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좋아지는 꿀팁!
원고 작성법 편
자동차를 구매할 때 최종적으로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딜러의 응대다. 사실, 이미 소비자는 그것의 제원, 본인이 경제력, 실용성 등을 다각적으로 판단해 한 종류의 자동차로 결정이 모아졌을 확률이 크다. 그렇다면 단 한 가지 남은 과정은 ‘누구에게서 구매 할 것인가’다.
이때 빛을 발하는 것이 해당 지점 자동차 딜러의 영업력이다. 소비자가 구매 확정하기에 가장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자신의 경험이 비추어보아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이 자동차가 현재 소비자에게 얼마나 실용적인지 어필해주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맞춤 상담’을 진행해 주는 그(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고 이것은 결국 이번 달 실적을 채우게 될 것이다.
원고 작성법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자주. ‘적어도’ 이런 것만큼은 지켜주면 원고를 받아보는 사람. 더 정확히는 내 원고를 계약 해 줄 사람이 더욱 내 원고에 끌리게 할 수 있는 지점들이 더러 보이곤 했다. 이번 장에서는 원고를 집필할 때 저자가 지켜주면 좋을 작성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1) 모호한 문장
제목에 흥미를 느껴 원고를 열어봤는데 첫 줄 부터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과연 여러분들이라면 계약을 하겠는가? 투고 된 원고들을 받아서 열어봤을 때 가장 많이 보이는 것들 중 하나가 ‘모호한’ 문장이다. 주어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문장들, 이중 삼중으로 덧대진 목적어들, 주술의 호응이 맞지 않는 문장들. 천차만별이다. 중요한 것은 저자 자신들이 그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 투고 된 원고를 열어봤을 때 이런 한 줄이 원고 최상단에 있었다.
“제가 독서를 통해 직접 얻을 경험과 독서 강연을 준비하고 독서법을 알려드리면서 얻은 경험, 그리고 읽고 직접 경험했던 내용들을 책에 담아서 독서법과 관련된 책을 내려고 합니다.”
문장 말미에는 자신이 3년 간 1,000권에 이르는 책을 읽었고 5권의 책을 집필한 기성 저자라는 것을 강조해 두었다.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제가 독서와 강연을 통해 얻은 경험들을 모아 독서법에 관련된 책을 출간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앞 문장보다는 훨씬 5권의 책을 집필한 기성 저자다워졌다.
(2) 잦은 오탈자와 띄어쓰기 오류
원고를 처음 열었을 때 이 저자가 자신의 원고를 여러 번 검토한 것을 알 수 있는 척도가 오탈자와 띄어쓰기다.
여백에 글자를 채워 넣다보면 프로그램(여기선 한글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상에서 글자에 빨간색 밑줄이 그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경우 줄의 의미는 오탈자이거나 띄어쓰기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이것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 중 첫 번째는 프로그램의 오류를 바로 잡아주는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 중 하나는 ‘맞춤법 검사’다.
빨간 색 밑줄이 그어진 문장 안에 아무 글자 사이에 커서를 두고 [F8]키를 누르면 맞춤법을 수정할 수 있는 창이 열린다. 이곳에서 위 오류들의 상당수를 바로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신조어나 외래어의 경우는 수정이 안 되는 경우가 있기에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맞춤법 검사기나 혹은 국립 국어원을 통해 해결 할 수 있다.
(3) 단어 사용
원고를 코칭하다보면 상당수 예비 저자들이 하지 않는 것이 바로 사전을 찾아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은 인쇄가 되면 돌이킬 수 없다. 때에 따라서 내 목숨보다 긴 생명력을 갖는다. 그것은 다음 생까지도 전해져 후손들에게 읽히며 나라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명확하게 집필해야하지 않을까? 게다가 당신은 이 책을 팔아서 인세를 받게 될 것이다. 돈을 받는 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프로페셔널의 영역이다.
오래 전 원고 면담을 요청한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대화 내내 ‘직관’이란 단어와 ‘통찰’이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한 차례 대화가 끝난 후 그에게 되물었다.
“혹시 대화 중 언급하신 ‘직관’이란 단어를 한 문장으로 저게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그는 당연하다 말하며 그 단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1~2분 정도 설명했던 걸로 기억한다. 명심하라. 설명이 장황해지면 일단 ‘모르는 것’으로 판단하라.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있는 것 같은 것’은 전혀 다르다.
(4) 요약
원고를 볼 때 저자가 도통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독자의 시선으로 원고를 보는 나의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럴 때 내가 예비 저자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이 꼭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무슨 내용인가요?”
수도 없이 타인에게 했던 질문 중 하나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이 질문에 대해 예비 저자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 그 글은 매우 명확할 가능성이 높다. 책을 집필 전, 꼭지를 집필 전에 반드시 이번 책(꼭지)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보라.
(5) 음독을 통한 줄이기
투고 된 출간 기획서의 내용이 끌리면 그제야 원고를 열어본다. 대부분의 원고는 첫 꼭지부터 음독을 하는 편이다. 눈으로 읽는 것은 글의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음독을 하다가 내가 생각한 평소의 문장 구조를 벗어나게 되면 음독이 버벅되곤 한다. 이때 예비 저자가 가져야할 시각은 ‘어떻게 하면 문장을 더 줄일 수 있을까?’다. 예를 들어
“한강은 내가 좋아하는 장소이며, 사무실 옥상도 내가 좋아하는 장소다."
라는 문장이 있다고 가정할 때 이 문장에서는 ‘장소’가 두 번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쓰면 어떨까?
“한강과 사무실 옥상은 내게 마음의 안정을 주는 장소다.”
사실 이것은 누구나 쉽게 줄일 수 있는 문장이지만 눈으로 읽을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독자는 책을 읽어가며 나름의 호흡을 가지고 읽는다. 이 호흡은 우리가 소리내어 읽는 호흡과 일치한다. 음독을 하며 호흡이 길어진다면 독자 또한 그 부분의 호흡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독자들이 문장을 스킵할 활률이 매우 높아지고 그것을 뛰어넘으면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하락한다. 결국 책은 책장에 꽂혀 두 번 다시 햇빛을 볼 수 없을 것이다. 반드시 한 꼭지의 원고 집필이 끝났으면 음독해보길 바란다.
(6) 상상을 현실로
투고 된 원고들을 살펴볼 때 이런 식의 글을 쓴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초등학생 시절 ~한 경험을 토대로 ~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간은 흘러 중학생 시절...그리고 고등학생 시절...
위 글처럼 시간 순으로 나열한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마치 탈락하기 쉬운 입사지원서의 자기소개를 보는 듯하다. 독자들은 여러분들이 시간 순으로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다. 글마다 목적이 다르고 문체도 다르겠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그 안에서 독자 스스로 공감을 하거나 자기계발서라면 배울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의 이야기만(시간 순으로) 늘어 놓아봤자 독자들로 외면 받을 글만 쓰는 꼴이 된다.
저자는 글을 쓰지만 결국 독자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주는 화가다. 언젠가 책으로 접한 내용이 영화화 되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떤가? 혹시 영화를 보고 나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가. “에이. 책보다 못하네.”
이는 당연한 것이다. 독자는 저자의 텍스트를 따라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가며 읽는다. 책을 덮을 때 즈음이면 이미 독자의 머릿속에는 그만이 상상할 수 있는 생각의 세상을 단단히 만들어 놓았다. 책을 화면으로 옮겨 놓은 영화감독의 상상과 다름은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작가가 해야 할 중요한 몫은 독자들의 머릿속에 보편타당한 상(狀)을 그려주는 것이다. 독자는 자신이 상상한 것과 가장 유사할 때 편안함과 동질감을 느껴 책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준다.
앞서 언급한 6가지만 충실히 이행한다면 처음과는 놀랍도록 달라진 원고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