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서 일 처리를 한 가지 마치고, 또 달려서 일거리를 물어와서, 또 달려가지고 그 일을 처리하고... 이것의 반복이다. 그러다 지치면 모든 것을 놓고 멍을 때리다가 충전이 된 것 같다 싶으면 다시 달린다.
'모든 것을 놓고 멍을 때리는 시기'를 '번아웃'이라고 한다는 것도 얼마 전에 알았다. 번아웃을 주기적으로 경험하며 살아왔다.
차분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얼마 전, 한 동료(선배)의 우아한 일처리를 목격했다.
고객이 급하게 물어봤지만, 차분하게 '제가 지금 가서 알아볼게요.'라고 대답하곤 뛰지 않고 걸었다. 고객이 급한 마음에 '왜 (달려서) 빨리 처리해주지 않느냐'라고 항의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답변을 기다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게 보였다. 결과적으로 고객의 문의를 확실하게 해결해주며 마무리되었다.
달리지 않고도 급한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 이 사건은 꽤 충격적이었다.
머리에 새기고, 나도 달리지 말자, 나도 차분하게 진행하자고 다짐하며 일터로 향하지만 어느새 복도와 계단과 길거리를 달리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습관, 달리지 않고 걷는 습관, 차분함을 내세우는 습관이 들기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그래서 더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 예로, 이번에 한 자격시험 공부를 손에서 놓기로 결심했다.
'달리지 않는 것'과 '자격시험 응시 포기'의 관계
입사 1달 차, 업무에 적응하려는데 하필이면 한 자격시험 취득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밤을 새우거나 새벽 일찍 일어나며 공부시간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런데, 너무 억울했다. 일 하는 내내 컴퓨터로 업무를 보다가 오는데, 집에서도 다시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해야 한다니. 나 분명 취업을 했는데 또 잠 줄여가는 공부를 해야 한다니.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담을 청했고, 모든 의견을 들어본 후에 결정했다. 이번 자격시험 기한은 날리기로 한다!
무엇이라도 더 성취하고, 쌓아둬야 불안감이 해소될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이런 생각 때문에 늘 '달리기'에 심취했고, 달리는 데 빠져 있어서 내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 누릴 즐거움, 복, 평안함을 모르고 지나친 때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