에서도 도움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 주위에 책 만들어서 적자는 안난다고 말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음... 편집디자인 학원도 다녔군요. 그래도 적자는 안 났을 겁니다~(발랄)

 

점점 제가 글을 쓰는 내용이 제 현재의 작업 상태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뭐, 그만큼 작품이 나올 날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이제 2달도 안 남았으니까요:> 다음 주에는 제가 책을 얹는 과정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그게 지금 제일 보여드리기 쉬워요. 요즘 매일 하는 일이거든요. 그럼 다음주 화요일에 뵙겠습니다.


 ☞ 작업기를 읽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

독립출판의 형태는 독립출판 제작자가 설정한 목표와 생각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제가 고민한 모든 것들, 제가 마주한 문제들을 다른 독립출판 작가들도 똑같이 고민할 것이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론 완전히 다르지도 않겠지만, 저마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독립출판을 할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 이 작업기를 모든 독립출판에 그대로 대입해보기보다는 그저 익민주라는 한 인간의 독립출판 케이스라는 점을 생각해주시고, 저와 같은 질문을 했던 분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혹은 도움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 기록한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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