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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Dec 01. 2015

#9. 계산하지 말기!


1) 중/고등학교 학생 때, 수학을 참 좋아했다. 매번 시험 성적이 좋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수학의 논리적인 면, 답이 딱 떨어지는 것, 이리저리 머리를 써서 문제를 풀어냈을 때의 해방감과 뿌듯함을 재밌다고 느꼈다. 그런데 중/고등학생때는 수학이 수학이 아니라 '산수'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좋지만, 계산할 때 답이 틀리는 경우가 많아서 화가 나서 아예 놓아버린 적도 있다ㅋㅋㅋ


2) 아는 사람들과 음식점이나 카페 등 '계산해야 할 곳'에 가면 내게 "신양, 우리 얼마지?"하고 일행들이 묻는 경우가 있다. 열에 여덟은 나를 골려주려고 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손가락 발가락 다 써서 계산했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내가 손가락으로 계산하는 걸 보며 놀리려는 것이다. 매번 암산이 안되어 웃음거리가 된다. 2년 전쯤만 해도 계산을 못한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느꼈는데,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내 약점도 서서히 받아들일 수 있나보다. 내 생각보단 내 마음이 꽤 컸나보다.


가장 못하는 게 계산이면서, 종종 계산을 하고 있는 내가 보인다. 어떤 행동/상황에 대해 믿음이 안 생기면, 불안하면 계산을 한다. 최근에 계산하는 게 많아졌다.

예를 들어, 운동은 안 해놓고 '만약에, 만약에 운동을 한다면 런닝 몇분에 몇 칼로리소모/계단오르기로 몇 칼로리소모. 이렇게 계산하는 것. 혹은 몇 시부터 회계를 공부하고 몇 시부터는 신문을 스크랩하고~하는 식으로 괜히 시간을 나누고 있거나.

(마치 영화 <검은 사제들>의 한 부분에서 악령이 "몇십몇만몇천몇백몇명이 어쩌구저쩌구 하다 죽을 것이고~"하는 것 같다. 영화 보면서 그 장면에서 '음? 소름끼치는 장면인데 저 대사는 뭔가 익숙한데?'하고 갸우뚱 했다.)


원래 계획적인 스타일 아니냐 한다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는 게 내가 보는 내 모습이다.

오히려 일단 실행하면서 현재진행형으로 판단하고 느끼는 편이라서 중요한 일일수록 사전 계획을 세우려고 애쓰는 편이다.


내 스타일대로 안 한다는 건, 내가 불안하고 걱정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럴 때는 모든 일에 불만스러워진다.

떽!!!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 아니니, 내 스타일대로 살자!

2015.12.1.불


*걱정고민 가득한 터라, 글을 쓰면서 부정적인 기운을 사방팔방으로 흩뿌리고 다닐까 해서 기기프로젝트도 잠시 멈춰두었다. 오늘부터 다시 정신줄 잡고~ 고고~!

**12월에 들어섰다. 내일은 수능 성적이 나오는 날이네. 동생이 고3이다보니 아무래도 관심을 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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