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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can make an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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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Nov 28. 2023

매우 N인 사람이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유

내 상상을 실현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글쓰기다.

내 현실은 내 사고(Think. 상상과 아이디어와 생각)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내가 알기로는 유일하게 내 사고를 따라가는 것이 바로 글쓰기다.

브런치에서도 슬로건으로 내세우지 않는가? "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글로 뭐든 이룰 수 있다)


생각의 속도를 거의 따라가는 글쓰기는 타이핑 덕에 가능하다. 정말이지,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살아서 누리는 즐거움이 많아 좋다.


나는 초등학생 때, 엄마의 선견지명으로 방과 후 컴퓨터 수업을 받았다. 파워포인트, 한글, 포털 사이트 활용하는 방법에 친숙해졌다. 그보다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바로 한컴타자연습 실습이었다!


사진: Unsplash의Kaitlyn Baker


처음 타자를 연습할 때, 함께 수업을 받는 동급생들과 달리 속도가 빨리 늘지 않아 참 속상했다. 자판이 잘 외워지지 않는데, 다른 애들은 벌써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어떤 분야든 페이지를 넘겨가며 보는 시험에 응시했던 사람이라면 이때 내가 느꼈던 감정에 대해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1면의 앞부분을 풀거나 읽고 있는데, 앞 옆 뒤에서 한꺼번에 종이 페이지를 넘기는 샤라락 하는 소리가 들릴 때. 그때 느끼는 막막함과 부러움과 허무함, 그리고 나에 대한 실망감 말이다.


선생님께서는 남아서 타자연습을 더 할 사람은 더 하다 가도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많은 동급생들이 태권도 학원이나 피아노 학원으로, 놀이터로, 아니면 집으로 향하는데 나는 남아서 꾸역꾸역 더 연습을 했다. 울면서 연습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그때의 감정이 꽤 강렬하게, 생생하게 남아 있다. 분해서 울었다. 울면서 연습하다가 마침내 100타를 넘겼을 때의 희열감도 생생하다.

고루한 표현이지만, 정말로 '날듯이 기뻤다'.


100타가 넘은 다음엔 열심히 훈련해서 바로 워드프로세서 도전에 도전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참고로, 당시 워드 자격증은 빠르고 정확하게 타자를 칠 수 있는가 평가받아 수령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있던가? 지금도 같은 도전과제를 주나? 잘 모르겠다.


현재 나는 한글은 문장 기준으로 700타를 넘기고(한 페이지 정도의 장문 기준으로는 600대), 영어는... 아직 안 재봤는데? 한 번 재보고 오겠다.... (5분 후) 아, 영타는 최고 504타가 나온다. 한글은 회사에서도 타자가 타라라락 소리가 나며 빠르고 경쾌하단 피드백을 자주 들었다. 그래서 빠르겠거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영타가 내 상상보다 빠르게 측정되어서 놀랍다. 오... 좋은데? :D


울며 자진 나머지 훈련을 하던 때에 비하면 엄청나게 빨라진 타이핑 덕을 요즘 보고 있다. 이제 나는 생각하는 속도에 거의 맞추어 내 생각의 흔적을 남길 수 있다.


과거의 어린 나야, 네 눈물과 노력 그리고 몸과 마음고생은 헛되지 않았어!

꼭 한 번 끌어안고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주고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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