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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Apr 16. 2017

끝나지 않은 이야기,  <차이메리카>

연극]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15년, 두산인문극장에 스콜라로 참여하던 때에 관람한 연극이다.

리플렛에 나와있는 사진, 너무도 유명한 아래의 사진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1989년 6월 4일. '천안문사태 탱크맨'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 (출처는 이미지 우측하단에.)


ㄱ. 노~스포 줄거리

1989년 6월 4일, 천안문 광장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

이 사진 속에서 무장 없이 양손에 비닐봉지만 들고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섰던 의문의 한 남자.

수 년이 흐른 뒤, 한 미국인 기자가 이 남자에 대해 조사하며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 남자는 누구인가, 왜 탱크를 막아섰나, 저 비닐봉지 안에는 뭐가 들었을까.



ㄴ. 민주화 운동, 공감가는 이야기.

근현대사를 공부했다면, 아주 가까운 과거에 있었던 집회들을 기억한다면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소재이다.


중국에서는 천안문사태가 2번 있었단다. 이 사진의 배경인 1989년대에 있었던 사건은 두 번째 였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따르면 '1989년 6월 4일, 민주화를 요구하며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던 학생, 노동자, 시민들을 계엄군을 동원하여 탱크와 장갑차로 해산시키면서 발포,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


민주화 요구, 학생과 시민들의 시위, 계엄군을 동원한 폭력적 해산 강요방식.

우리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요소들이다. 그래서 공감을 하게 된다.



ㄷ. 인상깊던 장면들.
전문프레젠터인 미국여인이 프레젠테이션 하는 장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문제의 사진을 가지고 "중국에 사업진출을 해야하는 이유는, 바로 이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저기 사진 속 남자는 양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쇼핑을 한거죠. 쇼핑이 본능이란 걸 볼 수 있어요."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이 사진을 그렇게 상업적으로 해석한 데에 충격을 먹어서 기억에 남아있다. 또, 해당 장면에서 관객들이 투자자인 양 매우 프로같이 프레젠테이션을 하셨는데, 프로다운 당당함과 물흐르듯 유창한 말과 행동이 멋져보였던 점도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사진 속 요소들에 대해 하나씩, 숨은 이야기가 밝혀질 때.

나라별 상황의 차이, 그 환경의 차이로 인한 개인의 행동양식 차이,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이는 상황의 차이 등 다양한 것들이 숨은 이야기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보이고 들렸다.



ㄹ. 여담
한 중국인의 SNS댓글.

공연을 홍보하는 SNS에 올라온 이미지에 달린 댓글 중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본인을 중국인이라고 소개하며 "중국인 젊은이들을 이 공연에 초대하는 게 어떻나"라고 건의한 한 사람.

현재 중국의 젊은층 중에서 이 천안문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이 이야기에 대해 언급하는 걸 정부에서 막는다고. 그러므로 초대하면 의미있을 것이라고.

연극 내용중에서 중국 정부에서 지독하리만치 검열을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게 옛날일일 뿐 아니라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연극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을 그렇게 붙였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4.19에 본 공연.

4월 19일에, 일부러 날짜를 맞춰서 의미를 두고 연극을 보러 갔었다.

혼자 부여한 의미. 그 덕에 더 기억에 남는다.

내가 당연하게 누리는 민주화의 여러 면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다. 연극을 보며 그걸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미국인들의 마인드, 행동양식이 실제로 대부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등장하는 미국인 캐릭터들 다 한대씩 때려주고 싶었다.

'내가 궁금한 걸 해소한다면야, 아무래도 좋아', '나의 목적을 이룬다면야, 이런 사진(탱크맨 사진)도 이렇게(상업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 등 자기만을 위한 생각을 하며 행동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변화하는 모습도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때려주고싶을 정도로 얄미운 장면들이 많았다.


남일같지 않은 미세먼지 소재.

연극 속 중국의 모습에 너무너무 심각한 스모그도 묘사되었다.

사진이나 영상자료를 찾아보면 정말 짙은 안개같이 깔려 '저기 가면 죽을 지도 모르겠다...'하는 생각이 드는데, 요즘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그리 남의 일같지는 않다.

미세먼지 농도 '좋음'을 못볼 때가 많다. 그 와중에 측정기기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는 기사를 어제도 봤는데. 그래서 더, 정말 남 일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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