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대
심현보 글 / 곽수진 그림 / 반달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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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그냥 그럴 때 있지.
정말 아무것도 내 것 같지 않다고 느껴질 때.
가만히 그대 이름을 부르곤 해.
늘 그걸로 조금 나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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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그냥 그럴 때 말이야.
더는 아무것도 머무르지 않는 게 서글플 때.
숨 쉬듯 그대 얼굴을 떠올려 봐.
늘 그걸로 견딜 수 있어.
잔잔한 파도가 몰아치기만 해도
마음이 한없이 무너지는 나.
작은 불안증은
늘 나를 옥죄어 왔다.
작은 걱정에서 시작된 고민은
끝날 줄 모르는 돌림노래 같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티브이 프로그램뿐만이 아니었다.
회색 뇌세포에서
랜덤 플레이하듯
다양한 주제로 무한 반복되는 그놈들.
그럴 때 있지.
그럴 때 말야.
따뜻한 고사리 손이 다가온다.
아이의 눈은 내 기분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음을 내비친다.
나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그 작은 심장을
더욱 빠르게 움직여 온다.
마치 내 불안이
작은 심장에 독을 퍼트린 것 같아,
내 마음은 또 한 번 큰 파도가 몰아쳐왔다.
오늘도 맞잡은 두 손.
그 작은 손에 기대어 또 한 번 의지를 불태운다.
가만히 너를 바라보고
조용히 이름을 읊조리는 힘으로,
소금쟁이가 평화롭게 노니는
잔잔한 호수 같은 마음을 주문해 본다.