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서 가까워지는 것들" 독립출판 작업기 31편: 입고문의
이것도 벌써 세 번째 책인데, 여전히 떨리더라고요. 워드로 입고제안서를 작성하고 목업과 표지 그리고 내지 사진을 압축해 메일로 한 서점 한 서점마다 입고요청을 드렸죠.
인스타그램에서 독립서점 계정에 들어가면 프로필에 메일주소가 나옵니다. 물론 안 나오는 곳도 많죠. 안 나올 때는 스마트스토어나 네이버에 쳐서 해당 서점 페이지를 찾아보면 어떻게든 나옵니다. 그런데 찾기 어려운 곳에 메일이 있는 건 이유가 있죠. 입고를 안 받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도 혹시 꼭 입고를 하고 싶다면, DM을 보내서 입고를 하고 싶은데 혹시 안 받는지 물어보시고요.
그림책만 받는 독립서점이 있고, 여행에세이만 받는 독립서점도 있고요. 서점에도 특화된 컨셉이 있어서 거기에 내 책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거절 메일을 받게 될 것입니다. 서점에서도 ‘뭐야... 사전 조사 안하니?’란 생각을 하겠죠. 애매하실 때는 내 책과 비슷해 보이는 책의 입고처를 둘러 보면 좋습니다.
감사했어요. 거절 메일이라도 보내주셔서. 물론 거절 메일을 못 보내주시는 마음도 이해는 하지만,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거절이라도 해 주시면 감사한 거죠. 마음의 상처를 받기보다는, 그만큼 다른 서점을 뚫는데 힘을 쏟는 편이기도 하고요.
내 마음과 내 시간이 녹아있는 책이 거절당한다는 것에 마냥 초연하긴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아쉽죠. 그렇다고 '나를 거부했다!'라고 받아들이진 않으려고요. 내게 나의 취향이 있어 글을 쓰고 책을 엮을 수 있었듯, 서점 사장님께도 본인의 취향이 있기에 본인의 공간을 잘 꾸려나가시는 거겠죠. 그냥 우리는 안 맞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내 책을 진짜 본 것도 아니니까.
기존에 알고있던 서점이었죠. 유통은 관계다. 이렇게 생각하는 저로서는... 감사할 따름. "민주님 책이면 언제든지 입고 받죠!"라는 말에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저는 10월 22일 열 곳의 서점에 책을 들여놓는 것이 목표로 잡았습니다. 너무 많으면 너무 많은대로 제 책이 희소해 보이지 않기도 하고요. 입고가 되면 그걸 알리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계속 홍보를 할 수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원래는 스무 곳에 입고 하려고 했는데, 굳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천천히 책을 유통하려고 합니다! 이제 다음주 월요일이면 주섬주섬 책을 포장해서 보내겠죠. 그러면 저는 다음주 부터는 무엇을 쓸 거냐면. 브런치에 ‘이렇게 하겠다!’라고 해놓고 변경된 것들을 조망해 볼 예정입니다. 일종의 제작 회고랄까?
그러면 다음 주까지 저는 입고 메일을 잘 보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