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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제이 Nov 25. 2024

성공을 쫓다 지친 당신에게: 불완전해도 괜찮아

사업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뜨거운 열정과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 열정에 몰두하며 어느새 내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결국 2022년, 예상치 못한 번아웃이 찾아왔다.


번아웃의 깊은 나락에서, 나는 카페인과 운동에 의존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커피를 하루 세 잔 이상 투샷으로 마시지 않으면 일상도 유지할 수 없었고, 24시간 운영하는 헬스장에서 2-3시간씩 근력 운동을 하며 잠을 줄여가며 버티려 했다. 그때의 나에게 운동은 취미가 아닌, 생존을 위한 생명줄 같았다. 하지만 그 극단적인 자기 단련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다. 무기력감은 점점 깊어졌고, 그 상태는 2년 이상 지속되었다.


과거를 돌아보면, 나는 언제나 성취를 추구하며 살아왔다.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로 인해 나 자신을 돌보는 법을 잊었다. 내가 얼마나 무리했는지, 내가 얼마나 자신을 압박했는지 그때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목표만을 향해 달려갔을 뿐이었다. 끝없는 압박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느낌,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


나를 치유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명상, 마음 챙김, 그리고 다양한 치유 방식을 배우며 내면의 문제와 마주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센터에서 약물 치료를 권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위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랜 시간 불안증세를 앉고 살았기에, 더 이상 본질적인 문제를 미룰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고,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나를 첫 번째 임상 실험자로 삼아,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치유를 시작했다.


치유의 과정은 마치 산을 오르내리듯, 때로는 진전이 있고 때로는 후퇴하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침대에서 나오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하며, 어떤 날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멈출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점차 변화되어 가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바로 성장을 향한 여정이었음을 깨달았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변화를 느꼈다. 예전에는 주는 행복만을 추구하며, 나를 희생하며 평화를 유지하려 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불편한 점을 솔직히 말하고, ‘받는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배우고 있다. 나는 이제 성숙한 이기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성숙한 이기심이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다. 나를 먼저 돌봐야 다른 사람도 도울 수 있다는 지혜다. 이는 자기중심적인 이기심과는 전혀 다른, 건강한 자기 존중의 시작점이다.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랑과 배려를 나눌 수 있다.”


성숙한 이기심은 결국 이타심이 선순환되는 과정이다. 나의 필요와 타인의 필요를 조화롭게 통합하는 태도, 그것이 바로 성숙한 이기심이다. 나 자신이 행복할 때, 다른 사람들의 행복도 방해하지 않으며, 나의 행복을 타인에게 갈구하지도 않는다.


프랑스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2009년, 프랑스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는 문화적 충격에 빠졌다. 은행에서 입출금 카드 하나를 만드는 데 3주가 걸렸고, 한국에서라면 30분이면 될 일이 몇 주씩 걸렸다. 그때는 “Ca dépend”(그럴 수도 있지, 저럴 수도 있어)라는 말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었다. “Ca dépend”은 우유부단한 태도가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지혜였다. 그것은 나에게 유연성을 가져다주었고, 완벽하지 않은 상황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해 주었다.


치유와 긍정적 변화는 ‘다름’과 ‘문제’를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회피와 부정, 자기 비난은 해결의 지름길이 아니다. 내가 느끼는 번아웃과 무기력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나아갈 첫걸음이었다. 세상과 나 자신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불완전함을 인정할 때, 삶은 한층 더 유연해진다.



이제 나는 일상 속에서 작은 실천들을 통해 나를 돌보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하루 중 언제라도 좋으니 5분간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갖기

불안이 올라오거나 생각이 복잡할 때면 세 번의 깊은 심호흡하기

거울을 보며 웃으면서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라고 말해주기

불편한 상황에서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말하는 연습하기

작은 성취에도 스스로를 칭찬하기


돌아보면, 나는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 그 어떤 순간에도 나는 한 걸음씩, 나만의 속도로 걸어왔다.

각자의 삶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은 다르다. 그리고 삶에는 ‘완벽한 답’이나 ‘정해진 규정’이 없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생각이 바뀌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도 다르다. 예전에는 맞았던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나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그 불완전함이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내면의 자유를 얻었고,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이 세상과 더 나은 관계를 맺는 시작점이 되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성숙한 이기심을 배우고, 삶의 균형을 되찾아가는 여정은 나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어쩌면 치유란,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그 여정의 아름다움을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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