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이 표출되는 방식, 학과병

대학] 전공생들이 줄곧 숙주가 되는,'주전공 바이러스',학과병에 관하여.

by Sayer

타이틀 사진은 영화관에 갔던 날,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학교와는 관련이 없지만,
학과병, 학과병은 같은 전공이면 경험담을 공유하며 피식 웃을 수 있는 것, 비슷한 경험담이라면 그건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단 거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오 이거 어울린다!!!' 해서 골랐습니다 :)

더위가 나날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요 어휴....
낮은 그렇다 쳐도, 아침저녁에도 후덥지근한 것이, 여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게 느껴지네요.

하악더워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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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앓다시피 느끼다보니, 이런 주제가 생각났어요. 학과병!

그런고로, 오늘은 '학과병'에 관한 이야깃거리를 남겨봅니다 ^^



ㄱ. '학과병'이란?

같은 과/ 다른 과/ 학교 외의 다른 모임집단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ㅋㅋㅋㅋ학과병 도졌다 ㅋㅋㅋㅋ 그만햌ㅋㅋㅋ"하고 빵 터지는 에피소드가 꽤 잦았다.

학과병이란?
주로 주전공 학과에서 배운 사고방식/논리의 틀로 만물을 바라보는 시각. 그런 습관이 생기게 된 것.

+학과병과 의미가 비슷한 것으로는 '직업병'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서 말하는 '직업병'이란 일을 하며 얻은 관절염, 두통 이런 것 말고! 음~ '공연전문가'를 예로 들어보자면, '휴무일에 가족들과 축제에 갔다가 무대행사를 보며 분석을 하고 있다던지. 아니면 공연 관람 자체가 관람이 아니라 분석이라는 일로 받아들여진다던지.' 이런 것.)

전공수업에서 공부하는 내용을 가지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도 학과병으로 보인다.

SNS에서 줄곧 보이는 '학과별 명언 혹은 개그'들. 예를 들면 경영학과의 경우, 이런 고전개그가 있다. '분개를 못해서 분개합니다.'.

(회계의 '분개'가 너무 어려워서 '분개하게 된다'는 의미. 전공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픽~하고 웃게 된다.) 다른 학과 개그도 있었는데, 내겐 공감이 가질 않아 기억에 안 남아 있다. 이것도 익숙한 것만 기억하는 모양새로, 학과 병의 한 모습일까나? 글을 쓰다 보니, 예상보다 증상이 꽤 넓게 퍼져 있는 병이로세!



ㄴ. 흔한 경영'학과병' 숙주의 셀프 진단기록 써보기

사례는 참 많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몇 가지 뿐이다. 일상생활에서는 '그 모습이 나의 일상'인지라, 이상함을 못 느낀다. 잘 지내다가 '어? 이거 뭔가 이상하고 우스운 상황 맞지 이거?ㅋㅋㅋㅋ'하는 것만 기억하는 모양이다.

고학년이다보니 이미 익숙할 대로 익숙한 상태로까지 접어들어서 이렇게 된 듯 하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아래로는 기억에 남는 그 몇 가지의 경험담을, 하나씩 남겨보고자 한다.


1. 강남으로 놀러갔다가, 동기 언니로부터 특이한 컨셉의 식당 한 군데를 소개받았다.
알게 된 즉시 식당으로 가서 언니와 주문을 하고 맛있게 식사도 했는데, 식당에 발을 들임과 동시에 '이 식당은 ㅇㅇ한 컨셉을 밀고 있군.' 'ㅁㅁ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메뉴 라인이 이쪽인 걸 보면 타겟은 ㅁㅁ인 것 같고말이야.' '주문 받는 것 좀 봐, 이 가게 외형하고 너무 잘어울린다. 이건 뭐지 번호표도 스타일을 맞췄네. 고객들 뇌리에 퐉 박히겠어.'와 같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나는 그 다음날 서비스 관련 전공수업에서 그 가게를 가지고 조사발표를 했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식당에 가서 밥을 먹다가 마치 컨설팅을 하듯이 대화를 하는 건 정말 잦은 일이다. 밥먹고 나와서 길을 걷다가도 '저 가게는 위치선정을 왜 저기다 했지? / 저기 가게 들어섰다 나갔다 하는 주기가 굉장히 짧던데 왜지?'하며 가끔은 좀 더 심도있게 분석하는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럴 때는 정말 각자가 수강한 강의에서 배운 내용들까지 꺼내다가 이야깃거리로 활용하곤 한다. 처음에는 길가다가 본 가게에 관한 작은 호기심이 담긴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에 돌아보면 이런저런 경영학용어들이 활개를 치는 사례분석 및 연구를 하는 토론의 장이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2. 공연기획자를 꿈꾸던 1학년 때,
공연기획과에서 공부하던 한 고등학교 동창이 '공연을 보고 나서 나만의 메모를 몇줄 정도로 짧게라도 해 놓으면 굉장히 좋대.'라는 조언을 해준 적이 있다.
그 친구의 조언을 듣고나서 '나'는 그 뒤로 보는 공연들을 SWOT(스왓)분석으로 기록해뒀던 때가 있다.ㅋㅋㅋㅋㅋㅋ
SWOT분석은 마케팅 분야에서 분석을 할 때 주로 쓰이는 분석 방법인데, 자기분석강의에서도 자주 접해볼 수 있다.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의 앞 이니셜을 따서 SWOT이다.
관람한 공연에 대해서 나만의 기록을 한다는 것을 '나만의 분석을 한다'고 받아들인 것 또한 학과병이었다는 게 이제야 보인다.ㅋㅋ
야심차게 시작했던 SWOT분석은 한 5~6공연 정도 해보고 마무리짓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아무리 공연의 장르(스릴러, 로맨스 등)와 소재가 다르더라도 다들 너무나 비슷비슷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 분석방법을 관두고 나서는, 몇 줄정도로 짧은 관람 소감을 적어뒀다.
(신기하게도 공연은 예매를 할 때부터 공연장을 찾아갈 때에 이어서 다 관람하고 다시 집으로 올 때까지의 에피소드가 다 기억난단 말이지? 정말 좋아했나보다. 좋아하나보다.)


3. 이건 나의 기록이기도 하며, 내 친구의 기록이기도 하다.
동네 친구와 백화점 내부에 위치한 영화관으로 영화 관람을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그 친구가 '이 백화점은 왜 접근성이 가장 좋은 층(전철역 출입구와 바로 맞닿아 있는 층)에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보이는 거지?'하는 궁금증을 표했다. 뒤이어 '네가 경영 공부를 하니까 경영 관점에서 한 번 대답해달라'고 했는데, 아, 그러고보니 그 녀석, 그 때 말투가 '대답해줘'가 아니라 '어서 대답해봐 이녀석아'였던 것 같다. (이자식이?!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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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도 내 '학과병'을 믿었던 것 같다. 그때 뭐라고 대답했더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백화점 출입구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그룹을 보며, '여여 이거나, 남녀 이거나. 거의 저렇게 출입을 하니까 그런 것 아닐까?'했던 기억이 난다.
질문을 던졌던 그 친구도 '경영학과 바이러스'숙주가 되어있다 ㅋㅋㅋㅋㅋ



ㄷ. 익숙한 것도 좋지만, '다양'한 것도 좋아.

꼭 위에서 우스갯소리처럼(하지만 정말, 사실을 서술한) 언급한 '학과병'이 아니더라도, 같은 전공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다보면 생각하는 방식이나 시각도 비슷비슷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좋게 말하면 '말이 잘 통한다'. 다르게 말하면 '고만고만해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를 하기 굉장히 힘들다.'는 것이다.

꼭 혁신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야한다, 뭐 이런 취지에서 '다양한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다양한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익숙한 환경과는 다른 편안함이 있고, 그와 다른 재미 또한 있기 때문에.


언젠가, 싸이월드와 페북의 차이에 관해 글을 읽었던 적이 있다. 어디의 자료였던가? 그건 기억이 나질 않네?

페이스북은 컴, 공, 인문, 경영 등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어낸 서비스이며, 싸이월드는 컴, 공이 주였다나? 사용자 환경 면에서 봤을 때,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들어 만든 결과물인 '페이스북'이 더 쓰기 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섞여있는 것이 좋다고는 느끼지만 이론적으로는 뒷받침 못하고 있던 찰나에 발견했던 사례라 굉장히 기억에 담아두고 있다.(하지만 출처는 기억 어디에??? 출처만 휘발된 듯 하다)


마무리는 내가 지금도 좋아하는 '공연' 이야기로 해봐야지~

뮤지컬 '피맛골 연가'의 한 넘버(노래) 중에서---

"같지도 않고 / 다르지도 않아
같아서 다정하고
달라서 사랑스러워"


익숙하면 익숙한 대로 좋고,
색다르면 색다른 대로 즐겁다.


그게 내 생각이자,
경험을 떠올리며 도출해보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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