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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Oct 11. 2016

"Are you Game?", <게임>

연극] 여러모로 '콜로세움'같던 연극, 그리고 영상기술의 활용.

입장부터 '게임장 입장'하듯 하는 안내판.

사실, 입장할 때는 눈에 안 들어왔다. 하지만, 퇴장할 때는 너무나 눈에 띄었다.

공연은 끝났고, 퇴장중인데 아직 끝나지 않은 듯 한 느낌에 께름칙하고 소름도 돋았다.

그 느낌을 기억하고 싶어서 촬영했던 사진.


상세하게 적어두진 않았지만, 극의 흐름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ㄹ. 콜로세움같았던" 부분을 맨 마지막에 두었으니, 주의해주세요!



ㄱ. why <Game>? (왜 관람했나?)

두산아트센터의 인문학 강연에 대해 호평을 많이 들었지만, 그 평가들보다도 내게 영향(두산아트센터의 인문학강연이 좋다!고 신뢰할만한)을 준 것은 다른 공연 보러 갔다가 우연히 홍보포스터를 보고, 꽂혀서 다짜고자 관람했던 연극 <엔론>이었다. 14년도 프로그램의 한 조각이었던 <엔론>이후로, 매년 찾아가고 있는 두산아트센터 인문학 강연 연극공연. (15년도에는 <차이메리카>를 관람했다.)

(엔론 이미지 출처는 두산아트센터, 차이메리카 이미지 출처는 한국뮤지컬협회)


2016년 봄에는 전보다 좀 더 이 인문학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스콜라'로 참여하고 있었다.

강의, 영화, 연극 그리고 전시. 이렇게 네 카테고리 중에서 각각 몇 개씩 수강/관람해야 수료자로 인증이 되는 시스템. 연극은 한 가지를 관람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세 작품이 올라왔다.

그 중에서 2016년에 내가 선택한 공연은 이 작품, <게임>이다.



ㄴ. 독특한 자리구성.

원형 테이블석에 두 명 혹은 네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었던 것 같다.(불편해보여서 거의 눈길도 안 두고 지나갔기에 기억이 잘 안 난다.) 기다란 사각형 무대의 긴 면의 대부분은 계단식 객석과 닿아있었고, 짧은 면 쪽에는 4개의 의자가 놓여져있었다.(Booth 반대편에도 의자가 있었던가? 마주본 기억이 없는데? 음, 없었나보다.) 나는 그 4개 의자 중에서 한 자리를 잡아 앉았다.

Booth 앞쪽에 의자 4개가 있었다. 그 중 좌측 좌석쪽에 가장 가까운, 좌측 끝 의자에 앉아 관람했다. 바로 앞, 무대에는 욕조가 있었다.

처음에는 좌측에 위치한 계단석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좌석 한켠이 굉장히 신경쓰였다.

'저긴 뭐지? 앉아도 되는 곳인가? 어...가도 되나?'하고 십 수번을 고민하며 바라보던 Booth 앞 의자들.

관객이 꽤 들어와 앉아있는데 그 자리엔 아무도 안 앉아서 공연 중에 배우들이 쓰는 자리인가 했지만, 왠지 수상해서 계속 눈길이 갔다.

'튀고싶지 않다'라는 마음보다도 호기심이 강했던 터라, 결국 자리를 옮겨앉았는데, 자리를 옮기면서도 굉장히 우물쭈물거렸다.

하지만, 관람 후에는 확신이 들었다.


자유석이며, 이렇게 독특한 자리배치로 객석이 구성된다면, '저긴 뭘까?!'하는 생각이 드는 곳에 앉기!

자리에 따라서 관객으로서 공연을 관람하기보다도 극 속에 더 가까이 다가가 체험한다는 느낌을 더 받을 수도 있다.

이 연극 '더 게임'을 통해 그걸 여실히 느꼈다.

*뮤지컬 머더발라드는 국내(라이센스)공연에서도 독특한 객석 구성을 했다고 들었다. 무대 위에 앉는 자리, Bar석이 있었다던데. 언젠가 그 자리에도 앉아 공연을 관람해보고 싶다.



ㄷ. 영상기술 활용: 생중계 등

기술발전이 정말 놀랍다!

수업 중 듣는 사례들(아마존 창고로봇 KIVA 등)보다도 내 관심 부문을 통해 내가 직접, 내 눈 앞에서 경험하는 것이 더 신기하고 놀랍고 기술발전!우오!하고 와닿는다.


'더 게임'의 경우, 엄청난 기술을 활용했다는 건 아니지만, '무대 외, 이곳저곳의 생중계(?)영상을 공연장에서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는 안정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런 기술을 활용해 이런 연출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객석에 들어서서 무대 구성을 보자마자 '오오! 기술의 발전!!! ㅜㅜ'하고 마구마구 내적 환호를 했다.


이 공연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그래도 유사한 꼭지라서 남겨보는,

ex)연극Q 생중계.

페이스북을 통해서 3번 스트리밍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는 2번을 시간을 챙겨 관람 아닌 시청을 했다.
놀라웠다. 와...
공연장에서 느끼는 현장감을 능가할 수는 없겠지만,
연극의 소재이자 배경처럼 정말 뉴스와 TV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았다.

이런 소재의 공연은 LIVE중계로도 수익을 창출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 7월1일, 2일 스트리밍을 시청했다.)




ㄹ. '콜로세움'같았던.

보면서 점점 즐기다가 말미에 다시 후딱 정신차렸다가 커튼콜 중 주연 여배우분과 아이컨택 및 고개 인사 이후 더 마음이 안 좋아졌다. 양심이 찔리고 마음이 아픈 느낌.

아래 박스 안은 관람 직후에 메모했던 내용 중 발췌했다.

나도 게임을 했을거야 아마.
이미 공연을 보면서 마음속으로는 하고 있던 거야.
공연 관람 후, '비가 올 것이다'라는 일기예보에 맞춰 챙겨들었던 내 검은 장우산을 들고 나서다가
공연장 외부 유리에 내 장우산이 비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경제적 자립의 중요성.
빈곤의 파괴적인 영향 그리고 처절함.
콜로세움이 연상되는 잔혹한 엔터테인먼트.
직원이 그 직업에 대해서, 공급자가 그 자리에 대해서 절실할 때에 성립되는 것.
(게임장을 지키는 직원도 그 자리가 절실했고,
집에 살면서 게임에 참여하는 가족도 그 자리가 절실했다.)

몹쓸 서비스를 제공한 사장이지만,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집과 월급을 줬다.
사업이 망하고, 사람들은 다시 집 없는 상태로 돌아간다.
게임 속에서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세상으로 나가지만, 게임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궁금해졌다. 사업이 계속 이어졌다면?
그러면 그 가족은 게임이 진행되는 집에서 자발적으로 나갔을까?

처음에는 게임 참여를 위해 들어서는 사람들의 말에, 관리자의 면접 응답에 관객들이 웃는다.
('관객들'에는 내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극 속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관객들의 웃음기가 사라진다.

이 콜로세움 같은 연극은, 관객들이 무대만 보는 게 아니라 다른 관객들까지도 관전할 수 있었다.

누가누가 웃나?누가누가 놀라나?누가누가 찡그리나?



여담으로, 꼭 적어두고싶던 메모!

극 속의 개성 강한 인물로 살아있던 배우 두 명이 어느새 카메라맨이 되어 있었다.
커튼콜 때에야 발견하고는 경악했다.
배우의 호흡전환이란 저런 것인가?하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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