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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Nov 29. 2023

말에서 중요한 건 내용, 알맹이다!

겉만 친절한 말보다 겉은 우락부락해도 내용은 상냥한 말을 좋아한다

말투라는 껍데기보다 내용이라는 알맹이에 담긴 것이 더 중요하다.


일상에서 친절한 말투로 친절하지 않은 내용을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말투가 상냥한데 내용은 비꼬거나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다. 정말 별로다.

이런 유형의 사람과 반대로, 무뚝뚝하거나 날카로운 말투로 친절한 내용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두 부류 중에서 어떤 사람과 대화하고 싶은지 고르라면,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2주 전, 갑자기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휴일 중에도 여유로운 시간에 방에 콕 박혀서 집중해서 감상했다.

나는 이 영화를 중학생 때, 도덕 과목 방학숙제를 하기 위해서 처음 감상했다. 중학생 당시에는 아직 개별 사건들에 대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러 큼직한 역사적 사건 속에 포레스트가 타이밍이 알맞게 끼어들어가는 것이 신기했다. 얼마 전에 감상할 때는, 포레스트가 입대했을 때 교육교관의 말하기 방식, 그리고 베트남 파병을 갔을 때 상급자였던 댄 중위의 일대기가 더 인상 깊었다.

영화 포레스트검프 중, 포레스트와 훈련교관(drill sergeant)

포레스트 검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포레스트의 훈련교관이 호통치듯이 칭찬하는 모든 문장들이다.

말 앞과 뒤에 Damn! 이 붙지만, 내용은 정말이지 칭찬 일색이다. 드웨인 존슨(The Rock)이 미국 한 예능 쇼에서 선보인 말하기 방식과 비슷하다. 기분 나쁘지 않게 레슬링 식 말하기, 호통치듯이 칭찬하기.


일상에서 경험한, 겉은 안 친절한데 속이 상냥한 대화는 대구에서 많이 들었다. 밥은 먹었는가, 왜 또 컵라면을 먹는가 더 잘 챙겨 먹어라, 큰길로 다닐 땐 폭주운전 조심해라, 낮에 날이 너무 더우니 많이 돌아다니지 말라 또는 낮에 돌아다닐 때는 지하 보행로를 통해서 다녀라, 더위 조심해라 등.

대구 사투리 특유의 강한 억양이 있는데, 꼭 나에게 화를 내거나 혼을 내는 것 같은 높낮이, 숨소리이다. 그런데 그 속에 나를 염려해 주는 상냥한 콘텐츠를 담고 있었다.

안팎의 온도차가 심해서 나는 이 겉바속촉 대구언어에 적응하는데 한 달 정도 걸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커버 이미지 출처: 사진: UnsplashKaitlyn B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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