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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Mar 29. 2017

색달랐던 악극,<Fatal Invitation>

음악극] 연기가 가미된 연주회 느낌의 공연.


한참 '배우가 연주하는 극형식'을 연구해보는 데 빠져있던 때, 기회가 되어 관람했던 공연.

(이 공연 보러갔던 당시, 그보다 이전에 공연되었던 창작뮤지컬<모비딕>을 관람하지 못한 걸 굉장한 한으로 여기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지금도 그렇다)

연주자에게 역할이 있었고, 무대를 꾸밈 모양새도 연극같았고 대사도 있었다. (이하, 음악극)

이게 최초의 이런 형식 공연이라 여기고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서,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더 친근히 다가가기위해서 극형식 외의 공연들이 이런 변화를 주고 있다고, 그게 유행이라고 했다. 어쩌면 이게 처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공연이 최초라고 여기고 있던 이유는? 팜플렛 문구에 그렇게 나와있었거든. '이런 형식은 최초임'.)



ㄱ. 노~스포 줄거리

파가니니의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 파가니니를 회상한다.

(매우 간결하다.)



ㄴ. 연극적인 음악회, 난 아티스트의 패기(?)를 느낀걸까?


작고 단촐한 무대, 하지만 아름다웠던 무대.

관람 당시, 자리에서 촬영해둔 무대. 바이올린, 보컬을 제외하고 음악극에 활용된 악기들이 보인다. 기타, 콘트라베이스, 피아노. ((문제가 될 시 이미지 삭제하겠습니다))


오오, 이 냉기는 뭐지?

복도석에 앉아있다가 싸~한 느낌과 함께 내옆으로 '파가니니'가 지나가고 있어서 깜놀!!!했다.

어깨부터 등, 팔, 허벅지까지가 싸한 기분이 들어서 뒤돌아봤더니 배우가 계단을 턱턱턱 내려오고 있었다.

통로에 앉아있는 내 어깨에 옷깃이 싹 스치면서 성큼성큼 '파가니니'가 지나가는데, 냉기가 싸하게 흐르는 느낌이라서 굉장히 인상깊었다.

그의 역할이 '이미 죽은 자의 재현'이었다는 점도 오소소한 느낌에 한 몫 한 것 같다.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는 것이므로.)

'죽은'파가니니로 분한 아티스트의 패기(?)를 느낀 걸까? 존재감이 공기를 바꾼다는 걸 처음 느껴봤다.



ㄷ. 가장 좋았던 곡

몇몇 곡은 이 공연을 위해 작곡된 것 같았고(특히 보컬이 들어있는 곡들),

몇몇은 클래식인 듯 했다(아마 파가니니의 곡이었겠지).

그리고 몇몇은 '파가니니' 역을 맡은 아티스트의 곡.


이 음악극에서 내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곡은 모두 '파가니니'역 아티스트의 곡이었다.


♬Fatal Invitation

콘서트명과 동일한 명칭의 곡이 내겐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줬다.

탱고를 춰야 할 것 같은 느낌. 듣다보면 '집시'라는 단어가 톡 떠오르는 음악.

알고보니 '누에보 집시'라는 명칭을 붙이고 있던 아티스트.

그 명칭과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Going Together

누군가가 나를 이해해주면서 따뜻하게 토닥이며 옆에 있어주는 것 같던 곡.

이 음악극에서는 엔딩 곡으로 연주되었다.



ㄹ. 여담
공연이 올라갔던 장소에 관하여

5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 공연이 올라갔던 곳은,

당시에 특강이며 공연이며 보려고 집에서 많이 멀지만 막차타는 것을 감수하고도 자주 들락거렸던 곳이다.

공연장 바로 맞은편에는 아파트가 들어서있는데, 이 공연장에 들락거릴 때마다 아파트를 아주 선망의 대상 보듯이 바라봤던 기억이 생생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라보면서 "저기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까? 이 곳에서 컨텐츠를 한 번이라도 접해봤을까?"했다.


따로 만난 적은 없지만, 굉장히 친근감을 줬던 아티스트

한창 <모비딕>에 관한 한을 인터넷 클립영상, 관람관객들의 후기 등으로 풀어보려 자료를 찾아볼때, 이 아티스트도 <모비딕>에 출연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팬들과 친밀하게 교류한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말붙이기도 어려운 아티스트가 아니라, 편안한 느낌의 아티스트라 관심이 생겨서, 내 생에 최초로 팬카페에 가입을 해봤고, 조심스레 인사글도 올렸다.(Fatal Invitation을 봤습니다. 멋졌습니다. 대략 이런 내용의 인사글) '공연 기간 굉장히 짧았는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응답을 받았고, 정말 신기했다. 아티스트와 이렇게 가깝다고 느껴질 수도 있구나 하고 놀랐다.

더 놀라웠던 건 그 아티스트의 행보. 카페나 블로그에 올리는 글의 내용(본인이 올린다고 했으니, 그걸 믿는 가정하에)과 팬미팅 모습이 굉장히 허물없어보였다. 편안한 느낌이었다.


나도 한 번 해볼까? 바이올린.

이 공연을 보고 나서 바이올린에 매력을 느껴 배우다가, 맞지 않는 선생님을 만나 맘고생을 하다가 지금은 집에서만 가끔 켠다. 연습을 안 하니 깽깽소리가 더 '늘었다'ㅋㅋㅋㅋㅋㅋ

지금은 1년 이상 제대로 켜지는 않고 가끔 케이스를 열어 닦아주기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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