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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Jun 26. 2021

게임 인류

게임이 싫다는 사람도, 사실은 게임요소 속에 살고 있을걸요?

2021.06.05-06.26

*신간 코너를 둘러보는 습관을 만들었다. 그래서 예약 줄이 생기기 전에 발견하고, 대여했고, 읽었다!

*집중해서 읽으면 2~3시간 만에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선순위에 올려두질 않았더니 대여기간을 꽉 채워서 다 읽었다. (전날 집중해서 다 읽은 셈ㅋㅋㅋㅋ)


독서 목적

<메타버스>는 책 제목부터 메타버스에 대해 강연을 듣는 듯한 내용이 이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대여했지만 다 읽지 못했다. 오디오북으로 들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 책은 게임과 연관 지어, 메타버스 사례를 더 흥미롭고 재밌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대여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메타버스> 저자분이 이 책 저자시다 ㅋㅋㅋ

=== 김상균 교수


서평

메타버스보다는 게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 주로 열린 사고(긍정적 시각)로의 전환을 말하는 책이다.


이 책을 두 부류에게 특히 강추한다!

첫째는 게임 콘텐츠가 하대 받는 것이 슬픈 마니아들. 두 번째는 게임은 해악이라고만 믿고 싶은 사람들.

아마, 한쪽은 동지를 만난 듯 한 위안을, 다른 한쪽은 생각의 전환을 불러일으키는 사례들을 접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종이책 기준 260-261p를 읽으면, '메타버스가 뭔데?'에 대한 간단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메타버스의 네 가지 구분과 각각에 대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260-261p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라이프로깅 lifelogging, 거울 세계 mirror world, 가상 세계 virtual world까지 메타버스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독후감

[연구자의 책이라는 개성 확실! 그러나 지루하지 않음!]

목차 구성을 보면 '음 연구자가 쓰셨군'하고 바로 알 수 있다. "예로부터" 게임과 메타버스의 유래를 찾는 것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유래를 찾아보는 내용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궁금한 점을 폭풍 메모하며 읽을 정도로.


(메모) 예를 들어, 이 책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게임을 위한 공간 꾸미기에 진심인 것에 대해 '석기시대부터 사냥 후 어두운 동굴에서 편히 쉬고, 동굴에서 자녀들과 사냥 놀이를 하며 방법을 가르치는 등의 역할을 해서'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나는 여성인데??? 세대를 거듭하면서 남녀 유전정보가 마구 섞이나? 성향이 딸 같은 생물학적 아들과 성향이 아들 같은 생물학적 딸은 어떻게 된 건가?


[내 적응력을 만든 건 아마도 게임인 듯하다]

초등학생 시절,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 때, 나와 친구들은 우리의 놀이를 "띵가"라고 명명했다. 띵가띵가 논다는 말에서 따온 띵가.


함께하는 놀이는 대체로 얼음땡이었지만, 얼음땡의 기본 조건에 몇 가지 조건을 더 추가했다.

일명 귀신놀이라고 해서, 술래인 귀신은 사람을 잡으러 다닌다.
사람은 놀이터에서 나무 부분만 밟을 수 있다.
귀신은 바닥에 깔린 모래부터 기구에 있는 플라스틱까지, 나무가 아닌 부분은 전부 밟을 수 있다.
귀신이 사람을 잡으면 그 사람들도 전부 귀신이 된다.
귀신은 놀이기구 위로 올라오면 눈을 감아야 한다(그래서 기구 아래에서 귀신 수를 빨리 늘리는 게 유리했다).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한 학습, 친밀함, 공간 등에 있어서 적응력이 빠른 편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하는 게임을 만들고, 필요에 따라 논의해서 규칙을 수정 또는 삭제하고, 그에 맞춰서 게임을 진행하던 방식이 긍정적 영향을 준 것이다. 그때 같이 놀던 친구들에게도 "띵가"의 긍정적 영향이 남아있을까?


[곧 호모 루덴스로 렙업 할(예정인) 호모 사피엔스]

책에 소개되어 있는 게임 인류 레벨 테스트를 해보니 나는 레벨이 4였다. 게임을 이해하는 호모 사피엔스.

그런데, 급여를 받으면 TV에 연결하는 활동성 게임기(테니스, 골프, 테트리스, 저스트 댄스 등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를 구매해다가 가족과 즐길 계획이기 때문에 곧 레벨 5 게임으로 살아가는 호모루덴스로 렙업을 할 예정이다.


[이기 위한 술 게임? 멈춰!!: 내가 경험한 극한의 술 게임]

이 책에서는 게임에 대한 외국과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시각 차이가 드러나는 예시로 술 자리 게임문화가 나오는데, 강하게 공감했다.

대학시절, 학교 내외에서 접했던 여러 만남의 장이 즐겁지 않았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에서 언급되는 '한국 술 게임'문화가 정말 싫었다.


내겐 극단적인 술 게임의 예로 손에 꼽는 경험이 있는데, 대학 신입생 시절, 학과 선배들이 주도하는 '캠투'라는 행사가 있었다. 캠퍼스 투어의 줄임말로, 대학 곳곳의 건물을 투어 시켜주는 아름다운 문화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았다.

신입생들은 6명 정도씩 팀을 이룬다.
그리고, 캠퍼스 각 건물들마다 몇 명의 선배들이 자리를 잡고, 몇 가지 미션을 준다.
예를 들면, 이 건물에서 특정 선배 이름이 붙은 강의실이 몇 호실인지 제한시간 안에 알아오기. 또는 이 건물 안에 조각과 그림은 총 몇 점이 있는지 알아오기.

각 미션마다 두 팀씩 경합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지는 팀이 감수할 벌칙은 소주를 팀원들이 분담해서 마시는 것이었다.

.... 뭘 위한 행사였던 걸까? 행사 마무리 중에는 조별로 누군가 없어지고 바닥에 엎어져있고 아주 난리였다. 그리고 그 행사에서 술을 잘 마시는 것으로 판명(?) 난 이들은 이후 선배들의 술자리에 자주 호출되곤 했다. 그 동기들은 즐거웠던 걸까?


유독 신입생 때는 단체 활동에 참가할 기회가 많았는데, 대학에 온 김에 대학문화 좀 경험해보자 하고 열심히 임하던 활동들, mt나 ot, 학교대항 모임 등에서 어울리기 위해 자리를 지키는 내내 이게 뭐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동류의 교류를 빙자한 일련의 술자리들을 경험하고 나서는 점차 자발적 아싸가 되었다. 동아리든, 선배와의 만남이든 어디에나 있는 술 게임 문화를 술 게임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대학생활에 대해 부정적 이야기만 써서 오해받을까 봐 덧붙이는 단락

즐거운 그룹 활동도 많았다! 

우선, 진로계발이나 기획 경연 등의 합숙 활동들. 수련원에서 합숙을 하기 때문에 음주가 금지되어 있지만, 술 없이도 친해지고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어울릴 수 있었다.

그리고 교내 축제에서 참여했던 런닝맨 게임(도망가는 역할)도, 1학년 첫 학기에 자주 만나던 우리 조원들과 멀티방에서 게임하고 수다를 떨며 보냈던 시간도 즐거웠다.


한 번은, 학교 밖에서 첫 공연 관련 활동으로 축제 스태프가 되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생맥주의 맛을 알았고, DJ가 군중과 교감하는 아티스트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댄스곡에 맞춰 신나게 춤추며 웃음을 터뜨리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단 것도 알았다. 그 경험도 즐거웠다.


[게임요소를 곁들인 일상 설계는 나를 춤추게(?)한다]

현재도 나는 일상 속에서 해야 하는 일, 학습 거리, 제대로 휴식하는 것 등에 대해서 게임처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길 좋아한다.

손에 잘 안 잡히는 일일 수록 '이걸 어떻게 하면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까'고민한다. 플레이어로서의 나를 움직이기 위해 게임메이커(계획 설계)로서의 내가 여러 방면으로 궁리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다.

같이 하는 게 더 낫겠다 싶으면, 요즘 핫한 온라인 챌린지들을 활용한다. 미라클 모닝이나, 개발 학습, 글쓰기 등.

그리고, 그 효과는 언제나 좋다.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102p
작은 장난감, 놀이, 수다가 가져온 자유로운 창조가 인류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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