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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Nov 27. 2023

후원 제품 소비와 열 에너지는 닮았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레이어드 반지의 관계ㅋㅋㅋㅋ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이론에서는 통하지만, 현실에서는 적용되기 어렵다고 했다. 에너지가 발생하고 전달되는 도중에 발열이 되고, 그 열을 통해 에너지 일부가 소실된다고 했다. 기껏 만들고, 쌓아놓은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쌓이고, 이동하는 동안 어디론가 조금씩 샌다는 것이다.


뜬금없지만, 문득, 소비로 기부한다는 것이 이 에너지 소실의 긍정적인 버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무슨 말이냐면, 열 에너지로 일부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과 후원제품 수익구조가 닮았다는 것이다.

후원제품을 소비하면, 제품을 구입하면서 지불하는 돈이 후원금으로 일부 흘러들어 가고 나머지 수익으로 제품 제작에 관한 돈을 충당하게 된다.

구매자는 필요한 제품을 구매한다, 제작자는 제품 수익을 얻는다, 후원을 받는 곳에서는 제품 수익금 일부를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 참 아름다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아름다운 모델을 지속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대체로 유사한 다른 제품들에 비해 값이 비싼 상품들이 많긴 하지만 말이다. 다른 것에 비해서 비싼 제품을 *누가 사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도 여러 후원제품 전문 단체가 있는 것을 보면, 그리 불가능한 사업, 수익구조는 아닌 것 같다. 착한 기업의 구성원들이여, 힘내라! 살아남아라! 소비로 응원하고 있어요 ㅎㅎㅎ

*그렇다, '누가 그런 걸 사'에서 '누가'를 맡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다 ㅋㅋㅋㅋㅋㅋ


나는 한참 동안 *레이어드링을 구매하고 싶어서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레이어드링: layered ring. 겹겹이 끼는 반지. 왜, 인기 많은 얇고 몇 개를 같이 끼는 반지 있지 않은가? 그거다.


여행을 가서 장터 구경도 하고, 온라인 구경도 하고, 어딜 가든지 액세서리 가게가 보이면 기웃거렸다. 그런데 레이어드를 하기 위해 세트로 구매하기에는 억울한 가격인 곳이 많았다. 두 개는 쌓아 끼고 싶은데 하나에 15,000원? 아냐 이건 무리예요. 하며 돌아서기를 수 십 번. 십 수 번이 아니라 수 십 번 했다!

그래도 계속 생각이 나고 포기를 모르고 찾아본다면 이건 정말 갖고 싶은 거라 생각한다. 멍 때리며 펀딩 사이트를 둘러봤다. 내가 자주 보는 펀딩 사이트는 해피빈, 텀블벅이다. 해피빈에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올라온다. 텀블벅에는 창의적인 기획자 또는 예술가들의 프로젝트들이 많다. 이번에 본 곳은 해피빈이다.


눈은 모니터보다 약 5cm 뒤쪽을 보듯이, 자체 블러처리를 한 채로 스크롤을 내리다가 드디어 발견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레이어드 링 세트!

세트가 1만 원대인 데다, 생리대기부 반지라고 한다. 나는 내가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하면, 빠트리지 않고 꼭 소방과 생리대후원에 기부할 거라고 오래전부터 다짐했다. 그런데 레이어드링을 갖고 싶은 내 앞에 생리대후원 레이어드반지 세트가 나타났네? 수십 번의 “다음에 다시 올게요 / 더 둘러보고 올게요 “는 이걸 발견하기 위해서였나?라고 생각하며 재깍 결제했다.


요즘 온라인 쇼핑은 늦어도 이틀 안에 배송이 오니까 참 신기하다. 주문한 지 하루 만에 레이어드링을 받아 착용해 봤다.

소감은? 아이 뿌듯해, 아이 좋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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