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듯 노래하기'가 무슨 말이게요?

'말하듯 노래하기'에 대한 나의 이해, 그리고 노력

by Sayer

성인이 되고 나서 노래를 배울 때, 가장 많이 들었던 피드백이 '말하듯 노래하세요'였다.

뮤지컬을 할 때 가장 많이 들은 지시도 '노래를 말하듯이 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일단 '네 알겠습니다'하고 대답은 했지만, 머릿속엔 물음표가 한가득이었다.

혼자 연습하는 시간에는 연습실 벽에 이마를 기댄 채로 자책하며 생각했다.

'말하듯이'가 뭔 소리야 대체...


한참 후에 이 지시사항을 이해한 뒤엔 허탈했다. 깊이 생각할 것 없다.

억지로 노래하려고 애쓰지 말고, 평소에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소리를 내라는 것이었다.

노래한다는 생각에 갇혀 발음이나 발성을 인위적으로 만들지 말고, 본래의 소리로 노래하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말하듯이 노래하려다 보면, 내가 평소에 어떻게 말하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평소에 미처 몰랐던 이상한 발성 습관을 알게 된다.


노래를 공부하기 전에, 나는 대학에서 사귄 친구들 그리고 수강했던 강의 교수님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많이 들었다.

너 외국에서 살다 왔어?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 원어민이라고 대답하며, 왜 그렇게 묻냐고 되물을 때 이런 대답을 들었다.

한국어를 말하는데,
발음을 하나하나 신중하게 하길래

당시에 나는 말을 할 때, 음절 하나하나를 짓씹듯이 발음하는 습관이 있었다.

소리를 낼 때, 입에 힘을 많이 주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얘가 발음 하나하나를 신경 써서 하는구나'정도로 생각하고 말 것이었다.

그런데, 발표를 할 때는 문제가 생겼다. 소리 내는 법을 모르고 큰 소리로 말하려다 보니 삑사리가 자주 났던 것이다. 큰 소리를 내려면 울림과 호흡, 속 근육을 쓰면 되는데, 입과 목에 힘을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예쁜 소리는 고사하고 삑사리가 나고 염소 소리가 났다.



드문드문 레슨을 들으며 소리 내는 길, 울림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 등을 이해했다. 이 점을 이해하고 나서부터는 내 이상한 발성 습관을 고치려 노력했다.

입에 가장 많이 힘을 줬던 '으'발음을 고치기 위해서는 '으'소리가 나는데 입 모양이 납작해지지 않는 발음을 찾았다. 그러고는 일부러 '으'발음이 많이 나오는 노래를 연습했다. *뮤지컬 루돌프 넘버 "사랑이야", ‘어느새 날 감싸는 포근한 느낌’부분ㅋㅋㅋ

음이 높아지거나, 커지는(크레셴도) 표현을 할 때마다 목과 입에 힘주는 것도 고치려 노력했다. 목이 아니라 속 근육을 쓴다는 것을 의식하며 노래했다.


습관을 고치기까지 오래 걸렸다.

지금은 평소에 말할 때도 짓씹듯이 말하지 않고 편안하게 발음하며 말한다.

그리고, 노래를 '말하듯이'할 수 있다.

:)


커버 이미지 출처: https://unsplash.com/photos/Q2a56oFFVvo?utm_source=unsplash&utm_medium=referral&utm_content=creditShare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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