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yer Mar 07. 2021

캐릭터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승리호>

영화 <승리호>

리뷰 전체적으로

영화 <승리호>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업동이, 영화 <승리호>

1. 귀차니즘 4점: 로봇이 이래도 돼?

2. 자본주의 5점: 자본주의 패치 1000%

3. 미적 감각 1점: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4. 안전욕구 4점: 누구보다빠르게 남들과는다르게

5. 꿈 5점: 모든 불편함을 견디는 원동력


귀차니즘, 로봇이 이래도 돼?

업동이는 첫 등장부터 무기력한 대사, 어슬렁거리는 동작과 함께 등장한다. 전직 전투로봇이라고 하는데, "오늘 정말 일하기 싫다", "귀찮아"라는 말을 상습적으로 한다.


자본주의, 자본주의 패치 1000%

팀원들의 자금, 주로 부채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계산해서 알려준다. 팀 작업을 계획할 때, 아주 확실한 자기주장을 해서 자기 몫을 적극적으로 쟁취한다.

게다가, 도끼와 전기총까지 꺼내놓고 진행되는 동료들과의 카드게임에서도 한몫 단단히 챙기기 위해 타짜 기술을 쓰기까지 한다.


미적 감각,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도로시 얼굴에 업동이가 해준 화장을 보면 미적 감각이 끔찍스럽게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업동이의 숙원사업이자 꿈이던 목표를 이룰 때는 '그 디자인'을 자신이 고른 것 같지 않다. 사람들이 옷을 고를 때 '저 마네킹에 입힌 옷 싹 다 주세요'하듯이, "머리에서 발 끝까지 이렇게 해주세요"하고 결정하지 않았을까?


안전욕구, 누구보다빠르게 남들과는다르게

위험해 보이면 동료 중 누구보다도 안전한 방법으로 가장 먼저 몸을 피한다. 도로시가 폭파할 것이라고 생각해 몸을 피할 때, 인간 동료들은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감싸는 데 그쳤지만, 업동이는 제 방까지 달려가 문 뒤로 몸을 숨겼다.

또한, 위험한 일에 자신을 찾으면 "왜 또 나야"하며 나서고 싶지 않다고 어필하기도 한다.


꿈, 모든 불편함을 견디는 원동력

위험한 게 싫고, 귀찮은 것도 참 싫은 로봇.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이유는 외모 개조 및 피부 이식이라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 꿈을 위해 착실하게 돈을 모은다.


모험 이야기의 매력: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승리호 조종사 태호이다. 어리바리한 청년으로만 보이지만, 후회로 가득한 과거를 반성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관객의 흥미를 끈다. 하지만, 이 주인공만큼이나 매력적인 동료들이 등장한다.

가냘퍼보이지만 예리한 관찰력과 판단력, 카리스마를 겸비한 장선장.

험악한 인상을 가졌지만, 귀엽고 불쌍한 존재에게 누구보다 약해지는 박씨.

로봇 탈을 쓴 사람 같은 업동이.

여기에 반동 인물인 설리반도 온화한 첫인상과 달리 잔혹한 성미를 드러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이토록 매력적인 각 캐릭터들의 특성이 영화 내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충분한 배경 설명, 부족한 인물 소개

승리호의 러닝타임은 총 2시간 16분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사건에 얽힌 모든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부족했다.

폐허가 된 지구, 우주로의 진출이라는 배경은 설리반의 기자회견이라는 상황과 수려한 특수효과로 충분히 설명되었다. 하지만, 인물들 간 관계와 각 인물들이 주요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준 사건 등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것은 "업동이는 어떻게 전투로봇에 어울리지 않는 인격을 지니게 되었을까?", "설리반은 무슨 병을 앓기에 지킬과 하이드의 상태를 오가는 것일까?"


인격을 지닌 로봇과 공존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중 <또봇>이라는 작품 시리즈가 있다. 초등학생 어린이들과 인공지능 로봇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갖가지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내용이다. 그런데, 한 에피소드에서 섬찟한 주제를 다뤘다. 또봇들이 질투로 인해서 파트너들의 말을 듣지 않고 떠나버리는 장면이 있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버프를 받아, 다시 돌아와 화해하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다.

또,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는 외형조차 인간과 꼭 닮은 안드로이드들이 '신인류'임을 자처한다. 처음엔 소수의 안드로이드만이 인간의 명령을 거슬러 자의로 움직이지만, 점점 많은 개체들이 인간과 동등한 권리보장을 요구하며 파업, 시위 또는 테러를 벌인다.

인류만 놓고 보더라도 분쟁이 끊이지 않고, 동식물과의 갈등은 환경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인간보다 튼튼하고, 지식도 더 많이 축적된 존재들이 합류한다면?

우리는 그런 존재와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을까?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매거진의 이전글 수 십 년 지기도 결국, <완벽한 타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