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기가 편리한 시대라서
부모님 세대보다 편해진 글쓰기
원하거든, 널리 널리 내 생각을 퍼뜨릴 수 있다.
발품이 아니라 손가락 품만 팔면 그게 이뤄질 수 있다.
브런치 초기 홍보문구처럼 말이다.
You(I)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엄마의 취미이자 특기가 글쓰기였다.
라디오와 잡지에 사연을 보내면 뽑히기 일쑤였고, 그 덕에 내로라하는 성우와 배우들과 함께 방송국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위 아저씨께서 "또 왔어? 이번엔 뭐 타가?"하고 살갑게 물으실 정도셨단다.
한 고모께서 엄마의 글을 다 가져가셨다고 했다.
그리고, 그 글 뭉치들을 어떻게 하셨는지는 그 후로 알 수 없다고 하셨다.
친할아버지께서는
서체가 아주 멋지셨고, 글을 잘 쓰셨다고 한다.
그분의 글을 본 적은 없지만, 아빠의 속기를 해도 나오는 멋진 궁서체를 보면 가늠해볼 수 있다.
내가 연말이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받아본, 책상 앞에 몰래 놓아두시는 아빠의 응원 편지를 읽다 보면 쉽게 상상해볼 수 있었다.
할아버지께서 남기셨던 편지나 글 뭉치들도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엄마 아빠 모두 그 글들을
모아둘 생각을 안 해보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콱 답답해진다.
내가 받아 읽어볼 수 있었을 글들을 뺏긴 기분이다.
오프라인 문서는 잃어버릴 수 있고, 한 사람에게 향하면 다른 사람은 가질 수가 없다. 읽어볼 수도 없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 나는 이 세대에 태어나서 온라인에 내 글을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