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뮤제이 Oct 15. 2024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20년간의 도전이 가르쳐준 것

불확실성 속 나만의 가치 발견하기

차가운 바람이 상담실 창문을 두드리던 날이었다. "실패했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30대 내담자의 떨리는 목소리가 작게 울렸다. 그는 10년 다닌 대기업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도전했다가 1년 만에 문을 닫았다고 했다.


"모든 걸 걸었는데... 저는 이제 뭘 해야 할까요? 나이도 있고... 다시 시작하기엔..." 그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며, 나는 문득 5년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시작한 첫 사업체가 코로나를 만나 어려움을 겪었던 그 날. 모든 것을 잃은 것만 같았던 그 순간의 절망감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의 눈빛에서 과거의 나를 보았다. 실패가 주는 고통과 불안함, 그리고 그 속에 숨어있는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까지.


'이번엔 또 무슨 도전이야?' 내 선택을 이야기할 때마다 사람들은 놀란 눈으로 물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항상 행동이 먼저였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하기도 하고, 전공과 전혀 다른 분야에 뛰어들기도 했다. 6개월의 준비 끝에 프랑스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이 길이 맞을까', '저 길이 맞을까' 고민하기보다는 직접 부딪히며 답을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머릿속으로 아무리 많은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실제 경험 단 한 번만 못하다는 것이었다.


변화를 선택할 때마다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보다 더 큰 것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때의 후회'였다. 오히려 그 불안감이 나를 더 치밀하게 준비하게 만들었다.

회사원에서 프리랜서로, 다시 사업가와 상담사로 이어지는 여정. 남들의 시선으로는 불안정해 보일지 모르는 이 길이, 지금의 나를 만든 가장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나는 더 빠른 판단력과 깊은 통찰력을 얻었다.


한번 결심하면 뒤돌아보지 않는 성격 덕분에, 나는 늘 새로운 도전 앞에서 망설이지 않았다. 그렇게 미술대학 입시를 앞두고도 전공을 바꿨고, 프랑스 유학도 결심한 지 6개월 만에 떠날 수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무모해 보일 수 있는 선택들이었다. 당연히 20대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예상치 못한 위기도 많았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번뿐인 인생,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어떻게 의미 있는 삶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컴컴한 터널을 지나며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경험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내가 가진 강점 중 하나는 시련을 견디는 힘이다. 실패에 머무르기보다는 '이것도 배움이다'라는 마음가짐이 결국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새로운 도전의 동력이 되었다.


이제 2024년, 나는 8년 차 본업과 부업을 함께하는 N잡러이자 다양한 경험을 가진 코치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자신의 강점과 재능을 발견하는 데는 직접적인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직 부딪히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쌓은 경험의 가치는 단순한 스펙이나 이력 몇 줄로 환산될 수 없다. 그것은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판단력을 키우며,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삶의 지혜이자 내적 자산이 된다.

눈물 흘리는 내담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의 실패가 아닌, 당신의 용기가 더 값진 자산이 될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우리의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 앞에서 누구나 두려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실패는 끝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었다는 증거이자, 더 단단한 자신을 만나는 여정의 시작인 것이다.


이전 08화  빨리보다 오래, 완벽보다 꾸준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