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yer Nov 22. 2015

#4. 무념무상과 여유에 대하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상태를 즐기고 싶다. 더욱 진하게.


1) 아무생각이없다왜냐하먄아무생각이없기때문이다.인터넷 어딘가에서 한 번 봤는데, 이후에 자주 보이던 글귀.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난 고민도 생각도 많은 타입이라, 아무생각이없기에아무생각이없는 무념무상의 상태가 궁금하기도 하고 부러웠다. 지금도 그렇다.


2) 일상적이진 않지만 편안한 곳에 가면 마음이 여유로워져서 좋다. 그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왔다.


ㄱ. 무념무상

아무 생각을 안 하고 싶을 땐 편안한 곳에서 편안히 있는 게 딱이다.

요즘은 집과 학교에서도 자기고민에 자주 빠져서 아예 '예전에 편안하다고 느끼던'곳, 국립중앙박물관에.

방학이면 놀러오듯이 가벼운 맘으로 나들이겸 방학숙제 하러 왔었지.

숙제를 한단 생각을 할 땐 '모조리 다적어갈테다'하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이것저것 다 써갔는데 결국 보고서엔 뭘 썼더라? 기억 안 난다. 딱히 에피소드도 없었다. 그냥 '나들이를 여기로 자주 왔었다. 난 여기에서도 계속 바삐 움직이며 뭔가를 외우고 적기 위해 움직였다.'라는 기억이 있는데 그 기억이 꽤 설레고 편안하고 즐겁다.


최근, 내가 무얼 해야 할지 뭘 가장 잘 즐기며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 상담도 하고 자기 분석도 해보고 있지만 역시 경험만큼 확실히 깨닫는 방법은 없을 것 같다.


김장을 하며 배추속을 채우며 '이번 방학에!!!'하며 조용한 결의를 다졌다. 그 결의를 굳히려면 왠지 무념무상의 상태를 거쳐야 할 것 같았다.

안 해본 것에대해 도전하기 위해서 안 하던 짓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더 에너지가 채워질 것 같단 생각에 이런 행동을 벌여본다.


딱히 과제를 위해서 한 발걸음도 아니고

누굴 만나려고 이곳으로 향한 것도 아니다.

목적은 편안한 마음 가지기.

그래도 꽤 먼 거리의 박물관에 왔으니 집중해서 보며 아름다움을 느껴볼(생각 말고 느낌)가치와 필요성이 있다. 백제와 고려를 택해본다. 음... 조선도 원하는데... 놀러 온 아가들 구경만 하고 있다. ㅋㅋㅋ 유물은 언제 보려고? 보기 싫으면 보지 말자~ 사람 구경을 하자. 나들이로 놀이로 들뜬 어른들과 아이들^^


ㄴ. 여유

국립중앙박물관의 너른 공터에서 6인의 아이들이 열심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한다. 조~금 움직여도 그냥 넘어가줄 줄도 알고, 아가들이라 가뿐한지 술래 회전율도, 움직임도 매우 빠릿빠릿하다.

이 공간은 박물관이다. 하지만, 공터가 많다. 학교의 학과 건물이 생각난다. 너른 공간이 휴식을 취하거나 뭔가 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는 학과 건물들.

목적에 꼭 맞는, 빡빡한 것보다야 여유가 있는 게 좋다. 목적에 맞춘다고 그 목적대로 100%활용되는 건 아니다. 건물에 공터가 있으면 사람들니 더 모여들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기 취향이나 필요대로 자유롭게, 저마다에게 맞게 스스로 100%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도 여유가 있어보이면, 실제로 시간과 마음 그리고 사람과의 거리 등에 여유를 두고 살아간다면 그 사람 주위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고 오히려 빡빡하게 사는 삶보다 편하고 제 취향대로 자유로이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는 '잘 사는 것'의 의미는 그렇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2015.11.22.해.


*지난 방학 중, 한국사 시험을 위해 짧은 기간 동안 국사를 파고들어 공부했다. 그 때 들었던 큰별쌤, 최태성 쌤의 ebs한국사시험 강의.

긴 강의 여정 중간중간에 어디어디가보라고 짚어주신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한 장소인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에서 많은 유물들을 스쳐가는 것을 목적삼지 말고 한 개~세 개의 유물을 아주 찬찬히 자세히 보고 음미하는 것으로 하루 목표을 세운 뒤 가서 보라고 하셨다.

찬찬히!

그 박물관 관련 조언에 대해  첫 실행을 옮기는 날이다. 두근두근.

문제는 아직 하나도 안 봤다는 거다 ㅋㅋㅋㅋㅋ 뭘 볼까나 이제 안내도를 보면서 찾아가봐야지.


**내가 바라는 여유로운 삶. 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왠지 보편적인 모습과는 다른 순서/모습으로 살아가는'것에 대한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하고 기쁜, 힘이 되는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포괄적인, 광범위한(넓은) 꿈을 꾸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